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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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ㅡ최은영소설

소설을 읽는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 소설들이 문학의 어느 장르에 속하는가, 소설이 잘 쓰여졌는가, 어떤 비평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선 난 잘 모른다.
그저 어릴때부터 소설을 좋아했다. 무궁무진한 얘기들을 읽어가며 내가 모르는 세상 밖의 사람들을 만나는게 좋았다.
특히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행동이 소설에서는 자연스레 이뤄지는게 좋았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서 환타지는 아니다. 가령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데 신경숙의 소설에서 연쇄살인범에게 아내와 자식을 잃은 사내가 한 여자를 찾아온다. 여자는 어느 국립공원 정도의 매표소 직원이었다. 사내는 그녀에게 ‘돈이 없소‘ 라고 말한다. 그녀는 사내를 그냥 들여보내준다. 사내는 또 그녀에게 ‘잘 곳이 없소‘ 라고 하자 그녀는 자기집으로 그 사내를 데리고 간다. 아침에 따뜻한 밥을 짓는 모습을 보고
여자의 식구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사내는 어떤 치유를 받는다!
이러한 것이 과연 현실에서 잘 일어날 수 있는가?
누가 그 사내를 집으로 데려가겠는가?
말이 안되지만 난 지금도 그 구절들이 너무 좋다.

소설을 좋아하지만 아무 소설이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작가가 사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하며 그 속에서 작가의 관점과 생각이 녹아 있어야 한다.
최은영 작가의 소설집인 ‘쇼코의 미소‘ 가 딱 그러했다.
작가는 ‘자기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 길에서 나 또한 두려움없이 온전한 나 자신이 되었으연 좋겠다‘ 고 한다.

남들은 참 잘 산다.
좋은 직장 다니고 때되면 결혼하고 집 장만하고
노후 대책도 잘하고.
그저 적당히 세상 돌아가는 것에 맞춰가고 남의 불행한 일에 눈감고 적을 만들지 않고 잘 살아간다.
하지만 최은영의 소설 속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돈이 되지 않는 꿈을 좇아가고 거기서 실패하고 좌절하고
어려움을 겪는다. 그냥 눈감으면 될 것을 지나치지 못하고 힘들게 될 것이 뻔한데도 무시하지 못한다. 넘치게 사랑을 주고, 미워하면서도 곁을 지키며 보듬어준다. 쉽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불행이 찾아오고 그들은 아프게 그걸 받아들이며 또 세상속 사람들을 품을 준비를 한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최은영 작가의 글을 읽으며 작가가 어떤 경험과 생각을 했길래 이렇게 담담히 슬픔과 아픔을 잘 표현할 수 있는가에 감탄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녀에 대한 사랑도 그렇고
열심히 성당을 다니지만 성당안에서는 잘 만나지 못하는
미카엘라의 엄마가 너무 반가웠다.
우리가 잘 아는 몇년 전의 사건을 왜 잊으면 안되는지를
소설을 빌어, 소설 속 문장으로 강렬히 알려준다.

최은영의 소설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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