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맛 - 인문학이 살아있는 도시여행 큐레이션
정희섭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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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어진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롯이 나만을 위한 작은 선물처럼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모처럼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을 하기도 하는 등... 개인들마다 목적하는 바가 다를 뿐 여행이 지닌 의미는 같은 곳을 향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희망지로 선택한 나라를 방문해 보고 싶다거나 갔을 때의 느낀 감동들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마음으로 간직된다.



책의 저자는 여행의 패턴이 다양해진 추세를 초창기 국가 위주의 방문에서 점차 도시, 그리고 언젠가는 도시 안의 장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한 국가 안에 있는 도시가 지닌 역사적인 의미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려주는 이 책은  저자가 느낀 인문학적 감상이 들어있고  1장인 '사유의 공간'부터 시작해 12장 '감사와 행복'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에 연관된 도시 탐방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의 여행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69개 도시로 들어갈 때 우선적으로 차례대로 읽지 않고 개인적으로 방문했던 장소는 뒤로 미루고 가보지 못한 도시부터 읽기 시작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다소 시간이 걸리는 베트남 권 안이라도 방문하지 못했던 것을 시작으로 멀리는 아프리카의 나미비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그곳에 자리 잡은 도시의 이야기는 여전히 흥분을 느끼게 했다.








도시는 사람이 안주하며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역사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 속에 모든 역경과 발전, 특히 역사 속에 실재했던 인물들이 추구했던 건축양식이나 현재의 현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 건축과 예술, 거리마저 온통 하나의 이야기로써 자리 잡고 있는 이야기를 읽을 때면 몸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갈망하고 염원하던 찬란했던 도시의 모습이 서구의 지배하에, 종교나 전쟁으로 인해 평화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오늘날의 모습들이 연신 떠오르게 하는 도심 속 이미지는 특히 나미비아를 다룬 부분에서 저자와 같은 마음으로 슬픔을 느끼게 했다.




도심 한 곳엔 발달된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이, 한편에선 빈곤이란 이름으로 이방인들에게 그들의 비참함 삶을 보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라니!




그런가 하면 예술가들의 고향이나 예술활동을 한 도시의 이력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새로운 역사를 이뤄나갔다는 데에 잠시나마 위안을 삼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특히 저자가 한 도시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 중 들어가는 챕터의 문구들과 어떤 상활에 처했을 때 어떤 도시를 방문하면 좋을지  다룬 글들이 좋았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척박하고 누추해 보이는 예루살렘,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을 더 비옥하고 고귀하게 돋보여주는 예루살렘, 모두가 부와 명예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을 때, 사람들의 발을 씻기러 이 땅에 오신 구세주의 모습에서 예루살렘의 복을 생각했다. 복이란 스스로 낮추는 자에게 먼저 오는 것이리라. p19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루앙프라방여행을 권한다. 기다림은 결코 늦게 가는 것이 아님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기다리는 것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루앙프라방은 천천히 말한다. 그리고 인생은 유한한데 왜 빨리 가려 하는지 이 도시는 우리에게 넌지시 묻는다. 빨리 간들 무엇 하리. p39




세상은 그야말로 넓고 세계를 모두 방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자가 다룬 도시들에 관한  글과 사진으로 탐방하는 시간은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나저나 진짜 어디론가 떠나고 싶구나!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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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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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23년도에 가장 활발하게 오르내린 단어들 중  인공지능 챗GPT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너도나도 관련 책들이 홍수처럼 출간되고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새로운 변화에 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때 앞으로 인류의 삶의 패턴 또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흐름이 아닐까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 데이비드 런시먼이 쓴 이 책은 이러한 주효한 가시성 있는 현 변화를 국가와 기업, 여기에  인공지능 로봇에 연결시켜 새로운 주장으로 시선을 끈다.



AI가 근래에 등장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저자는 300년 동안 함께 해왔다고 말한다.



그 주된 대상이 국가와 기업이라고 말하며 인공 대리인으로 그 자격을 취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로봇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적인 한계에 이른 인류가 기계적이지만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 대리인을 만듦으로써 로봇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AI와 국가, 기업 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국가와 기업의 특징인 복제성, ,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담과 책임, 긴 생명력을 꼽으며 이런 점들이 AI와 같은 점이란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염두에 둔다면 과연 인류와 AI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당장 TV를 보더라도 광고에서 소개하는 가전제품이나 특정 언어공부를 할 때, 서비스에 관한 전화상담만 요청하더라도 상담원의 목소리를 듣기가 정말 어려운 현실을 생각한다면 AI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국가와 기업이라는 인공대리인을 갖춘 우리들에게 국가와 기업은 순기능을 가져다준 반면 역으로 다른 국가 또는 기업과 경쟁을 통해 자원과 주민들을 착취라는 것을 통해 자연훼손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런 점들을 첫 번째 특이점이라고 하며 앞으로 더 나아가 컴퓨터와 국가의 권력이 결합되어 더 큰 특이점을 맞이한다면 우리들이 사는 미래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던진다.








IT가 불러올 미래 환경에 대한 변화를 정치적인 면에서 바라본 글들은 단순하게 독립된 하나의 변수가 아닌 정치체제와 우리의 삶이라는 두 가지에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AI의 발전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을 모색하는 부분에서  미래에는 어떤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갈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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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겨울호 - 80호
김새봄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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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뀐 로고로 접한 이번 겨울호는 영문으로 대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굵은 활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 추리 문학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 같은 이미지인데 그래서 그런지 책을 펼친 순간 담긴 작품들이 지난 호와 마찬가지로 모두 좋았다.



신인상으로 당선된 이 시무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는 주가조작에 따른 실패와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마저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설정이 답답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파고든 작품이라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여기에 단. 장편의 수록작들은 실화에 기반을 둔 작품, 얼마 전 타계한 하라 료 작가에 대한 글들을 통해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넘나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가장 궁금했던 작품인 탐정 박문수(성균관 살인사건)는 결말이 시원하기보다는 왠지 씁쓸함을 갖게 한 내용이라 시대를 빼면 마치 현대의 이미지를 보는 듯했다.




이밖에도 영화 [잠]의 유재선 감독 인터뷰나 미스터리 영화 리뷰인 영국 스릴러 드라마 [비하인드 허 아이즈]에 대한 내용들은 당시 책을 읽었을 때  마주친 반전에 강한 충격이 남은 작품이라 아직 영상으로 접하지 못한 이 시점에 원작과 비교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출판계의 어려운 불황과 도서관 폐관에 관한, 한마디로 말하면 문화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한 현실을 담은 한이 편집장의 글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의 미스터리 장르를 발전시키고 신인작가에 대한 발굴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방면으로 담아내는데 노력해 온 계간미스터리-




한국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추리미스터리물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보길 응원한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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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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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군중의 망상』의 저자로 알려진 이 책은 역사적으로 부자나라들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에 대해 다룬다.




흔히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될 수 있는 여건이 생기고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있는데 책에서는 이러한 부자의 지속성을 산업혁명을 기준으로 근 현대, 대항해시대에 이르는 사례를 통해 4가지 원인으로 구분한다.




사유재산권,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의 발달, 운송과 통신의 발달을 꼽는데 이는 사유재산권을 인정함으로써 개인들마다 동기부여가 된 점, 과학적인 사고방식의 합리주의가 중세 기독교의 독점적인 것들과 대립하면서 발달의 혁신을 가속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산업혁명이 갖다 준 여러 가지 인류사의 변혁의 과정은 타 책에서도 언급한 부분들이 대부분 들어있어 낯설지 않게 다가왔고 특히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일본같이 발전한 국가들이 위의 4가지 점들을 어떻게 접목시켜 발전했는가에 대해 다룬 내용도 인상적이다.



 부를 이룬 기준점의 시대를 고대가 아닌 산업혁명 전후부터 다룬 점이 타 책과 비교되면서 철학적인 부분까지 이끌어가는 글들이 주제를 통한 폭넓은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읽으면서 급속도로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떠올려보게 되는데 갈수록 변화해 가는 흐름에 맞는 도약의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국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미국과 견제를 하면서 자신들만의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의견이 궁금하기도 했다.




(요즘 미국의 아이폰 사용과 구매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있는 이때 더욱 와닿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벽돌두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저자의 글이라 부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라면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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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 스펙트럼
신시아 오직 지음, 오숙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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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를 다루는 문학에서 필독서로 꼽히는 신시아 오직 작가의 '숄'은 두 개의 독립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연작처럼 시간을  넘어 다룬 두 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작품 모두 단편소설상에 주어지는 오헨리 상을 수상한 작품들이라 처음 '숄'부터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 모든 문장과 각 문장에 묘사된 장면들은 타 문학에서 보인 홀로코스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시선으로 이끈다.




배고픔에 굶주리다 못해 젖이 나오진 않은 상태에서 아기 마그다의 끊임없는 젖에 대한 욕구와 조카 스텔라, 그리고 로사 자신은 수용소와 그 행렬 속에서도 지치고 비참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 아가 마그다에게 줄 수 있고 마그다가 오직 의지하는 것은 '숄'이다.



숄을 입에 물고 빨며 굶주림을 해소하듯 한 그 모습과 너무도 말라 육체의 형체라기보다는 어떤 사물에 붙은 형상처럼 비교되는 스텔라와 아가의 모습은 삶이란 무엇이며 그 삶에서 마주치는 한계에서 스텔라가 숄을 가져가고 마그다가 숄을 찾기 시작했을 때의 불안감들은 결국 그 현장에서 로사에게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긴다.



이어 30년이 훌쩍 넘어 미국에 정착한 스텔라와 로사의 모습은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인으로서 살아가던 그들에게 닥친 난민이란 지위에서 생존자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유대인 공동체 마을처럼 여겨지는 여기저기 들리는 이디시어가 그들 곁에 남는다.




스텔라가 미국에 정착하며 그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 유대인의 모습이라면 로사는 자신의 삶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듯 마그다와 함께하던 그 굴곡진 역사의 현장 가운에서 현재로 넘어오질 못하는 상태다.




이렇듯 같은 시기와 현장에서 살아남은 두 사람에게 ' 숄' 은 작품에서 보인 바와 같이 홀로코스트의 전형적인 유대인들의 핍박과 그 환경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구제물품이다.




아기 마그다에게 식량처럼 다가왔던 숄이 마그다가 죽을 때 그 현장에서 오열마저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은 숄을 입에 갖다 댄 로사의 모습이요, 추위와 배고픔에 스텔라 자신을 감싸 안아 준 것도 '숄'이었다.




'숄'이 의미하는 바가 이 작품에서 다양한 해석처럼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저자 자신의 글로 인해 실제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현재의 로사가 다시 이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앞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처럼 다가온 모습도 바로 스텔라가 보낸 '숄'을 통한 것이고 보면 두 작품의 연계성은 실제 시간의 흐름을 넘어선 이미지가 강하게 와닿는다.




그 어떤 뚜렷한 전쟁의 상흔조차도 언급되지 않은 장면의 전환과 모습들을 통해 독자들은 스스로 그 상황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게 그린 점이나 이 점들을 통해 홀로코스트 문학이 더욱 강하게 와닿는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영혼마저 강탈해 간 듯한 삶의 모습들, 끊임없이 마그다에 대한 그리움을 현재와 혼동하며 살아가는 로사의 앞날에 작은 희망의 빛을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한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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