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립예술학교 - The School of Art
틸 트릭스 지음, 대니얼 프로스트 그림, 김난령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그림 그리기를 굉장히 좋아하였다.

내게 그리기는 즐겁고 순수한 손유희였다.

 

그러나 미술학원 등록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톡 쏘는 탄산 같은 무수한 영감과 아이디어는 무미건조한 지루함으로 퇴색되어갔다.

매일 매일 점, , 평면, 원뿔, 사각형을 그리다보니 재미없고 지쳐갔다.

석고상을 그리기도 전에, 결국 관두고 말았다.

 

사실 무엇보다 학원을 관둔 결정적인 이유는 '재미없음' 보다 나의 '재능없음'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나보다 미술을 더 잘하는 아이들과 경쟁에서 주눅이 들었다.

게다가 향후 입시미술의 고된 과정에 합류할 자신은 더더욱 없었다.

그 뒤로도 미술을 향한 가슴앓이를 몇번 하였지만, 못 가본 그 길에 후회는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예술에 설렘으로 들떴던 그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가 준다.

 

마치 호그와트의 마법학교 입학 허가서처럼 평범한 나를 위한 기분좋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하여 왕립예술학교에 기꺼이 입학을 도전해 본다.

 

이 책은 왕립예술학교의 실제 교수들이 저자이다.

실제 가르치고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상세하면서 쉽게 잘 담아내었다.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책의 구성은 총 3학기로 총 40강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예술학교에서 5명의 교수님이 등장하며, 미술용어와 요소, 그리기의 기본 원칙에 관하여 굉장히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중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 세가지였다.

 

첫째, 색상 부분은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이 났다. 다만, 명청색, 보색관계 등등 기말고사에 나오는 미술 용어만 희미하게 생각나는데 이 책의 구성이 훨씬 더 즐겁고 감각적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배울 수 있구나 새삼 놀라웠다.

 

둘째 착시 효과 역시 매우 즐겁고 유익한 수업 중에 하나였다.

덕분에 옵아트의 새로운 분야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셋째, 구도 부분은  최근 김홍도의 그림 관련 교양서를 재미있게 읽어서,  그 구도와 유사한 정보가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상 인상깊었던 수업을 세가지로 단순 요약해본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마다 다 다르리라. 더 많은 수업에서 혹은, 다른 부분에서 예술의 매력적인 요소로 조우하리라 생각된다.

 

아트스쿨의 마지막은 실제 왕립예술학교의 '여름 전시'처럼, 나만의 작품 전시로 마무리 한다.

전시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배운 것을 작품으로 완성하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더 성숙해지고 나아갈 계기를 마련한다.

 

아마도, 이 전시야말로 이 책이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예술의 미학을 배우는 것. 그리고 바로 세상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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