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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노래하듯이
오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제목: 계절은 노래하듯이
지은이: 오하나
펴낸 곳: 미디어창비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손짓하는 푸른 제주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그곳에서 보내는 1년 열두 달의 삶은 어떨까? 육지에서의 삶과는 사뭇 다른 매일이 펼쳐질 것 같은 환상의 섬. 슈퍼스타 이효리의 제주살이가 방송을 통해 워낙 강렬하게 각인된 터라, 다른 모습을 선뜻 떠올리긴 어렵지만 분명 그곳에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매일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은 그 특별한 인생을 간접 체험할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제주에서의 소박하고 담백한 슬로 라이프를 담아낸 에세이 《계절은 노래하듯이》. 그 따스한 이야기가 푸른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오색빛깔 조약돌처럼 반짝이며 내 마음을 톡톡 두드린다.
자연을 벗 삼아 감사하며 살아가는 1년 열두 달의 이야기!
12월이 되면 제주 농원엔 탱글탱글한 주황색 귤이 탐스럽게 달린 특별한 크리스마스 풍경이 펼쳐진다. 정성들여 키운 귤을 수확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은 그간의 노고로 일군 성과를 자축하는 시간이자 곧 다가올 새해를 기대하는 설레는 순간이다. 제주에서 귤나무와 함께하는 시인 오하나의 1년 열두 달의 기록. 여러 건의 배송 실수를 유쾌하게 봐준 귤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작가의 모습이 너무 티 없고 순진하여 웃음이 났다. 어쩜 이렇게 때가 안 묻었을까? 인생을 함께할 짝꿍은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라더니, 음악을 하는 남편분 역시 참 수더분하다. 태풍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어린 멧비둘기에 가슴 아파하고, 이기적인 누군가의 만행으로 꺾일뻔한 배나무를 살뜰하게 챙긴다. 언제나 진심은 통하는 법. 부부에게 생쥐를 물어다 주며 보은하는 고양이, 다 자란 후 짝꿍을 데리고 옛 둥지로 돌아온 멧비둘기. 이심전심 오가는 마음속에 스민 따스한 배려와 애정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훈훈하구나 싶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나아가 세상사는,
누군가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싸여
지탱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노래하듯이》 p21 중에서...
잔잔하게 스며드는 따스한 순간의 기록들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지인에게 전하듯 차분하게 담아낸 글. 눈 내린 삼나무숲에서 반려견 보현이와 행복한 추억을 쌓고, 봄이 되면 자연이 뿜어내는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고, 여름이면 순백색의 귤꽃이 만개한 농원에서 계절의 향기를 음미하며, 가을엔 초록색 행성처럼 대롱대롱 달린 청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다시 겨울이 되면 귤을 수확하며 한 해를 감사하게 마무리한다.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할 순 없겠지만, 이 책에 담긴 모든 순간이 참 아름답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바쁜 하루 중 잠시 눈에 들어온 파란 하늘에 감탄하듯, 제주에서의 하루하루는 잘 영근 열매처럼 싱그럽고 향긋했다. 노래하듯 담아낸 그 계절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어 더없이 달곰했던 에세이!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