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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이춘수 외 지음, 강맑실 엮음 / 사계절 / 2022년 4월
평점 :
제목: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글쓴이: 이춘수, 남윤숙, 하명욱, 임후남, 정원경, 지은숙, 유민정, 여태훈
이선경, 김현숙, 이진, 정보배, 은종복, 박주현, 고승의, 마스터J
양유정, 박진창아, 문주현, 슬로보트, 여희숙, 김남기, 김영수, 강맑실
펴낸 곳: 사계절
어린 시절, 시내에 나가면 엄마와 꼭 서점에 들렀다. 함께 책을 고르기도 하고, 엄마는 어른책 코너에서, 나는 어린이책 (좀 더 커서는 청소년책) 코너에서 각자 책을 고르고 값을 치렀다. 그 책을 가슴에 품고 설레는 마음으로 근처 커피숍으로 가면, 엄마는 커피를, 나는 코코아 한 잔을 시켜 놓고 가만히 책을 펼쳤다. 얼마 못 가 곧장 수다가 이어지곤 했지만, 책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순간도 나름 길었던... 그리운 그 시절. 사람은 추억으로 먹고산다고 했던가? 뜻밖의 기분 좋은 선물처럼 문득 떠오르는 이 추억은 일상에 지친 나를 슬그머니 미소 짓게 만든다. 엄마와 나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그 동네책방은 아쉽게도 오래전에 문을 닫았다. 손 안에 든 핸드폰으로 무엇이든 뚝딱 주문할 수 있는 요즘, 동네책방을 만나기란 점점 하늘의 별 따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은 제목처럼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의미 있는 동네책방의 다양한 사연을 엮은 책이다. 서점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에세이이자, 정말 좋아서 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님들의 솔직한 마음, 그리고 인정 가득한 훈훈한 진심이 담긴 이 책, 어쩜 이렇게 따스하고 매력적일까?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동네책방, 서점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책만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지기와 그곳을 찾는 손님이라면 동네책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끈끈하고 정과 탄탄한 유대감을 먼저 떠올릴 거다. 동네 사람들을 부르는 곳이자, 지역 공동체 문화가 싹트는 곳. 함께 모여 나눈 책의 메시지가 모두의 삶으로 확장되어 퍼져나가는 곳. 신청자가 단 1명뿐이라도 정성을 다해 독서 모임을 준비하는 책방지기, 커피숍을 운영하다가 여기 서점도 있으면 좋겠다는 손님의 한마디에 결국 꿈을 품고 서점을 연 책방지기,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지방으로 내려와 서점을 꾸리며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책방지기. 정말 좋아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동네책방 운영을 오늘도 무사히 해내고 있는 그분들의 이야기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삶의 애환을 넘어, 책을 사랑하는 마음과 서점을 찾아준 손님을 향한 진심과 고마움, 그리고 그 공간에서 빚어내는 아름다운 추억과 소중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 괴롭고 돈도 벌기 힘들지만, 그런데도 하고 싶고, 누군가 하면 좋겠는 그런 일. 어쩌면 큰 용기가 필요했을 동네책방. 이 책에 실린 23곳의 작은 서점을 차례차례 방문하여 진심 가득한 응원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책방을 한다는 건 사람과 책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p139 중에서...
책과 사람이 만나는 그곳, 동네책방.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의 강맑실 대표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독자와 동네책방에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고민한 끝에 탄생한 보석 같은 선물이다. 그녀의 책방 순례길을 순서대로 담아낸 여행 에세이 같은 이 서점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동네책방이 우리의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내겐 엄마와의 잊지 못할 추억이 가득한 그곳.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존재만으로도 반갑고 감사한 공간. 하지만 이런 마음과는 달리 정작 동네책방을 위해 내가 무언가 진심을 기울여 힘쓴 일은 없었다. 작가와의 만남, 독서 모임 등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소통하고 책방에 북적북적한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책방지기들의 노력을 무심히 지나쳤던 지금까지의 내 모습이 어찌나 머쓱하던지. 이 책에 실린 23곳의 동네책방 중, 아쉽게도 내가 사는 지역에 있는 서점은 없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나만의 동네책방 지도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나른하고 평화로운 주말 오후, 가까운 동네책방을 찾아 집을 나서야지. 그리고 언젠가는 꼭 이 책에서 만난 23곳의 동네책방에 모두 가보자! 내 삶의 반짝이는 이 새로운 변화는 모두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덕분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동네책방들, 부디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쭉 무사히 그 자리에 함께 있어 주기를 간절히 응원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