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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고?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4
박규빈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12월
평점 :

어느 날 우연히 준수의 일상에 찾아온 친구!
준수에게 까마귀가 찾아 온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박규빈 작가님의 전작 한국말의 언어유희가 발단이다.
이번 편은 관용어이다.
속담이나 관용어는 특히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배경이 녹아든 말의 사회성이기 때문에, 그 속뜻을 모르면 오해하기 쉽다.
이 책에서는 관용의 말의 오해가 그대로 좌충우돌 일상에 재현되어 즐겁게 드러낸다.


잘 씻지 않는 준수에게, 어느 날 엄마가 이렇게 애기한다.
"그렇게 씻지 않으면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
준수에게 진짜 까마귀가 나타났다.
친구가 된 준수는 마냥 기쁘다.
까마귀 친구를 위해 더이상 씻지 않기로 결심한다.
심지어 반친구들에게도 이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을 제외하고, 모든 어른은 이 허황된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계속 꼬질 꼬질 불결해지는 준수와, 위생교육을 해야하는 선생님과 엄마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과연 준수는 끝까지 까마귀 친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읽다보면, <간식먹으러 온 호랑이> 그림책이 떠오른다.
어느 날 일상에 찾아든 놀라운 등장인물을, 아이들은 꾸밈없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준수의 말을 믿고 까마귀 친구를 만나고자 씻지 않는 반친구들 역시 그러하다.
모두와 함께 친구가 되는 동화적 상상이 그림책 가득 미소로 번진다.
잘 씻지 않은 게으른 아이에게 이 책은 기분좋은 해방감이 되어 줄 것 같다.
책장을 덮고나니, 여러 속담이 떠오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
오리발내밀기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더니..
....
준수에게, 까마귀 외에도 무수히 많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기분 좋은 상상의 나래속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