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바로 위의 언니가 퇴직한 형부랑 시골로 내려갔다. 음, 서해안고속도로 달려 '송악인터체인지' 로 빠지는 내 고향으로~~~ 그곳은 한보제철 때문에 한때 시끌시끌 유명했던 곳, 그 덕분인지 곳곳에 좋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기에, 전혀 불편할 것 없는 시골생활에 좋은 공기를 덤으로 받는 곳이다. 여기서 우리 형부가 소일거리 삼아 노는 땅에 배추를 1,000포기나 심었단다. 캬~~ 일도 안 해 본 사람이 겁대가리 없이 1,000포기나 심었다고 혀를 끌끌찼지만... 그냥 저냥 먹을만하게 자랐단다. 얼마 전, 오빠가 사는 광명아파트에서 올캐의 활약으로 500포기를 팔았고, 친구들이 사가서 덤까지 얹어주며 1,000원씩 받아 50만원 건졌단다~~~ 뭐, 인건비도 안 나오는 거지만 재미로 한 일이니 그도 좋단다. 시집간 딸내미랑 사돈댁은 물론이고 형제들 김장까지 책임진 그 배추를 가꾼 울언니네랑, 독거노인과 소년가장들에게 나누어 줄 김장 한다며 150포기 산 우리 올캐도 화이팅이다!
'형제도 잘 살면 덕본다'는 말이 있듯이, 나도 요새 시골로 간 언니 덕 좀 보고 산다. ^^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 말라며 지난 주엔 고구마 한 상자를 보내줬고, 어제는 김장김치를 보내왔다. 히히~ 내가 아쉬운 소리 해서가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 착해서, 아니 전라도 사람들이 정이 넘쳐서 우리집에 뭐든 가져오는 건데... 우리는 별 반찬 안하고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김밥, 두부김치 등 김치만 먹고 사는지라 김치를 엄청 먹는다. 아마 열집이 넘는 이웃들이 두어쪽만 가져와도 두달은 거뜬하다. 그런데 작년엔 이보다 큰 김치통으로 다섯통이나 가져온 집도 있으니, 한여름까지 김장김치를 먹었지! ^^ 그래도 울 언니가 김치보내준거 알면 안 가져올까 봐 이웃들한텐 극비다 극비. 요거 보신 분들 절대 나발 불면 안됩니다요! ^^ 어쨋든 김치통에 옮기니 세통이나 되었고, 간만에 맛보는 충청도 김치에 저녁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OTL
어때요, 먹음직스럽죠? 충청도 김치는 무채를 많이 넣어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아~~침이 고인다! 김애란도 아니면서... ^^ 이 김치 곁들여 간식으로 드시기에 딱 좋은 메뉴는 고구마! 군고구마, 찐고구마 다 좋지만, 군고구마는 요런 장작불에 구워야 제격이니 눈물을 머금고 후퇴,
찐고구마는 우리 애들이 별로 안 좋아해서 고구마튀김을 해준다. 기말시험 앞두고 있는 아들녀석 비위도 좀 맞추고, 수능 끝낸 딸 날마다 빈둥거리며 뭐 먹을거 없나 두리번거리니까 ^^ 엄마표 고구마튀김, 날마다 튀겨댄다.
따끈따끈 막 튀겨냈을 때, 뜨거워서 호호 불어가며 먹는 고구마 튀김... 햐~~끝내준다! 요맛에 요즘 2,4,6. 짝수일에 고구마 튀김을 한다. 바로 오늘밤도 열심히 튀겨야죠~~~ 앞집, 옆집, 김치 얻어 먹은 집에도 갖다 주면 출출하던 차에 딱이라고 좋아한다. 사실 엄마들이 귀찮아서 튀김 같은 거 잘 안한다. 나도 명절에 시댁가서 튀김하고 집에서는 잘 안했는데, 요즘 언니가 보내준 맛있는 호박고구마 덕에 밤이면 밤마다 튀겨댄다! 오늘 밤, 김장김치 쭉쭉 찢어서 고구마 튀김이랑 먹는 밤참은 어떠신지요? ^^
*오늘 태그에 완전 삐리리~~~~ 필 받았다.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