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 - 옥스퍼드 경제학자가 빠르게 짚어주는 교양 지식
테이번 페팅거 지음, 조민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

지은이: 테이번 페팅거 / 그린이: 마이클 드라이버

옮긴이: 조민호

펴낸 곳: 더난콘텐츠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따라 관심과 취향도 바뀌는 걸 실감한다. 예전에는 돈과 경제라면 그저 어렵게 느껴져서, 아끼며 저축하는 게 최선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10만 원을 아끼기 보다는, 20만 원을 더 벌 수 있는 사람이 돼라'는 뼈 때리는 조언 외에도 현명한 투자로 부자의 반열에 오른 수많은 산증인이 전하는 부의 간증에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샘솟는다. 그러나 아무나 부자가 될 수는 없는 법. 돈과 경제에 관한 공부는 단연 필수다. 그렇다면 경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뭐든 책으로 공부하고 배우는 내게 필요한 건 쉽고 재밌는 경제관련책! 옥스퍼드 경제학자가 빠르게 짚어주는 교양 지식이 담긴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은 경제 문맹인 내가 읽기에도 흥미로운 책이었다. 경제의 '경'자도 모른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이 책을 선택하시라!

 

 

 

 


 

 

 

 

끌리는 이야기부터 골라 읽다 보면 어느새 완독!

 

 

옥스퍼드에서 20년 넘게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어려운 경제학 개념을 단순 명료하게 풀어서 전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 책은 절대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으며, 지루한 부분이 없으니 아무 장이나 골라 재밌게 읽다 보면 결국 다 읽게 된다고 자신하는데... '설마, 경제학인데 재밌겠어?'라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목차를 살펴보았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 거품에 속지 않는 법이 있는지, 경기 침체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 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왜 빈곤한지, 물가가 내려가는 게 좋은 현상인지, 돈을 많이 벌면 삶이 더 나아질지... 어라? 잠깐 살펴본 목차에서 눈에 띄는 제목이 상당히 많았다. 인간은 단기적 기억과 근시안적 이해를 반복하며 거품을 재발하게 하고 같은 종류의 금융 위기를 초래한다고 한다. 속아 놓고 또 속는 바보 같은 인간(이라 쓰고 '나'라 읽는다. 훌쩍) 경기 침체가 심각한 문제인 건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거나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기 때문. 가장 이상적인 경제 정책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추구하지 않으며, 국내총생산(GDP) 하락을 방지하고, 경기 변동 주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읽는 순간 바로 쏙쏙 이해하는 경제 이야기. 경제가 이렇게 재밌는 주제였던가?

 

 

 

 


 

 

 

 

실생활에 밀접하게 접목된 경제학 이야기!

 

 

최근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입해 코로나 종식을 슬그머니 꿈꾸다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과연 우리는 코로나19에서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까? 이런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에, 정부는 국민 건강과 경제 성장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절체절명의 '정치적 곤경' 속에 보건과 경제란 갈림길 중, 울며 겨자 먹기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경제 중심 정책을 펼친 나라는 결과적으로 뼈 아픈 실패를 맛보았고, 보건 중심 정책을 택한 나라는 비교적 피해를 줄이며, 경제 상태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부디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결 유식해진 자신을 느끼며 뿌듯 뿌듯. 전문적인 경제학 지식과 상식을 적절하게 버무려 독자의 흥미를 한껏 끌어올리는 여러 주제를 풀어낸 신통방통한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 청소년들에게도 참 유익할 이 책, 우리 같이 읽고 유식해져볼까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의 기술 - 로마의 현자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슬기롭게 사는 법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 싱긋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삶의 기술

엮은이: 샤론 르벨 / 옮긴이: 정영목

펴낸 곳: 싱긋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 요즘이 아닐까 싶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자, 내가 보낸 하루하루가 모여 미래를 결정한다는 건 절대불변의 법칙이지만, 끝나지 않는 코로나와의 싸움을 몇 년씩 이어가는 우리가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물론 우리는 얼마든지 버텨낼 수 있다. 다만 어떻게 버티는지가 중요할 뿐.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은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다. 전염병에 관한 우려로 잔뜩 움츠린 채, 힘겹게 살아낸 세월. 이제 우리는 코로나를 감수하고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돌입했다. 일상은 차츰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데, 잃어버리다시피 한 세월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유일한 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오늘부터 매일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것.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한 삶의 지혜와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는 책 《삶의 기술》에서 이 상황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아보자.

 

 

 

노예로 태어나 철학자가 된 에픽테토스, 1900년의 세월을 날아 현대인의 가슴에 와닿다!

 

 

서기 55년 로마 제국 변방에서 노예로 태어난 에픽테토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총명함을 눈여겨본 주인이 훗날 로마로 유학을 보내준 덕분에, 그는 위대한 철학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조그만 오두막에서 검소하게 살며 명성, 재산, 권력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는 전문적인 철학자와 보통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각성한 삶을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명료하고 성심껏 전달했다. 도덕적 진보는 매일 스스로 노력해야 얻을 수 있으며, 일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이되, 의지만은 늘 자신 뜻대로 할 수 있다는 그의 확언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선한 삶에 필요한 세 가지 필수요소를 제시한다. 첫째는 욕망을 정복하는 것, 둘째는 의무를 이행하는 것, 셋째는 자신과 커다란 인간 공동체 안에서 맺는 관계에 대해 분명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것! 또한 행복을 좌우하는 세 가지 요인도 제시한다. 첫째는 당신의 의지, 둘째는 당신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당신의 생각, 셋째는 당신이 자신의 생각을 이용하는 방식! 에픽테토스는 주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고 전한다. 나머지는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이라 한다. 지금 처한 삶의 환경에서 가능한 한 가장 의미 있는 삶을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깨달음이 아닐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라!

 

 

에픽테토스는 '책의 올바른 이용'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그냥 책을 읽었다고 말하지 말라. 책을 통하여 생각을 더 잘하게 되었다는 걸 보여줘라. 더 분별력 있고 사려 깊은 태도로 살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라. 책은 정신을 훈련하는 도구일 뿐.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진보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책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늘 함께하지만, 가끔 독서의 목적과 취지를 고민하며 길을 잃는 경우가 있다. 독서란 그 자체로 경이롭고 더없이 큰 만족을 주는 행위지만, 책을 읽고도 변한 게 없다면 과연 그 독서는 옳은 것일까? 있는 그대로 아무 걱정 없이 즐기며 탐독하는 과정에서, 단 하나를 배우더라도 내 것으로 만들어 삶에 깊이를 더하는 독서를 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인생 자체를 뜯어고치며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극한의 처방이 아닌, 내가 속한 현실 속에서 최선의 나를 찾는 특별한 삶의 지혜. 이 책에 실린 현자의 93가지 예리한 지침은 현실적인 인생 명언이라 더 깊이 와닿았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배틀 그라운드

지은이: H.R. 맥매스터 / 옮긴이: 우진하

펴낸 곳: 교유서가

 

 

 

할머니는 6.25 전쟁 피난길에 겪은 일을 가끔 말씀하시곤 했다. 급하게 챙겨 떠난 짐은 피난길이 길어질수록 하나둘 사라졌고, 애지중지 키웠던 개도 잃고, 목숨이 풍전등화인 상황 속에서 꿋꿋이 살아내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그때의 처절한 상황이 혹시 손녀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무서운 기억으로 남을까 단어를 세심하게 골라가며 조심스레 말씀하셨지만, 내겐 할머니가 그 모진 세월을 차마 속 시원히 뱉지 못하고 무거운 돌을 얹은 듯 담아두신 게 한없이 서글프고 안타까웠다. 전쟁이란 인간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남기는 걸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무자비한 만행을 지켜보며, 많은 이가 우려하는 세계 3차 대전의 불씨는 피어오르기 전에 무사히 꺼질 수 있을까? 한때 세계를 호령했지만, 이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버린 미국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H. R. 맥매스터의 저서 《배틀 그라운드》에서 미국의 현주소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런 정치 외교책이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걸 보면, 불안한 세계정세 속에서 미국의 입장을 주목하는 세계적 관심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라는 뜨거운 감자!

 

 

《배틀 그라운드》는 러시아, 중국, 남아시아, 중동, 이란, 북한에 관한 분석과 전망을 담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국가는 단연 러시아, 중국 그리고 북한. 자유와 정치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바탕으로 벌어진 색깔 혁명과 모스크바 시위. 하지만 푸틴은 이런 움직임의 배후 세력에 미국과 유럽이 있다고 믿는다. 국민의 관심을 국내에서 국외로 돌리기 위해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며 외부의 적이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음을 끊임없이 자극적으로 어필하며 분위기를 선동한다. 과거의 영광을 찾고자 푸틴은 러시아의 민족주의적 사명을 불러일으켰고, 그로 인한 여러 결과에 우크라이나 침공도 포함된다. 글쎄... 정치는 잘 모르지만, 고작 이딴 이유로 무고한 생명을 그토록 앗아가다니. 할 말을 잃었다. 중국도 러시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중국 공산당이 21세기 새로운 사대주의 체제를 만들어 낸다면, 세계는 큰 타격을 입고 대대적인 혼란을 겪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던 북한은 그때와 달라진 것 없이 여전한 듯한데... 과연 세계 평화라는 단어가 현실화될 순간이 오긴 올까?

 

 

 

 


 

 

 

객관적인 시각으로 잘 판단해야 할 이야기!

 

 

이 책은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지극히 미국적인 시각으로 쓰였다. 미국이 초강대국의 권좌를 지킬 수 있을지에 주목하며 세계정세를 분석한 책이기에 절대적인 정답이라 볼 순 없다. 다만 미국이 이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며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찾고자 하는 정답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정치는 물론 세계정세에 어두운 내겐 여기서 언급하는 불안한 현실이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당장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전쟁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분. 저자는 미국의 일관성 없는 외교 정책과 안일함을 꼬집으며 자아도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미국이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걸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발언이 곳곳에서 눈에 띄면서도 '그래도 미국은 미국'이란 입장을 고수하는 다분히 미국적인 저자의 소견. 그래도 반 이상을 맞을 거라 생각하며, 이제 남은 반은 우리가 직접 판단해야 할 순간인 듯하다. 세계가 처한 현주소를 실감하며 앞으로의 판도를 가늠하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 보시길!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절은 노래하듯이
오하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계절은 노래하듯이

지은이: 오하나

펴낸 곳: 미디어창비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손짓하는 푸른 제주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그곳에서 보내는 1년 열두 달의 삶은 어떨까? 육지에서의 삶과는 사뭇 다른 매일이 펼쳐질 것 같은 환상의 섬. 슈퍼스타 이효리의 제주살이가 방송을 통해 워낙 강렬하게 각인된 터라, 다른 모습을 선뜻 떠올리긴 어렵지만 분명 그곳에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매일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은 그 특별한 인생을 간접 체험할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제주에서의 소박하고 담백한 슬로 라이프를 담아낸 에세이 《계절은 노래하듯이》. 그 따스한 이야기가 푸른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오색빛깔 조약돌처럼 반짝이며 내 마음을 톡톡 두드린다.

 

 

 

자연을 벗 삼아 감사하며 살아가는 1년 열두 달의 이야기!

 

 

12월이 되면 제주 농원엔 탱글탱글한 주황색 귤이 탐스럽게 달린 특별한 크리스마스 풍경이 펼쳐진다. 정성들여 키운 귤을 수확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은 그간의 노고로 일군 성과를 자축하는 시간이자 곧 다가올 새해를 기대하는 설레는 순간이다. 제주에서 귤나무와 함께하는 시인 오하나의 1년 열두 달의 기록. 여러 건의 배송 실수를 유쾌하게 봐준 귤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작가의 모습이 너무 티 없고 순진하여 웃음이 났다. 어쩜 이렇게 때가 안 묻었을까? 인생을 함께할 짝꿍은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라더니, 음악을 하는 남편분 역시 참 수더분하다. 태풍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어린 멧비둘기에 가슴 아파하고, 이기적인 누군가의 만행으로 꺾일뻔한 배나무를 살뜰하게 챙긴다. 언제나 진심은 통하는 법. 부부에게 생쥐를 물어다 주며 보은하는 고양이, 다 자란 후 짝꿍을 데리고 옛 둥지로 돌아온 멧비둘기. 이심전심 오가는 마음속에 스민 따스한 배려와 애정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훈훈하구나 싶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나아가 세상사는,

누군가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싸여

지탱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노래하듯이》 p21 중에서...

 

 

 

잔잔하게 스며드는 따스한 순간의 기록들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지인에게 전하듯 차분하게 담아낸 글. 눈 내린 삼나무숲에서 반려견 보현이와 행복한 추억을 쌓고, 봄이 되면 자연이 뿜어내는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고, 여름이면 순백색의 귤꽃이 만개한 농원에서 계절의 향기를 음미하며, 가을엔 초록색 행성처럼 대롱대롱 달린 청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다시 겨울이 되면 귤을 수확하며 한 해를 감사하게 마무리한다.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할 순 없겠지만, 이 책에 담긴 모든 순간이 참 아름답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바쁜 하루 중 잠시 눈에 들어온 파란 하늘에 감탄하듯, 제주에서의 하루하루는 잘 영근 열매처럼 싱그럽고 향긋했다. 노래하듯 담아낸 그 계절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어 더없이 달곰했던 에세이!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지은이: 주성철

펴낸 곳: 김영사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 주윤발, 여명, 금성무...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추억의 스타들. 그중에서도 특히 장국영은 잊을 수 없는 별이다. 중학생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 <야반가성>이 들어왔다는 소식에 급 결성된 영화 모임. 그렇게 장국영으로 뭉친 우리 셋은 학창 시절 내내 가장 친한 삼총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들려온 믿을 수 없는 소식. 하필 4월 1일이라니...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나버린 장국영을 원망하며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가! 지금도 그 곱고 환했던 얼굴을 떠올리면 가슴이 욱신거린다. 오늘은 또 한 명의 장국영 팬을 만났다. 영화잡지에서만 20년을 일한 베테랑 기자, 주성철 영화 평론가. 홍콩영화를 더없이 사랑하는 그가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홍콩에서의 특별한 순간을 담은 책을 펴냈다.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는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의 10주년 개정판으로 첫 출간 후, 10년간의 변화와 현 상황을 담아 새롭게 엮은 책이다.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정말 백점 만점! 책을 펼치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스타들의 모습과 영화의 잊을 수 없는 여러 장면이 별똥별처럼 쏟아져 내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 그 아련한 추억을 거니는 설레는 발걸음!

 

 

<화양영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웠던 골드핀치 레스토랑, <천장지구 2>에서 곽부성이 오천련과 함께 찾았던 성 미카엘 묘지, 장국영이 좋아했던 딤섬 전문점 예만방과 일식주점 모정, <천장지구>에서 유덕화와 오천련이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던 성 마거릿 성당 등 시작부터 주옥같은 장면들이 가득하다. 장국영이 생의 마지막 순간 머물렀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24층 객실 자체가 리모델링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평소 그가 애프터눈 티를 즐겼던 호텔 2층 클리퍼 라운지에서 저자는 우연히 관지림을 만나 사진도 찍고 장국영에 관한 짧은 이야기도 나눴다는데, 이런 행운이 가능하다니! <중경삼림>에서 왕정문이 양조위의 집을 몰래 쳐다보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아비정전>에서 유덕화와 장만옥이 만나던 전화부스. 추억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멋진 장면들! <망부성룡>에서 오군여가 살던 집을 찾다가 저자는 진가신과 오군여 부부를 만났다. 무슨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있담? 이 정도면 정말 성공한 덕후, 아니, 하늘도 감동시킨 덕후가 확실하다!

 

 

 

 


 

 

 

 

하나의 공간 안에

 

이렇게 서로 다른 영화가 만나고,

별개로 흘러갔던 서로의 시간이 겹쳐져

이야기를 건네는 곳이 홍콩 말고 또 있을까.

정말 홍콩은 그 자체로 영화 같은 곳이다.

이것이 우리가 홍콩을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여행에세이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p109 중에서...

 

 

 

사라졌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은 기분, 이보다 좋은 선물이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내가 이토록 홍콩영화를 사랑하는지 몰랐다. 저자가 언급하는 영화의 장면과 관련 장소가 극장 스크린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그 감정은 곧 반가움과 환희로 바뀌었다. 8년 전 여행했던 홍콩에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오래도록 잊고 있던 학창 시절의 추억까지 선명해졌던 순간.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다는 건, 더없이 큰 행운이다.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라본 홍콩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수많은 가게와 건물이 사라졌지만, 아무리 변해간다 해도 우리가 추억 속 영화를 기억하는 한 홍콩은 영원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 시절의 스타와 홍콩 영화를 미치도록 그립게 만드는 책! 이 책을 읽고 방문한 홍콩은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고 아름답겠지?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라는 제목처럼 사라졌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은 기분이다. 오늘 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 시절 홍콩영화를 한 편 봐야겠다. 객관적으로 써야 좋은 서평이라지만, 이 책에 관해서는 사심을 자제할 수가 없다. 아, 정말 읽어보셔야 하는데... 이 감동을 꼭 경험해보시길! 진짜 미치도록 좋았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