<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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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중3 막내와 더불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 막내는 이 책을 읽고 자기 방에도 걱정나무 하나 두고 싶단다. 어떤 사람도 걱정이나 고민, 스트레스 없이 살 수는 없으니 모두에게 필요한 나무가 될 듯하다. 어리면 어린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모두 자기 분량의 걱정을 안고 살아가니까. 오늘도 걱정을 한 보따리 안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크고 작은 온갖 걱정을 '걱정나무'에 맡기고 편한 잠자리에 들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근심 걱정,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우리의 주인공 줄리엣은 착한 아이다. 그래서 가족과 친구 때문에 모든 근심을 떠안고 산다. 아빠는 과학자이고 발명가이며, 엄마는 심리상담가이다. 복지관에 나가 뭔가 꼼지락 거리며 만들어야 하는 할머니는 화학대학 총장까지 지낸 분이고,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아래 동생 오필리어(오프)는 '짜증노래'를 22절까지 입에 달고 사는 아이다.
줄리엣은 총명하고 창의적인 아이지만, 예민하고 조금 소심해서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 사실 줄리엣이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가족과 친구를 배려하고 그들이 행복하기 바라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말다툼을 해도 말리지 못하고, 부모님이 이혼할까봐 전전긍긍 걱정에 싸인다. 동생이 놀려도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서 부딪히지 않고 피해 다닌다. 안전경보기를 목에 걸지 않는 할머니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늙은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투덜거린다. 반에서 만날 괴롭히는 휴에게도 강하게 맞서지 못하고 입이 딱 붙어 버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다. 늘 제일 친한 척하지만 곤란한 상황이 되면 편들어주지 않는 린지에게도 서운하다. 전학 온 친구 젬마는 좋은 친구지만 린지와 누가 최고로 친한 친구인지 줄리엣의 마음을 알아내려 경쟁한다. 어느 것 하나 줄리엣에겐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아빠의 서재를 줄리엣의 방으로 꾸며준 덕분에,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전해 내려온 벽에 그려진 '걱정나무'를 발견한다. 100년 전부터 이 집에 있었던 걱정나무는, 온갖 걱정거리를 실로 묶어 걸어두고 편히 잠들게 하는 나무다.^^
웜벳 볼프강은 친구들에 관한 고민을 들어주고, 돼지 페트로넬라는 학교에 관한 고민을, 염소 기네스는 아플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친구다. 개 디미트리는 가족에 대한 고민거리를, 공작새 피어스는 잃어버린 물건 때문에 생긴 고민을 들어준다. 오리 델리아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다. 뭔지 모를 걱정 때문에 혼란스러울 때는 나무 아래 구멍 속에 걱정을 넣어 두면 된다. 줄리엣은 아빠의 서재 방에서 잠들게 된 첫날부터 근심 걱정, 고민거리를 걱정나무에 걸어두고 잠든다. 그래서 줄리엣의 모든 걱정거리는 짠~하고 해결됐을까?^^
엄마 아빠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마치 자기의 잘못인 양 생각하는 줄리엣, 하지만 엄마 아빠의 말씀을 듣고 세상 근심을 자기가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다. 할머니는 꼼지락거리며 무언가를 만드는 대신 복지관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되기로 작정했다. 린지와 젬마는 둘 다 줄리엣의 첫째 가는 친구라는 걸 알고 서로 배려하며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할머니에게 꼭 필요한 걱정나무를 선물한 줄리엣은 센스 만점 손녀다.
밤마다 걱정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감을 회복한 줄리엣은 소리친다.
"난 뭐든지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야. 난 그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야!"
줄리엣의 이야기가 끝나면 우리의 걱정거리를 걸어 둘 걱정나무가 나온다. 자~ 근심 걱정이나 고민과 스트레스를 모두 걱정나무에 걸어두자. 그러면 오늘 밤 잠자리가 편안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