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실레스트 잉 지음, 이미영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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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작인  첫 장편소설인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통해 가족 간에 심리 변화를 세심한 필치로 느껴 볼 수 있었던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저자의 필치를 한껏 뽐낸듯한, 더 발전한 듯한 내용이라 읽는 내내 심정 변화를 그리는 데는 탁월한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 저자가 한때 살았던 셰이커하이츠란 장소를 배경으로 다룬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는 두 가정의 모습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작은 불씨가 되어가는지, 그 불씨의 여파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인다.

 

나고 태어난 곳인 셰이커하이츠에서 모두가 부러움의 대상으로 불릴만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리처드슨 가족, 그 안에 리처드슨 부인은 그 마을의 풍경이자 대대로 내려오는 듯한 전통이라고 불러야 할지, 그런 형태의 규격화되고 규칙이 존재하며 그런 가운데 계획을 통한 하나의 정해진 틀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모든 마을 사람들의 삶 자체도 그런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에서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집에 모녀를 들이게 됨으로써 작은 불씨가 형성이 된다.

 

자유분방 주의자, 혹은 소유에 대한 집착을 하지 않는 여인, 미아 워런-

 미혼모로서 딸 펄을 데리고 오면서부터 처음에는 미세한 균열조차 느끼지 못했던 두 가정 사이가 벌어진다.

 

상반된 두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이 갖추고 살아가는 현재의 방식에서 자신들이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방식의 삶을 비교해보면서 호기심을 느끼는데, 어느 날 리처드슨 부인의 친구 매컬러가 입양한 아이 문제로 불씨는 본격적으로 심지의 강도를 높이게 된다.

 

책은 이상한 느낌을 챈 리처드슨 부인이 미아의 뒤를 캐기 시작하면서 균열의 금은 더욱  깨지기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다. 

 저자가 소설을 통해 그리는 삶의 방식이나 철학을 통해 과연 누가 누구에게 불씨를 지폈는가 하는 문제, 우리가 생각하는 바른 삶, 올바른 삶이라고 불리는 규칙 내지는 규범들을 누가 정하고 그것을 이루고 살아야만 잘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두 가정의 상반되는 삶을 비교해 보면서 독자들은 스스로 물어볼 수밖에 없는 가치관의 정의, 좋은 선의로 하는 것들이 뜻하지 않게 부딪치면서 당황을 겪는 사례들, 틀에 박힌 삶처럼 살아왔던 사람들이 하나의 작은 불씨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도가니로 들어가는 과정을 심리의 변화를 통해 잘 그려내고 있다.

 

전작처럼 심리의 변화를 잘 포착한 작품답게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니 원작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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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의 사랑
에릭 오르세나 지음, 양영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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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고 있는 저자의 새로운 작품, 더군다나 소재면에서도 관심이 가는 내용에 다가서게 된 작품이다. 

 

 

어느 날이었던가, 나는 재혼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버지는 집을 나섰다.

우리 가족 중 누구도 이 두 사건을 연관 짓지 않았다.

내 남동생은 정신과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첫 문장부터 호기심과 이혼 사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제목과 내용면에서 두 부자간의 결혼과 이혼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남성이라는 공통된 점을 필두로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룬 내용이란 생각을 했었다.

 

물론 위의 내용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는 가볍게 겉으로 보이는 이야기의 내용을 다룬 것이라면 좀 더 들어가는 이야기의 깊이를 보게 되면 저자의 다방면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두 부자간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와 이혼을 했고 작가인 자신은 여러 차례에 걸친 이혼을 하는 과정을 통해 아버지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식 대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아마도  먼 시점인 조상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족보를 통해 그 원인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매주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는 두 부자,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그들의 조상이  쿠바에서 정착했을 때부터 이미 유전적으로 이러한 기질이 있음을 조목조목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다.

 

 

이러한 글들, 특히 대화법들은 그야말로 프랑스적인 해학과 유머의 맛을 느껴보게 한다.

조상의 바람피우는 행동과 과정들, 이에 이어지는 아버지의 바람둥이 기질과 아들인 자신이 작가로서 글쓰기와 대화들이 이야기의 주도권을 이어간다.

 

 

 아들이 끝내 행복한 결혼의 새로운 출발점을 시작한 뒤에 다시 이어지는 불화와 이별의 연속이 있었음에도 두 남녀가 아버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가짜 안부 편지를 보내는 장면은 우리나라 정서와는 맞지 않음에도 여전히 유쾌하게 그려진다.

 

아버지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먼 조상대부터 이미 내려온 유전자가 아님을, 안심시켜 드리기 위해 이러한 일들을 벌이는 아들의 이름이 실은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어느 정도의 사실성이 같이 들어있다는 느낌마저 들게하면서 두 부자가 나누는 대화들은 사랑과 이별, 그 외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읽어보는 색다름을 준다.

 

부부로서의 오랜 해후를 마치는 삶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두부자가 나누었던 대화들은 성인이 되어 서먹서먹해지는 부자지 간의  느낌들을 생각해보는 이면에는 이러한 대화 자체가, 특히 남자 대 남자로서 느끼는 성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생각과 이별에 대한 느낌들을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보다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사이를 느껴 볼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아버지가 아들에게 '갯벌 채취법'과 '의식 성찰법'과 '행복 성찰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조상들인 부부가 쿠바에서 맞바람 피는 장면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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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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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역사에서 가장 찬란하고 막강한 시대를 구가했던 시대를 말한다면 5 현제 시대를 말하곤 한다.

그만큼 다섯 명의 각기 다른 황제들이 통치한 시기를 통해 로마제국이 유럽의 모든 영토를 거의 손에 넣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특히 명상록의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아스 황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 황제를 생각하면 영화 '글레디에이터'가 생각난다.

영화 속의 한 장면 중에서 남자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는 전장의 천막으로 기억되는데, 그 안에서도 붓을 들고 뭔가를 쓰는 듯한 것이 인상 깊었다.

 

카이사르가 남긴 책도 유명하지만 타인들이 보기에도 최고점에 이르는 높은 지위와 특수한 전장이란 환경에서 자신의 내면을 통해 들여다보고 생각을 다듬어 이 글을 썼다는 점은 보통사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자신이 쓴 일기를 바탕으로 엮은 그리스어 원전을 완역판으로 출간한 책이다.

명상록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처럼 빠르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의미를 하며 읽어나가는 것이 더 뜻깊게 다가오게 하는 책이다.

 

 

*****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날들은 점에 불과하고, 우리의 실재는 유동적이며, 우리의 인지능력은 형편없고 , 우리의 육신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다 썩게 될 것이며, 우리의 혼은 늘 불안정하고, 우리의 운명은 예측할 수 없고, 우리의 명성은 위태롭다. 요컨대 육신에 속한 모든 것은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고, 호흡에 속한 모든 것은 꿈이고 신기루다. (p52)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 더욱 주의를 해야 할 것을 무엇이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가 있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 시대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관심사, 삶의 중요성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에 대한 생각, 즉 행복이란 형태를 통해 스토어 학파를 배운 출신답게 인간의 감정과 욕망에 대해 심오한 생각을 많이 한 듯한 글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인간의 선함을 믿는 글들은 시대의 역주행이 아닌 여전히 모두가 공감할 만한 부분들이 많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읽다 보면 미국의 전 대통령이었던 클리턴이 해마다 다시 이 책을 읽는지를 조금은 이해가 됨을 느낀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통치자로서의 외로움과 고독, 그 외에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책을 쓰기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충실히 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글들이 담겨 있기에 이 책은 언젠가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중에 하나란 생각이 다시금 들게 한다.

 

스스로의 자만을 경계하며 쓴 글, 두세 번 일독을 해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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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지도로 읽는다 지리와 지명의 세계사 도감 1~2 세트 - 전2권 지도로 읽는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노은주 옮김 / 이다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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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세계 속에서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류의 역사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비교해 볼 때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낄 때가 많다.

 

특히 학교에서 배웠던 4대 문명을 기본으로 동남북 아시아, 유럽권, 오세아니아권... 두루두루 흩어져 살고 있는 인류의 역사에는 과연 연관성이 들어있을까?

정말 하나의 땅 어리였던 지구가 서로 쪼개어져 나뉜 대륙권 때문에 환경에서 오는 다른 역사를 태동하게 된 것일까?... 등등

 

이 책을 그런 범주에서 좀 더 폭넓고 재미를 배가 시킨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역사와 문명의 발생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기타 여러 가지 복합된 사연들 속에 간직된 지명과 지리를 통해서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룬다.

 

 

두 권에 걸쳐 소개된 내용은 기존에 다루었던 방식의 흐름이 아닌 오히려 역으로 생각해봤다고 할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명이 어떻게 불리게 됐는지, 그런 뒷배경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를 밟아나가는 형식이다.

 

 

 

 

책의 구성만 봐도 크게 전체적인 테두리 안에서 다룬 역사의 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서 나오는 지명도는 오랜 세월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불리었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의 흐름을 보인 점이 인상적이다.

 

 

 

4대 문명의 탄생된 기초부터 시작해서 중화 세계로 끝을 맺는 2권 안의 내용들은 실상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왜 그런 지명이 생겨나게 됐으며 지리적으로 인류의 이동의 역사가 미친 영향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각 나라의 지명들에 얽힌 내용들을 읽다 보면 하나의 역사 이야기이자 한편의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더듬어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남미와 오세아니아의 탄생 배경이나 유럽권의 왕권 확립과 종교의 이야기, 끝에 가서는 중화 세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책의 구성이 인류의 첫 발자취인 4대 문명을 기초로 하여 끝에 가서는 동양권으로 넘어오는 형식이 이색적이었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 얽힌 역사 안에 인구 이동의 발자취는 특히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이기도 했으며 저자가 서두에서 말한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지중해를 여행했다는 말처럼 이 책 한 권으로 전 지구의 고른 나라들을 다녀온 듯한 지식을 만끽하게 해 준 책이다.

 

역사를 읽다 보면 어떤 부분에선 막힘없이 이해가 되다가도 지명에 얽힌 명칭이 나올 경우는 쉽게 발음조차 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왜 그런 지명을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고 익힌다면 훨씬 받아들이는 속도는 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미 세계는 지구촌이란 촘촘히 둘러싸인 공동체인 만큼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위의 지리와 지명에 얽힌 이해 부분부터 알고 나간다면 서로의 공생 체제는 훨씬 다양한 면모를 받아들이는 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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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갇힌 여자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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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도 아닌 한적한 곳, 박물관 내에 있는 보트 창고가 있는 곳, 호수에서 시체가 발견이 된다.

급속도로 추운 겨울 날씨와 눈발로 인해 얼어있는 호수 속에 잠긴 미모의 여인, 그녀는 영국의 귀족 출신의 딸이자 막강한 재력을 가진 사람의 딸인 앤드리아다.

 

교살한 흔적으로 인해 살인 사건임을 알게 된 경찰은 언론에 노출을 꺼리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에리카 포스터 경감을 불러들인다.

 

새로운 여성 경찰 시리즈의 탄생을 알리는 첫 시리즈로써 나오게 된 에리카 경감-

 

요즘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경향을 다루는 이런 형사물 시리즈물이 나오는데, 특히 에리카란 인물은 자신의 아픈 개인적인 상처를 극복하는 와중에 부름을 받으면서 사건 현장에 나오는 경찰로 그려진다.

 

 더군다나 부(副)에서라면 꿀릴 것 없는 동급의 재산가 집안의 자제와 약혼한 그녀가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을까?

특히 부자들이 다니는 클럽이 아닌 그저 그런 계급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의 펍에는 왜 갔을까?

 

좀처럼 연관 고리를 찾을 수 없었던 사건은 오히려 에리카의 활약을 이미 알고 있는 그 누군가, 범인이 중반에 등장하면서 에리카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는 과감한 행동을 보인다.

 

 

사건의 실체를 밝혀가면 갈수록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까 봐 쉬쉬하며 경계를 하는 상류층의 사람들, 같은 형제자매라고 믿을 수없는 냉랭하고 시샘 어린 질투가 섞인 모종의 행동과 말들은 사건을 점차 미궁으로 빠지게 만든다.

 

우연찮게 걸려든 제보자 또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책은 에리카가 겪은 개인적인 심적의 고통과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때론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경찰의 사명감을 잘 보이는 인물로 그려진다.

 

보통 만인은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위의 책에서 그려지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살펴본다면 과연 평등이란 말이 그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를 묻고 싶어 진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영국 내에서도 계급층에 따른 영어가 다르다고 한다.

그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강 어떤 층에 속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데, 책에서도 이런 계급적인 차이를 체감하게 하는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미 유럽은 러시아를 비롯해 동구권 나라에서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특히 어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춘과 마약의 실태가 많은 탓에 이런 사례들을 넣은 내용들이 많다.

 

이 책에서도 동구권 세 여인의 사망 사건과 앤드리아란 여성의 사망 사건이 비슷한 패턴을 지녔음에도 세 사건은 그저 미완결의 사건으로 남았고 부유층인 여성이란 것만으로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서려는 경찰들의 윗선의 지시들은 비교할 만한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에리카 경감이 느낀 사실 그대로 세 여인과 앤드리아의 죽음에는 그 어떤 계급으로 나뉠 수 없는 평등의 원칙 하에서 수사 사건이 이루어져한다는 말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를 꼬집어 말하는 저자의 생각이 우리 인간들의 본성 안에 각인되어 있는 차별의 고정관념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장면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돈과 권력이 있다는 것 하나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발상,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에 벌어지는 격차는 이 책에서 드러나는 모순된 삶의 형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던져 준다.

 

문란한 생활의 일인자, 그런 그녀가 죽었고 이를 둘러싸고 진실에 다가서려 하는 에리카 경감의 투철한 사명감은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한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범인의 숨죽임과 죽음에 점차 다가간다는 극한의 공포, 꽁꽁 언 호수 밑 얼음 속에 갇힌 여자의 죽음은 서서히 깨져가는 진실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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