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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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나는 과연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 그리고 그 종말의
전날 해야 할 일들을 12가지로 줄일 수 있을까? 1999년의 마지막 날 혹시나

올지 모르는 재앙으로 인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난다.

다행스럽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렇게 나는 2007년의 여름을

살아가고 있다. 1999년의 두려웠던 20세기 마지막 밤을 지나 이제 나는

더이상 성장통을 겪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테레제가

혼란스러웠던 성장통 이후 더욱 성숙해진 것처럼 말이다.

 

 주인공인 테레제는 이제 겨우 열네 살이다. 겨우라는 표현은 어쩌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취소하도록 하겠다. 열네 살은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린 나이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평범하던 어느 날

그녀에게 찾아온 부모님의 이혼 소식. 그로인해 충격에 휩싸인 테레제는

생각보다 어른스럽게 자신을 잘 추스러 간다. 세상의 종말에 대해 걱정하던

테레제의 세상이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12가지라는 목록... 그건 그녀가

순식간에 해낼 수 있는 일들도 약간 포함되어 있는 열네 살의 모험을 다짐하는

선언서였다. 사춘기 소녀답게 순순하게 같은 반의 전학생 얀을 사랑하게 되고

그와 가까워지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 마치 열네 살의 나를 보는 것 같아

수즙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벌써 10여 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 때의 나 역시 테레지만큼 순수했으리라...아니, 이처럼 순수하지 않았더라도

기억 속의 나는 때 묻지 않은 나였으면 한다.

 

 성장통 후에 오는 결과는 한 발 어른에 가까워진다는 거였다.

자폐증에 걸린 언니 이레나와 자신이 사랑하는 소년 얀과 함께 떠난 로마로의

여행... 거기서 얻게 된 하나님의 증표(주인공 자신이 그렇게 믿는...)

그 증표는 영원한 화석으로 굳어진 천분의 1초의 유리조각. 그 유리 조각을

통해 테레제는 무엇을 느꼈을까?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생각? 아니면

앞으로 밀려온 많은 일들에 대한 두려움? 한 차례의 비 오듯 흐르는 눈물과

자신이 좋아하는 할아버지와의 통화 그리고 얀과의 키스는 그녀를

성숙하게 해주었다.

 

 열네 살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정말이지 유쾌한 일이다. 아이의 시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인 비외른은 마치 자신이

주인공 테레제인 양 재미나게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

조차 흔들리는 청소년기에 자신을 찾아가고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을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인공 테레제가 자신을 인정하고 가까워지듯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다스릴 줄 알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단어 하나로만은 다 표현 할 수 없는 이 책...

나의 완전 소중한 책 목록에 추가해야겠다.

앞으로 멋지게 성장할 테레제의 모습을 그려보며 나도 마음속으로 화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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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섬 2007-08-2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