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하나 잘 쉬었을 뿐인데 - 일본 최고의 호흡 전문의가 전하는 하루 5분 기적의 호흡법!
혼마 이쿠오 지음, 조해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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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세상 빛을 보는 순간 자신의 폐로 호흡을 시작한다. 즉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기도 전부터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살아왔다.

숨을 쉬는 행위 자체가 살아있음을 뜻하는 매우 중요한 작용이지만,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일이기에 그 중요성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호흡법은 유산소나 근력운동을 할 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도라고 생각했다.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에서 호흡하는 방법에 따라 피로도가 달라진다는 얘기에 반신반의 했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호흡의 중요성을 어느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숨 하나 잘 쉬었을 뿐인데> 가 눈에 확 띄었다. 숨만 똑바로 쉬어도 만성피로, 면역력, 스트레스, 다이어트가 한 번에 해결된다니 이것이야말로 사기꾼에 약쟁이가 아닌가 싶었지만, 이미 한차례 그 중요성에 설득을 당한터라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폐에 남아 있는 공기의 양을 '기능적 잔기량'이라고 하는데, 호흡 기능이 노화하면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힘이 약해져 기능적 잔기량이 커진다. 이 기능적 잔기량이 커지면 폐의 환기 효율이 떨어져 호흡할 때마다 상당한 에너지가 소비되어 호흡이 가빠진다.

호흡 기능이 노화한다니, 상상해본적이 있는가? 숨은 저절로 쉬어지고 호흡은 열심히 일했던 장기들이 생을 마감하면 자연히 멈추는 수동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반전스러운 이야기에 꽤나 흥미로워졌다. 의학적인 지식은 거의 전무한 지경이라 폐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외부의 힘을 빌려야지만 호흡에 필요한 팽창과 수축을 해낸다는 사실은 마치 가설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폐의 움직임을 돕는 것을 호흡근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들숨과 날숨을 쉴 때 쓰는 근육이다. 우리가 일평생 작동해야 할 폐 운동의 근원지가 근육이라니 올바른 호흡을 위해 해야 할 방법들이 대충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가슴 호흡근, 즉 갈비사이근에는 다른 근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부분이 적색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적색근은 느리게 움직일 때 쓰는 근육으로 '지근'이라고도 부르며 지구력이 강해 쉽사리 지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마라톤 선수의 몸에는 적색근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우리의 폐는 호흡에 작용하는 갈비사이근을 건강하게 유지해야지만 오작동 없이 오랫동안 기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방법이 책에 명시되어 있다. 게다가 알기 쉽게 그림으로도 표현되어 있으니 하루 5분만 투자하면 나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유산소 계열의 운동이 효과적이며 가슴을 펴고 등을 곧게 세운 자세, 길게 소리를 내거나 소리 내어 노래를 부르기, 숨을 내쉬는 훈련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한 하루 5분, 호흡근 스트레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니 이를 꾸준히 따라해본다면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막간을 이용해 지하철에서 스트레칭을 따라해 보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호흡근 스트레칭을 해볼까 한다. 평소 자율신경이 망가져 있다는 진단을 많이 받고 긴장과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 계속되어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인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호흡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운동이다.
호흡이 평소와 같다는 말은 우리가 평소와 다름없이 살아 있다는 증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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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매일 읽는 철학 2
예저우 지음, 이영주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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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워낙 유명한 철학자라 이름 정도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철학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성이 심리적으로 낮기 때문에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를 수 있다. 나 역시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제대로 공부를 해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쇼펜하우어를 직접적으로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은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이야기를 풀어쓴 자기계발서적, 성공학서적에 가깝다. 쇼펜하우어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일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 등 쇼펜하우어가 직접 집필한 논문들이 등장한다. 집필한 글들은 글을 쓴 당시에는 대우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한다. 쇼펜하우어는 한참 사랑을 받으며 커야 할 어린시절, 아버지의 자살과 어머니와의 단절을 경험하며 고독하게 살아왔다. 그는 그 과정에서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과 비참함 그 자체이며, 모든 생명의 본질을 다 고통'이라고 보았다. 그런 그의 사상을 비관적이라고 치부해버릴수도 있지만, 실제 인간의 삶을 대조해봤을 때 매우 깊은 성찰이란 생각도 든다.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고통스러워지고 욕망이 충족되면 무료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은 고통과 고난을 절대 피할 수 없으니 그것을 직면해야된다'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면서도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나의 삶에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의 여러 주장 중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사물 자체는 절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물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영향을 받을 뿐이다.'라는 말이었다. 개인의 행복이 환경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했던 내게 개인의 행복은 그 사람에게 내재된 소질과 관련이 있다는 말은 그간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했다.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더라도 사람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르듯이 즐거움이나 내면의 고통은 그 사람의 감정과 의욕, 생각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생각하니 일순간 마음이 울렁거렸다.

대학시절 "철학이 밥먹여주냐?"란 질문에 "응! 밥먹여준다!"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던 선배의 얼굴이 떠오른다. 철학과가 통폐합되고 있는 이 시대에 그 선배의 자신만만한 표정이 모순되듯 떠오르지만, 나는 당시 그 선배가 많이 멋있었다. 사실 나는 예나지금이나 "응 밥먹여줘"라고 선뜻 대답하지 못하지만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주는 것이 철학이라고 그래서 사람이 살아있는한 철학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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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 결국 부자가 될 사람과 가난하게 남을 사람을 가르는 현재의 다른 21가지 행동
사친 처드리 지음, 오시연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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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자신없는 책 분야로 경제/경영을 꼽던 나는 언젠가부터 투자와 관련된 책을 도장깨듯 한 권 한 권 읽기 시작했다. <돈 공부는 처음이라>는 책을 읽으며 뜨끔하게 다가온 글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돈을 드러내놓고 표현하면 세속적이고 속물이라고 치부하면서도 부자가 되기를 갈망한다.' 이 글이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은 지난 날들의 수치스러움이었다. 전형적으로 내가 그랬다. 그러면서도 끝끝내 돈과 관련된 공부는 하지 않았다. 경제랑 정치는 나랑 안 맞다고 외면해왔고 저축은 돈이 없다며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오지 않을 것만 같던 30대가 되었다. 부모님의 연세는 환갑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의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돈이 궁해지자 그 동안 힘들게 번 돈을 생각없이 지출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후회막심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이제라도 제대로 돈을 마주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는 부를 이룰 사람과 이루지 못할 사람의 행동 21가지를 수록해놓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은 경제/경영 분야라기보다는 자기계발서적에 가깝다.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읽으면서 실망이 올라올뻔 하였는데 생각보다 현재 나에게 와닿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저서의 끝으로 갈수록 실전 투자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세계 3대 투자가인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으니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볍게 읽어봄직하다.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원칙, 그런 것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그들에게는 확실히 다른 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책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삶을 대하는 자세 - 열정이 그것이다. 집중, 즐거움, 능동적인 태도로 똘똘뭉친 자세는 원칙의 1순위와도 같다. 또한, 행동력인 '즉시'가 그것이다. 내가 아는 CEO는 즉시라는 표현을 곧잘 썼었는데 직원들에게 당장 행동에 옮기라는 말이었다. 실제로 그런 삶을 사셨던 분이기도 하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실패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10분이라도 즉시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애초에 해보지도 않은 것을 1시간씩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과 의식적으로 돈을 쓰는 행위 등의 의식, 습관에 대한 이야기들이 3장까지 이어졌다. 4장은 실제로 주식을 하면서 알아야 할 Tip을 전수해주고 마지막 5장은 대망의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가 특별 수록되어있다. 그의 마지막 말이 떠오른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만이 성공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월가에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영리한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능 있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지도 않지요. 미모를 가진 사람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성공의 요소를 하나만 꼽는다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 진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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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
엄진성.나철균.조용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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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는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퇴사를 고민해보는 요즘 퇴직금을 받으면 그걸 그대로 묵혀두는 것이 좋은건지 아니면 찾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어느정도의 해답을 얻었는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택지와 별개로 또 다른 선택지들이 있었단 걸 아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였다.

 

  부모님의 정년이 5년정도를 앞두고 있는 이 시기에 노후자금이란 단어가 한번씩 머리 속을 헤집어 놓는다. 부모님의 경제력은 내가 나이들었을 때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에 노후자금을 잘 마련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다. 이제 삼십대에 접어 든 나와 남편에게도 노후자금 마련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최근 어떻게 하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 때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게 되었고 많은 편견들과 무지함이 깨지는 계기가 되었다.

 

   연금저축은 금융상품으로 여러 보험사에게 홀려 가입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가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금저축 역시 손해를 볼 수 있기에 가입 내용과 혜택을 충분히 파악하고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연금저축 상품의 단점을 워낙 주워들은 터라 장점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연금저축을 가입해야 하는 4가지 이유를 보며 연금저축 가입을 다시 한 번 고려해보게 된다. 이 4가지는 세액공제 및 절세효과, 뛰어난 자산관리 가능,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배우자에게 상속가능이란 특징이다. 그뿐일까. 연금저축을 생각하면 연금보험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에 대한 차이점을 알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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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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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도의 퓰리처상을 거머쥔 작품 <레스>. 평소 수상작은 심오하고 어려운 문학이라는 편견이 더러 있었는데 책의 표지는 좀 더 산뜻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레스>의 등장인물인 '아서 레스'는 중년의 작가 게이다. 그의 오랜 연인이었던 프레디의 결혼소식을 듣고 심경이 복잡해진 그는 결혼식에 가지 않기 위해 그 동안 거절했던 각종 문학 행사의 참여를 결심한다. 멕시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모로코, 인도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일정은 온갖 흥미진진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50세 생일을 앞둔 그에게 펼쳐지는 일들과 그 상황 속에서 추억하는 옛 기억들은 교차하기도 하며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아서 레스'는 본인이 어릴 적에 '로버트'라는 천재시인의 중년 남성과 오랜 만남을 가져왔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중년 남성이 되었을 때에는 본인이 젊은 애인 '프레디'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알게 모르게 게이 연애의 유통기한은 짧다고 느낀 모양이다. 9년이란 시간동안 젊은 애인과의 만남을 가졌지만 '아서 레스'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주곤 하였다. 그렇기에 떠난 이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서 레스'는 작가, 게이, 중년 등의 호칭이 붙어 있지만, 여느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는 겁이 많고 사람에게 의존하고 때론 도망친다. 어릴적 만났던 '로버트'라는 천재시인의 애인이란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이 타이틀은 사람들에게 '아서 레스'를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마주하게 하지 못하는 장애물이다. 그렇게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대한 반감도 분명한 그가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해프닝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며 조금의 위로를 얻어보았다.

 

  영미문학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유머는 문화가 다른 곳에 나고 자란 나에게는 그다지 통하지 않았지만, '아서 레스'의 삶은 아마도 읽는 모두에게 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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