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이 요즘 장발로 산다. 어차피 방학도 며칠 안 남아서 그냥 두는데, 보는 내가 깝깝해서 앞머리에 핀을 꽂게 했다. 한번 해보더니 맛을 들였는지 집에만 오면 알아서 꽂아준다.ㅎㅎ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오는 현중이 스탈이라 귀엽다고 사진 좀 찍자해도 절대 안된다더니, 7.5 촛불집회에 보내주기로 하고 사진도 찍었다.ㅋㅋ 우리 큰딸이 고무줄로 묶으면 이쁘다고 꼬셔서 또 한방 찍었다. 친가 외가 모두 대머리라서 너는 100% 대머리 될거라고 놀려대며 '이런 모습을 그리워 할 때가 있을거야!'라며 남긴 사진이다.
'떡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처럼, 우리는 요즘 최규석에 필이 꽂혀서
"너, 만화가 되려면 별 걸 다 해봐야 돼!" 이러면서 막 김칫국부터 마신다.ㅎㅎㅎ
녀석이 중1때 계발활동으로 만화부를 할때 그렸던 작품이다.
교내 예술제에 걸리고 학교 신문에 실렸던 작품이다.
아빠가 보던 공포의 외인구단을 초등때부터 끼고 살더니만 제법 잘 그렸다.^^
어려서부터 제법 끼적이며 뭔가를 그려냈던 녀석에게 최규석 같은 만화가를 꿈꾸는 게 엄마의 욕심이려나~~ 최규석의 '대한민국 원주민'을 읽고 그의 홈피를 들어가 구경하다가 글을 하나 남겼더니
------친절한 모과씨 답을 달았다.
mokwa 08-07-06
좋은 리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제가 학생때는 데모하는 대학생들 비웃으면서 입시준비와 만화에만 집중했었습니다. ㅎㅎㅎ
앞으로 할 작업들이 순오기님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마음에 드는 작업을 할 것이라 맘먹고 있습니다.
백도씨는 좀 더 보충을 해서 가을 쯤에는 나오도록 해보겠습니다.
순오기 08-07-10
ㅋㅋ완전 반전인데요~~ 데모하는 대학생을 비웃으며 입시준비를 했다니, 역시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 성공하는 거군요.^^
만화는 수학 안해도 되냐는 아들녀석의 물음이에요. 워낙 수학을 싫어해서요!^^
mokwa 08-07-10
ㅎㅎㅎ 현재에 충실했다기보다는 세계관이 변한 이유 때문일 겁니다. 그땐 사람들이 떼로 모여서 하는 것들 전부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어린 남자아이들의 좀 극단적인 사고방식 있잖습니까.
만화가가 되기 위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될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하지만 뭐든 배울 기회가 되면 열심히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배움이란 게 분야별로 내용만 다르지 그 과정은 비슷하지 않습니까? 좋아하는 걸 배울 때도 분명히 죽도록 지겹고 싫어질 때가 올 텐데 이전에 그걸 넘어서는 경험을 많이 해 본 사람이라면 그 고비를 이겨내겠지요. 예술학부에는 그것을 이기지 못하는 학생들로 넘쳐납니다. 그러니 최대한 도전해본 후에 포기하기를 권합니다. 제 경우, 수학은 중학교때까진 상위권이었으나 고3때는 전교꼴지였습니다. 대신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해서 전체 성적은 썩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가끔 수학을 포기했던 것을 후회하곤 합니다.(전반적으로 그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수학적 재능이 부족한 경향성이 있긴 합니다.)
만화가들의 학벌은 놀라울만큼 폭이 넓습니다. 명문대 출신부터 중졸까지 아무런 위화감 없이 뭉쳐 노는 몇 안되는 업계중 하나일 겁니다. 재밌는 것은 만화가뿐만 아니라 창작을 업으로 하는 분들 대부분 자기확신이 강하고 긍정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울하고 끔찍한 작품을 하는 사람들까지요. 당연히 어린 시절에는 '암 것도 없는 놈이 왜케 자신만만해?'라는 소리들을 들었겠지요. 그 자기확신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아무도 모르긴 하지요. ㅎㅎㅎ 나중에 주변인들에게 쪽팔리지 않으려면 자기확신을 뒷받침해줄 무언가를 꾸준히 쌓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들녀석의 만화 인생을 꿈꾸며 사들인 만화책도 꽤 많다~어려서 보던 만화부터...
한권씩 사들여 시리즈 완성!
식객은 한권씩 사들여 시리즈 완성^^
그리고 요즘 필이 꽃힌 최규석 만화를 사들였다.
아미띠에는 사이시옷처럼
여러사람의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