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0-30대 내내 가진 건 젊은 거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젊은 거 말곤 뭣도 없으니 까불지 말자고.
지금은 음 아무것도 없넹 ㅋㅋㅋ
깝은 있나? 소심해서 원 ㅋㅋㅋ

당시에 애들이 어렸는데, 아빠가 바닥에 떨어져 빚쟁이들이 찾아오기에 나 혼자 지하 사무실로 옮겼다.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오면 애들 보는데 민망하니까. 법원에서도 뭐가 많이 날아오고 하는데 아내도 공무원이니까 자꾸 상처 주는 것 같아서 바깥에서 많이 울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돼서 아내 보는데 또 애들 보는데 아버지가 와서 울고 또는 힘들어하는 모습 보이면 고통이 더 배가 되니까. 고통은 나 하나로 족하지 생각하며 이 악물고 견뎠다.
그때는 내가 파산 조건이 됐다. 빚이 25억 되니까 법인도 아니고. 개인 빚이 그 정도면 파산할 수 있다. 파산해버리고 나면 돈 안 갚아도 면책이 된다. 그런데 내가 우리 형제들한테도 전부 빚을 졌다. 형님 아파트 담보 있고 큰누나도 빌라 담보, 그리고 우리 작은 누나한테 돈 1억 7천 빌리고, 여동생 집도 다 날아가고 나 때문에 다들 힘들었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 하신 분들도 본인은 아무리 고문해도 발설을 안 하는데 가족을 데리고 오면 견디기가 어렵다. 나 하나는 견딜 수 있는데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고통당하는 건 내가 겪는 고통보다 몇 배가 더 괴롭다. 내가 파산하면 형제들도 파산이 될 수 있으니까 차마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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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지 마라, 청춘은 가진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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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 출신에 그럴듯한 외모를 가지고 학벌로 포장하거나 비주얼로 승부를 보거나 한다면, 합격에 최적화된 교재와 순수한 강의력으로 스타 강사 중에서도 1등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성공의 감동은 오히려 많이 상쇄될 것이다.
 
한 번 더 얘기하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는 것이 콤플렉스를 만들게 된다. 부족함이란 우리 인간 모두가 가진 것이며, 이는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과 노력을 통해서 스스로 채워나가라는, 신이 우리에게 준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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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델 토로 - 타로카드 & 한글 가이드북
토마스 히조 지음, 송민경 옮김, 기예르모 델 토로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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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선물을 앞당겨 받은 기분이어서 배송받고 기분이 좋았다. 영화에서 나오는 인물들을 타로에 그것도 판화작품으로 그려놓은 아이디어가 참 좋다. 그런데… 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단 한번도 보지 않았다. ;; 그래서 해설서를 봐도 잘 와닿지는 않았다. ^^;
영화 팬들 뿐만 아니라 타로 초본데 이런 그림체가 좋아서 산 사람들도 배려해주면 좋을텐데. ㅎㅎㅎ
큰 맥락에선 기본적인 리딩은 가능하겠지만 이 카드만의 메타포나 그런 걸 알려면 영화도 빠삭하게 봐야하나;; 그건 좀 어려울 거 같다. 나는 영화를 잘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고싶은 장르의 영화도 아니다. 순전히 판화작품이 좋아서 삼. ㅋㅋ

해설서가 자세한 타로 카드 어디 없나. ;;; 메이저 아르카나 설명도 그렇지만 그런 건 기본서에 다 있으니, 해당 타로카드만의 해설이 자세한 그런. 웨이트 타로도 제대로 섭렵하지 못하고 산 것도 좀 후회되는 부분. 근데 지금 아니면 못 살거 같았으니 역시 이 타로를 만난 건 운명일까.
한동안 또 가만히 책장에 넣어두고만 있을 것 같다. ^^;;
기괴하지만 예쁘다. 실사가 아니라서 덜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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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이 투자가 아닌 이유는 도박이라는 상품이 문제이기 때문이고

너도나도 주식으로 돈을 벌 때

당신이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은 시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는 상품과 시기가 절묘한 균형을 이룰 때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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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가져오는 위험 중 가장 명백한 위험은 경계를 넘어가 죽는 것이다. 이 위험이 제일 중요하며, 또 언젠가는 이 위험을 피할 수 없는 날이 오고야 만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다른 위험이 있는데, 바로 질병에 집착하게 되는 위험이다. 질병을 자신과 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이들과 마주하지 않으면서 뒷걸음질 치는 핑계로 삼는 것이다. 하지만 질병은 계속 매달리고 있을 만한 무엇이 아니다. (할 수 있다면) 그저 회복하면 된다. 그리고 회복의 가치는 새로 얻게 될 삶이 어떤 모습일지 얼마나 많이 알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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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찰을 받을 때마다, 보험 서류를 작성할 때마다 암에는 차도가 있을 뿐이지 ‘완치’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하지만 암이라는 질환의 생리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암 경험이 미친 영향이다. 암을 앓고 난 후에는 예전에 있던 곳으로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변화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도 비싼 값을 치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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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이 질병의 이상적인 결말이라고 보는 견해에는 문제가 있다. 어떤 이들은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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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갖고 있는 공포감. 특히나 전자기기들. 중금속들과 기기 속 내 정보들이.

당신은 매주 화, 목, 일요일에 쓰레기를 내놓는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그간 쌓인 쓰레기를 정리한다. 전염병의 시대를 살게 된 이후로 당신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는 더 늘어난 것만 같다. 줄이려고 애쓰는데도 금세 쌓인다. 당신이 이 지구에 없을 훗날에도 당신이 썼던 모가 닳은 칫솔, 끊어진 머리끈, 깨진 머그잔은 땅속 어딘가에 묻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썩지도 않고 남겨질 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당신은 질끈 눈을 감는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 물론 괜찮지 않다. 살아가는 일이 죄스럽다. 당신은 수거차가 다녀가기 전에 늦지 않게 쓰레기를 내놓기로 한다.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반투명한 비닐봉지에서 달그락달그락 앓는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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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물건들은 아니다. 잼이나 소스, 피클이 들어 있던 병, 차나 쿠키, 디퓨저가 담겨 있던 상자들이다. 당장은 쓸모가 없지만, 막상 버리려고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들이 당신에게 소중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소중해질 기회조차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색이나 은색의 병뚜껑, 맑게 빛나는 유리,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틴케이스와 단단한 마분지로 만들어진 상자. 버려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당신에게는 더는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이름들이 있다.
서서히 멀어졌거나 뒤돌아 떠났거나, 결코 돌아올 수 없을 이름들. 대답을 들을 수 없다고 부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자주 그 이름들을 부른다. 묵독을 할 때처럼,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을 때처럼 호명한다. 그 이름들은 아무런 대답이 없지만 당신은 선명하게 듣는다. 고유한 말투. 희미한 미소, 가만가만한 고갯짓을 본다. 때때로 그 이름들이 당신의 일상에 불현듯 출몰하기도 한다. 한 줄기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흩어놓고 나뭇잎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갈 때, 잔물결 위 빛 조각 하나가 끈질기게 당신의 눈길을 따라와 반짝거릴 때, 그것들이 매단 투명한 이름표를 목격한다. 당신은 당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는다. 곧바로 알아차린다. 아니, 덮어놓고 믿어버린다. 해묵은 그리움과 간절한 기도가 다르지 않다고 당신은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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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죽음을 소재로 삼지 않겠다.
2001년 여름, 당신은 일기장에 쓴다.





 
나는 수첩에 적힌 외마디 단어들 위에 검은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넣는다. 봄이 오면 뿌리려고 하얀 종이에 고이 싸놓은 작은 씨앗들 같다. 까맣게 지워졌어도, 아니 까맣게 말랐어도 당신은 이제 안다. 씨앗들이 품고 있는 소리를, 하나하나의 이름을. 이 씨앗들을 당신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씨앗들은 당신에게로 가서 어떤 이야기로 자랄까. 부디,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가 무탈했으면, 덜 쓸쓸했으면 좋겠다.
씨앗들은 이제 내게 없고 당신 손바닥 위에 놓여 있다. 부질없는 일일까.
과연 시간은 잘도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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