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3
노부미 글.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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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그림책을 보았을 때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갈피를 통 잡을 수가 없었어요.

일본은 흔히 속된말로 인구수만큼 귀신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일까요? 유령이 일상의 흔하고 익숙한 존재처럼 느껴지는 정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 속 유령세상은 굉장히 친근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유령일지라도, 덜렁대고 잘 화내고, 잘 웃고 우는 엄마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사실 이 그림책은 일본 특유의 문화 정서가 배여 있습니다.
그림책 곳곳 아기자기한 일본 소품 뿐만 아니라, 일본어 말투 등
무엇보다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등장인물의 과장된 익살스러움과 유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릎딱지>라는 그림책처럼 너무 진지하게 엄마의 부재를 아이의 고통스런 고백으로 시작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실의 고통을 사랑스럽게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표현한 묘사가 제게 익숙치가 않았어요.
등장인물들이 슬픔을 절제하고, 웃음과 익살로 시종일관 가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여운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아이가 유령일지라도 엄마와 헤어지기 싫어하는 간절한 바람과, 아이를 남겨두고 떠나야하는 비극적 모정이 가슴을 울립니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은 널 낳은 거야. 엄마는 널 낳으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아."

책장을 덮고도 오랫동안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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