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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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지은이: 주성철

펴낸 곳: 김영사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 주윤발, 여명, 금성무...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추억의 스타들. 그중에서도 특히 장국영은 잊을 수 없는 별이다. 중학생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 <야반가성>이 들어왔다는 소식에 급 결성된 영화 모임. 그렇게 장국영으로 뭉친 우리 셋은 학창 시절 내내 가장 친한 삼총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들려온 믿을 수 없는 소식. 하필 4월 1일이라니...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나버린 장국영을 원망하며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가! 지금도 그 곱고 환했던 얼굴을 떠올리면 가슴이 욱신거린다. 오늘은 또 한 명의 장국영 팬을 만났다. 영화잡지에서만 20년을 일한 베테랑 기자, 주성철 영화 평론가. 홍콩영화를 더없이 사랑하는 그가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홍콩에서의 특별한 순간을 담은 책을 펴냈다.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는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의 10주년 개정판으로 첫 출간 후, 10년간의 변화와 현 상황을 담아 새롭게 엮은 책이다.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정말 백점 만점! 책을 펼치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스타들의 모습과 영화의 잊을 수 없는 여러 장면이 별똥별처럼 쏟아져 내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 그 아련한 추억을 거니는 설레는 발걸음!

 

 

<화양영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몰래 만나며 사랑을 키웠던 골드핀치 레스토랑, <천장지구 2>에서 곽부성이 오천련과 함께 찾았던 성 미카엘 묘지, 장국영이 좋아했던 딤섬 전문점 예만방과 일식주점 모정, <천장지구>에서 유덕화와 오천련이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던 성 마거릿 성당 등 시작부터 주옥같은 장면들이 가득하다. 장국영이 생의 마지막 순간 머물렀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은 24층 객실 자체가 리모델링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평소 그가 애프터눈 티를 즐겼던 호텔 2층 클리퍼 라운지에서 저자는 우연히 관지림을 만나 사진도 찍고 장국영에 관한 짧은 이야기도 나눴다는데, 이런 행운이 가능하다니! <중경삼림>에서 왕정문이 양조위의 집을 몰래 쳐다보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아비정전>에서 유덕화와 장만옥이 만나던 전화부스. 추억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멋진 장면들! <망부성룡>에서 오군여가 살던 집을 찾다가 저자는 진가신과 오군여 부부를 만났다. 무슨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있담? 이 정도면 정말 성공한 덕후, 아니, 하늘도 감동시킨 덕후가 확실하다!

 

 

 

 


 

 

 

 

하나의 공간 안에

 

이렇게 서로 다른 영화가 만나고,

별개로 흘러갔던 서로의 시간이 겹쳐져

이야기를 건네는 곳이 홍콩 말고 또 있을까.

정말 홍콩은 그 자체로 영화 같은 곳이다.

이것이 우리가 홍콩을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여행에세이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p109 중에서...

 

 

 

사라졌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은 기분, 이보다 좋은 선물이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내가 이토록 홍콩영화를 사랑하는지 몰랐다. 저자가 언급하는 영화의 장면과 관련 장소가 극장 스크린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그 감정은 곧 반가움과 환희로 바뀌었다. 8년 전 여행했던 홍콩에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오래도록 잊고 있던 학창 시절의 추억까지 선명해졌던 순간.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다는 건, 더없이 큰 행운이다.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라본 홍콩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수많은 가게와 건물이 사라졌지만, 아무리 변해간다 해도 우리가 추억 속 영화를 기억하는 한 홍콩은 영원하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 시절의 스타와 홍콩 영화를 미치도록 그립게 만드는 책! 이 책을 읽고 방문한 홍콩은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고 아름답겠지?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라는 제목처럼 사라졌던 소중한 추억을 되찾은 기분이다. 오늘 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 시절 홍콩영화를 한 편 봐야겠다. 객관적으로 써야 좋은 서평이라지만, 이 책에 관해서는 사심을 자제할 수가 없다. 아, 정말 읽어보셔야 하는데... 이 감동을 꼭 경험해보시길! 진짜 미치도록 좋았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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