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 자, 오늘은 뭘 먹어 볼까?
마츠시게 유타카 지음, 아베 미치코 그림, 황세정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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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지은이: 마츠시게 유타카

옮긴이: 황세정 / 펴낸 곳: 시원북스


한창 음식을 주제로 한 일본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카모메 식당'을 시작으로 '남극의 쉐프', '리틀 포레스트', '심야식당',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등 따스한 음식과 함께 내어놓는 사람의 온정이 어찌나 좋던지, 그 감동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재밌게 봤던 일드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바로 '고독한 미식가'. 무심하고 털털한 주인공 고로 상이 출출함을 달래러 오늘의 메뉴를 찾아다니는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음식을 대하는 고로 상의 태도에 미소 짓고, 생생하게 이어지는 맛의 묘사에 침을 꿀꺽 삼키곤 했다. 그 고로 상으로 열연한 배우 마츠시게 유타가의 음식 이야기를 이번엔 책으로 만나 보자.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책장을 넘기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진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음식들, 확실한 건 분명 맛있을 거란 것!

이 책은 안주, 고기와 생선, 일품요리, 면류, 밥과 국물 요리, 디저트, 기념품. 이렇게 총 7개의 주제로 이어진다. 일본 음식을 좋아해서 익숙한 메뉴도 있지만 다소 낯선 이름의 메뉴들도 있어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검색하며 읽으면 더 이해하기 쉽다. 모르는 상태에서 글에 의존하여 머릿속으로 신나게 상상해도 정작 사진으로 찾아본 메뉴가 다를 땐 허탈하기보단 오히려 재미있으니 꼭 해보시길! 뭐든 잘 먹을 것 같은 작가가 의외로 꺼리는 음식이 꽤 있다는 것도 신선하다. (흰색 아스파라거스는 특히 쥐약!) 문득문득 무심하게 툭 털어놓는 속마음부터 좋아하는 음식을 앞에 두고 한껏 상기된 작가의 모습까지. 잔잔했던 바다에 파도가 일렁이듯 나름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에세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놓치면 아까울 음식 일러스트도 꼭 챙겨보기!

이야기마다 색연필로 쓱쓱 그린 듯한 먹음직스러운 일러스트가 일품이다. 글을 읽기 전에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일러스트만 쭉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유난히 먹는 걸 좋아하고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을 보면 참 행복해 보이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행복감이 느껴진다. 읽으면 읽을수록 소박하고 단조로운 나의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책을 덮을 때는 따스하고 포근한 에너지로 제법 충전된 내 모습에 빙그레 미소 짓게 되는... 이 에세이는 그런 힘을 지녔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 일상은 놀랄 만큼 달라진다. 그 시작은 오늘 내가 마주한 밥상, 음식으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좋아, 내일은 뭘 먹을까?



※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와 시원북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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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용기 100 - 일본 최고 전문의가 전하는 잡동사니, 뒤엉킨 사고, 인간관계 정리 습관
고바야시 히로유키 지음, 이지현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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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버리는 용기 100

지은이: 고바야시 히로유키

옮긴이: 이지현 / 펴낸 곳: 더페이지

바쁘게 살다가 며칠 짬이 생겼다. 일만 없으면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정작 시간이 생기니 무기력했다. 이 권태로움이 거북했지만 정작 행동에 나서지 않는 내 모습이 더 당황스러웠던 시간. 그러다 짧은 쇼츠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 열정적이었던 사람이 더 권태에 빠지기 쉽다는 김창욱 씨의 말. 근데 그 권태 역시 영원하지 않다는 말이 작은 위로로 내 마음을 쓰다듬었다. 덜어내고 정리할 건 과감히 치워버리고 내 인생을 진짜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고 싶다. 아마도 그런 마음이 날 이 책으로 이끌었으리라. 《버리는 용기 100》. 작가가 전하는 버릴 것 100가지는 대체 뭘까?

무엇을 정리해야 할까?

방이나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의 머릿속 상태를 알 수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난 정말 대청소가 필요하다. 머릿속도 나를 둘러싼 환경도 차근차근 정리를 시작해야 할 순간. 뭐부터 정리할지 막막하다면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닥치는 대로 시작해도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길을 잃기 십상.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한 거다. 《버리는 용기 100》은 주변 물건은 물론 나의 사소한 생활 습관, 기존의 사고방식와 버릇, 식사에 관한 상식, 인간관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버리고 정리해야 할 것들을 꼬집는다. 그대로 싹 실천할 필요야 없겠지만, 하나하나 집어주니 뚜렷한 청사진으로 지름길과 목표를 알려주는 느낌이랄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지금'이라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계발도서 '버리는 용기 100' 중에서...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보자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이 책은 스트레스의 90%가 대인관계, 10%는 생활환경에서 온다고 말한다. 우선 아침의 '늘어짐'과 '서두름'을 버리자. 1시간만 일찍 일어나도 하루가 달라지고 그 하루가 쌓여 인생이 달라질 거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계단을 이용해서 활동량을 늘리자.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데, 오전에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잡무는 오후에 처리한다. 그리고 6시 이후에는 주요 업무는 접어두고 워라벨을 적정하게 유지하자. 주말이나 휴일에 하고 싶은 일을 미리 정해서 후회 없이 알차게 보내자. 완벽을 추구하지 말고 80%만 해낸 자신을 인정해라. 걱정과 고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극복하면 항상 새로운 발전과 성공이 기다린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모두가 날 좋아해 주길 바라지 말라는 것. 내가 날 사랑하고, 정말 아끼는 몇 명만 주변에 두어도 인생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책을 덮으며 그간 미뤄왔던 것들이 떠올랐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이젠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더 알겠다. 우선 시작이라도 하면 그 일을 해낼 가능성이 50%는 넘어서게 된다는 거겠지... 새해의 3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올 한 해를 점검하고 더 잘 꾸릴 마음을 먹어본다. 이 책은 '해야겠다는 마음' 그리고 '해보자는 의지'를 끌어올려 준 꽤 괜찮은 책이었다. 그래, 차근차근 정리를 시작해 보자. 어서 움직여!



※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와 '더 페이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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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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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글쓴이: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양윤옥

펴낸 곳: 하빌리스


'설마, 또 신간이야?'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출간 소식을 들으면 반가움을 넘어서 경이로울 지경이다. 예쁜 핑크색 표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묵직한 소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어쩐지 제목이 낯이 익다 했더니 역시나 그 느낌이 맞았다. 2017년 현대문학에서 출간했던 《위험한 비너스》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7년의 세월이 지나 새 옷을 입고 독자를 찾은 이 책이 어쩐지 너무 반가웠다. (나의 올여름을 알차게 채워주고 있는 1등 공신, 히가시노 게이고. 아무쪼록 지금처럼만 쭉 계속 써주소서!) 이번에 만난 소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는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종, 복잡한 가족사, 의학 서스펜스, 의문스러운 죽음


우리의 주인공은 수의사인 데시마 하쿠로.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의문의 여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야가미 가에데라는 그 여성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하쿠로의 이부 남동생 아키토의 아내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시애틀에서 급히 귀국했지만, 이틀 만에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는 아키토. 이건 자발적 실종일까? 아니면 사건에 휘말린 걸까? 아키토의 행적을 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 아키토의 아버지가 과거에 감행했던 끔찍한 의학 실험. 하쿠로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죽기 전에 보였던 이상 증세. 하쿠로 어머니의 의문스러운 죽음 등등. 자칫 따로국밥이 될 수 있는 여러 개의 실타래를 단단히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한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붙으면, 이젠 멈출 수 없다!


솔직히 이 소설이 팽팽한 긴장감이나 조바심을 선사하진 않는다. 하지만 사라진 아키토의 행방과 16년 전 어머니의 기이한 죽음을 쫓는 과정이 더없이 진지하고 현실적이라 마치 내가 소설 속 인물이 된 듯 한없이 빠져들게 된다. 아키토 집안이 품고 있는 복잡한 가정사와 서로의 이해관계,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라 의심되는 막대한 무언가... 거기에 동생의 아내에게 품어서는 안 될 감정을 품은 어리숙한 하쿠로 덕분에 일단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다. 은근히 달아오르다가 끓는점을 넘어서는 순간, 하쿠로도 우리 독자들도 결말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리게 되는 소설. 그렇게 다다른 이야기의 끝에서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슬그머니 미소 짓지 않을까? 소설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하도록 해주는 양윤옥 번역가의 '옮긴이의 말'도 꼭 챙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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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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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다발은 독

지은이: 오리가미 교야 / 옮긴이: 이현주

펴낸 곳: 리드비


어김없이 돌아온 추리소설의 계절!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 권씩은 추리소설을 즐기자고 다짐한 요즘, 눈에 띄는 신작을 만났다. 일본 추리소설 베스트셀러이자 미라이야 소설 대상을 거머쥔 수상작. 사실 나오키상 이외의 상들은 인지도가 좀 낮은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단 대상을 받았다면 어떤 작품이든 어느 정도 수준은 넘어서니 믿고 읽을 만하다. 《꽃다발은 독》은 비교적 작은 범위 내에서 제한된 등장 인물 간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긴장감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몰입감 있는 작품이니, 이런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읽어보시길!

끊임없이 날아드는 협박장, 진실을 알 수 없는 과거의 사건! 과연 범인은 누구?

소설은 학교 폭력 피해자인 사촌 형을 도우려던 기세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한 해 선배인 기타미 리카의 작은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6년 후 뜻밖의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학창 시절 동경했던 과외 선생님이자 형인 마카베가 결혼을 앞두고 익명의 협박장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기세는 한 탐정 사무실에 이 사건을 의뢰하게 되고 잊지 못할 선배인 리카를 조우한다. 두 사람은 배트맨과 로빈처럼 잔잔한 캐미를 뽐내며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가는데, 이 과정이 사뭇 매력적이라 어쩌면 이 인물들로 시리즈를 이어가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은근히 피어오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반적 역시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사실 기절초풍할 정도의 반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가가 꽤 고심한 장치임을 실감할 수 있다.










어쩌면 실제로 벌어질 것만 같은 서늘한 결말!

앞서 말했듯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반전은 아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서늘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도 어디선가 충분히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일. 반미치광이가 비뚤어진 욕망까지 품으면 야기할 수 있는 참극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피해자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물 그리고 이 지독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범인까지... 모두에게 참 씁쓸한 결말. 시리즈를 기대하는 작품으로서 이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아니기를 소망해 본다. 어쩌면 다음 이야기에서 모든 것을 바로잡은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으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오리가미 교야 작가님, 이 책 시리즈로 가시죠! 다음 이야기도 꼭 챙겨 읽겠습니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재밌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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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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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만큼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유년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간질간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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