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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흙 ㅣ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12
박주연 지음, 이유정 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4월
평점 :
"으랏차차 만물이 생동하다"
비온 뒤 꽃바람 살랑이는 4월의 어느날에요.
간만에 흙과 풀내음 배어 나오는 야외에서 그림책을 읽어보네요.
새싹 움트는 봄날 오독오독 흙의 정취를 온몸으로 만끽합니다.
이 책에는 '으랏차차 흙'에는 매우 익살스럽고 토속적인 도깨비같은 흙캐릭터가 나옵니다.
문득 어린시절 조물딱조물딱 흙으로 빚어 만든 풀인형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투박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의 순수한 표정이 보입니다.
흙의 정령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요?
본문 그림을 펼쳐보면 흙속 만물이 생동하는 활기찬 기운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특히 붓으로 점처럼 찍어 표현한 흙알갱이들은 정밀하고 생동감이 전해져요.
흙의 종류는 수분과 유기물이 풍부한 땅부터 사막처럼 척박한 황무지까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이러한 많은 흙중에서 가장 으뜸은 바로 생명을 품은 흙이지요.
토양은 어머니의 젖줄처럼 에너지를 공급하고 귀한 생명을 잉태합니다.
식물의 씨앗부터 작은 곤충 동물들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룹니다.
이 책을 보면, 흙은 순환하는 생명체라는 것을 저절로 깨우쳐 줍니다.
흙은 모든 것을 끌어안아주고, 많은 것을 내어주지요.
사실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은 생명이 다한 후,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4계절처럼,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하며 유기적으로 순환합니다.
우리 모두 자연의 일부이자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겸손히 배웁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
살랑이는 바람, 내리쬐는 햇살, 촉촉한 물기, 움트는 새싹, 꿈틀대는 지렁이...
으랏차차 힘차게 기지개를 펴는 흙을 가만히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