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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 봐, 볼펜으로 ㅣ 작고 귀여운 그림 레슨 수첩 1
가나하요코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09년 12월
알라딘에 이 책을 소개한 이는 하이드님이다. 알라딘은 이 책을 많이 팔았으니 하이드님께 보너스를 줘야 할 듯.^^ 대딩 딸이 이 책을 보더니 혹해서 사달랜다. 앞으로 초등생들과 지내려면 그림은 필수다 싶어 두말 없이 사줬다. 책을 잘 활용하라고 거금을 들여 하이테크 펜까지 사줬다.^^ 이 책은 유치원 또래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관심있는 이들 모두를 위한 책이다. 특히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세뱃돈 대신 주어도 좋을 듯하다.
가장 압도된 장면, 보기에 얼마나 눈부신가! 색 볼펜이 이렇게 많다는데 놀랐고, 색색의 볼펜을 다 구입하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데 놀랐다.
요걸 보기 전엔 볼펜 그림을 종이에만 그리는 줄 알았다. 종이는 물론이고 천이나 금속, 나무와 플라스틱까지 주변에 있는 어떤 물건에도 그림을 그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표면이 코팅된 종이나 도화지처럼 매끄러눈 종이는 피하고, 처음엔 복사용지를 대고 밑그림을 그려 일러스트 연습을 하라고 일러준다. 볼펜을 동글동글 굴려서 그릴 수 있는 그림들은 무궁무진하다. 둥그런 모양에 귀의 위치와 다리에 약간 변화를 주면 동물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그리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돼지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뒷모습이라면 꼬리와 그 밑에 점 하나 찍어주는 센스, 앞모습과 옆모습은 둥근 코만 그려주면 귀여운 돼지는 순간에 창조된다.ㅋㅋㅋ 돼지 하나만 제대로 그릴 줄 알아도 책값은 건지는 거다.^^
동물을 마스터했다면 이번엔 과일 그리기 도전이다. 사과 하나를 그려도 방향이나 잘린 면을 그리고 색깔을 바꾸거나 세세한 부분에 변화를 주면 다양한 사과가 탄생한다. 사과 뿐 아니라 어떤 과일이라도 가능하다.
다양한 인물 그리기를 거쳐 러시아 인형 마트로시카를 그리면 볼펜 그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옷 모양이나 색깔을 바꿔가면서 마트로시카를 그려 밋밋한 봉투도 변신시킬 수 있다. 여자의 변신이 무죄이듯이 봉투와 편지지의 변신도 무죄다.^^
설날 세뱃돈을 담아주는 봉투에 활용하면 좋을 아이템. 나만의 멋진 봉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준다면 녀석들의 머리에 센스쟁이로 각인되지 않을까?^^
대칭 그림을 그려 넣으면 한껏 솜씨가 돋보일 듯하다. 동물, 꽃, 인물 어떤 것이든 데칼코마니처럼 그려낼 수 있다. 처음엔 보고 그리고 좀 더 자신이 생기면 자기만의 그림을 연출하는 것도 좋겠다.
책을 보고 우리 딸이 다이어리에 그려 놓은 행사 일정표,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표시하고 여백에도 멋진 그림을 그렸다. 이 정도면 책값이 아깝지 않고, 볼펜 일러스트 달인이 되는 건 시간 문제일 듯.^^
일기나 메모를 남기고 여백에 그림을 그려주는 센스라니 책 사준 보람이 몽글몽글 피어난다. 이 다음 아이들 일기나 숙제 검사할 때 어울리는 그림 하나 그려 넣으면 아이들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어나지 않을까?^^
마지막 챕터엔 볼펜의 모든 것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130년의 역사를 가진 볼펜의 진화, 볼펜 구조와 잉크 종류, 볼펜을 고르는 법이나 사용법 등 볼펜마니아가 갖춰야 될 기본적인 소양을 안내했다.
누구나 그림을 잘 그리고 싶지만 맘 먹은대로 쓱쓱 그려지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꿈만 꾸지 말고 당장 볼펜으로 그려보자, 그러면 요런 돼지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는 걸 보장한다.ㅋㅋ 책이 작아서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심심할 때 그려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