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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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구, 집을 갖추다

지은이: 김지수

펴낸 곳: 교유당 / 싱긋

 

 

 

새집으로 이사한 지 어언 4년 차,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나만의 스타일로 집 꾸미기. 예쁜 인테리어 사진을 찾아 이리저리 조합해보지만, 언제나 결론은 가구를 다 바꿔야 한다는 것, 혹은 지금 가진 짐을 반 이상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동경하며 옷이며 책이며 많이 정리해 보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면 짐은 다시 예전 그대로 불어나 있었다. (정말 진심으로, 언제 어디서 물건이 이렇게 들어왔는지 나는 모른다. 녀석들의 자가 번식 여부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상황!) 그건 그렇고, 오늘은 인테리어를 향한 내 열망을 더 뜨겁게 타오르게 하는 책을 만났다. 2006년 드라마 <궁>의 나비장 시리즈와 '마카롱 휴지케이스'로 큰 성공을 거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지수 씨의 흥미로운 가구 이야기 《가구, 집을 갖추다》. 단순히 어떤 가구가 예쁘고 실용적인지를 다루는 게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며 역사 곳곳에 자리했던 가구와 트렌드 변화, 더 크게 공간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하여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즐겁고 유쾌한 리빙 인문학을 소개한다.

 

 

 


 

 

 

 

가구 이야기가 이토록 재밌을 줄이야!

 

 

 

'가구'란 한자어로 '집 가'와 '갖출 구' 자를 써서 '집을 갖추다'란 뜻이라고 한다. 세상은 그대로지만, 새로운 세대가 세상의 중심에 서며 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그 시대를 이끈다. 우리가 카페를 찾는 이유는? 감성적, 심리적인 만족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사투로 인해 우리의 소비 패턴은 외부가 아닌 내부 즉, 집을 꾸미는 일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멋지게 꾸밀지 고민이라면 다양한 인테리어 잡지를 참고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자연으로 눈을 돌리라고 한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는 게 가장 중요! 부유한 나라에서 빈티지 스타일을 선호하는 건 먹고살 만해지니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니 우리나라도 이제 꽤 살만한가 보다. 온돌문화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17세기 조선 중기 이후라고 하는데, 당시 전 세계에 불어닥친 소빙기로 기근, 역병, 폭동, 전쟁 등 끔찍한 재앙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1만 년 중 가장 추웠던 그 시기에 우리 선조는 온돌과 좌식 문화에 들어섰고 18C 중반 완벽하게 대중화됐다고 한다. 리빙 전문가로서 작가님이 우리에게 해주는 조언은? '소파보다 식탁에 투자하라'. 비싼 식탁은 사라는 게 아니라 거실과 부엌을 통합하라는 얘기다. 소파와 식탁을 조합하여 거실 겸 다이닝 룸으로 쓰면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공간이 주는 특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나만의 스타일로 꾸민 스위트 홈을 꿈꾸며!

 

 

 

여러 가지 분야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문명과 문화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작가님이 추천하는 책은 E.H.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4》. 모두 소장하고 있는 책이라 더없이 반가웠다. (다 읽어 봤냐고 물으신다면, 물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또르르...)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속삭인 게 발코니, 테라스, 베란다 중 어디였을까?', 버지니아 울프는 왜 자기만의 방을 바랐고 소로의 오두막에서의 삶은 어땠을지, 그리고 가구의 역사를 따라 만난 각 시대상은 더없이 흥미로웠다. 역사, 인문, 문학, 예술, 인테리어,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책! 식탁에서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찬찬히 집을 둘러보았다. 바닥엔 미처 치우지 못한 꼬마의 흔적, 서재엔 차마 자리를 잡지 못한 책들이 옹기종기 쌓아 올린 탑, 책상엔 아직 끝내지 못한 일감과 함께 치열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평소 같으면 한숨을 푹 쉬었겠지만, 오늘은 좀 다르다. 언젠가는 꼭 내가 원하는 진짜 공간을 꾸릴 수 있을 거란 기분 좋은 설렘. 그 설렘 깊은 곳에 이 책 《가구, 집을 갖추다》가 있다. 두 번, 세 번 읽어도 재밌을 것 같은 이 책을 어떻게 추천해야 하나? 아, 이 느낌은 정말 직접 읽어 보셔야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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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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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통령의 염장이

지은이: 유재철

펴낸 곳: 김영사

 

 

 

사랑했던 가족을 보내는 고통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살면서 몇 번의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했지만, 다행히 우리 가족은 모두 건강하게 내 곁에 있기에 지금까지의 슬픔은 잘 견뎌낼 수 있었다.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하는지 나는 잘 몰랐다. 부실한 상조 회사들의 실체를 고발한 기사를 읽으며 장례에 관한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인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보내드려야 하는지, 그리고 내게 주어진 남은 삶을 어떻게 꾸려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은 듯하다. 30년간 수천 분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드린 유재철 장례지도사의 에세이 《대통령 염장이》. 이 책은 대통령 여섯 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과 여러 고인의 죽음에 관하여,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남은 이들의 삶에 관하여 깊이 있는 인생 철학을 전한다.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한 인생을 두 손으로 보내주는 사람

 

 

 

유재철 장례지도사는 고인을 고이 보내 드릴 때마다, 아이러니하게도 참된 삶이 무엇인지 가르침을 받는다고 한다. 고인을 생전 모습처럼 곱고 단정하게 모시는 일. 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난 수많은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하루아침에 아내와 자식 둘을 모두 잃고 절규하는 남편,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부터 곡기를 끊고 목욕재계 후 생전에 가장 아끼던 옷을 입고 돌아가신 할머니, 감나무 가지를 치다가 실족하여 안타깝게 돌아가신 스님, 먼저 간 고인을 금세 따라가 버린 가족의 줄초상. 예전엔 영화나 드라마 속 일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죽음의 순간이 생생한 현실로 성큼 다가와 고개를 떨구게 된다. 몸은 상처투성이였지만, 얼굴만은 무사했다던 노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길은 정치적 이념과 이해관계를 떠나 그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그 죽음 앞에서 삶의 유한함과 소중함이 한층 더 진해진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인생인데

우리는 '내일'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아간다.

에세이 추천 《대통령의 염장이》 '죽음의 문턱에서' 중에서...

 

 

 

최선의 삶, 나이듦에 관하여...

 

 

핑계 없는 무덤,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 내 삶의 끝이 어느 순간 어떻게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 문득 죽음이 두려운 순간도 있다. 하지만 책에 실린 한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태어날 때도 이 세상을 모르고 왔으니 다음 세상 역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죽음을 마주한 이 책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 건 제대로 살고 싶다는 의지였다. 당연한 줄 알았던 '내일'이 실은 더는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렇다면 우리는 매 순간 원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할 것이다. 최선의 삶은 됐고, 그저 행복하고 싶다면 그것도 좋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이 세상, 신나게 잘 놀다 간다'고 말하며 후회 없이 떠날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날 위한 그런 인생을 꾸려가자. 유족의 눈물이 수의에 묻으면, 수의가 무거워 영혼이 떠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고 한다. 누군가를 보내야 하는 순간, 혹은 내가 떠나야 하는 순간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맺히지만, 삶과 죽음 모두 피할 수 없는 끝이 있기에 잘 준비해보려 한다. 《대통령의 염장이》 죽음에 관하여 논하지만, 그 어느 책보다 삶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어오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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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시대 - 로마제국부터 미중패권경쟁까지 흥망성쇠의 비밀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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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국의 시대

지은이: 백승종

펴낸 곳: 김영사

 

 

 

위아래로 참 별난 이웃을 둔 나라의 국민으로서, 왜 우리나라는 이토록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이 많은데 단 한 번도 세계를 호령하는 제국이 되지 못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밥그릇 싸움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단합심이 부족하다거나 정에 약해서라는 의견도 있다. 무엇이 정답이라 딱 꼬집어 말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제국의 흥망성쇠를 자세히 살핀 역사책을 만난 건, 어쩌면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역사가 백승종 교수는 이 책 《제국의 시대》에서 확실한 전제를 제시하며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연다. '왜, 제국의 역사를 말하는가'. 우리는 왜 제국의 역사를 알아야 할까? 떡잎부터 다른 태동기를 거쳐 눈부신 전성기를 지나면 언젠가는 쇠퇴하고 마는 제국의 흥망성쇠. 세계를 호령했던 제국의 역사를 깊이 성찰한다면, 우리 삶은 더 지혜롭고 풍요로울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인의 시선으로 제국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어떤 새로운 사실이 눈에 띌지 단연 기대되는 상황. 이 책은 수많은 제국의 흥망 속에서 미래를 향한 반짝이는 열쇠를 찾는다.

 

 

 

어떤 제국을 만나게 될 것인가?

 

 

이런 역사책과 세계사책은 시작하기에 앞서 큰 틀을 알고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이번 여정에서는 사상 최초의 초강대국 로마제국, 너무 짧은 영광을 누린 몽골제국, 동서 교차로의 오스만제국, 해가 지지 않을 만큼 지구 끝까지 팽창했던 대영제국, 불가사의한 역사를 지닌 독일제국, 100년 전의 동아시아 삼국, 소련, 미국, 중국 등 현대의 세계제국들을 살핀다. 그리고 끝으로는 역사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요인과 미래 세계를 전망한다. 각 제국의 전반적인 흐름과 극적 반전을 야기한 결정적인 사건, 주요 인물과 당시의 주변 정세 등을 알아보며 요목조목 접근하니 상당히 흥미롭다. 좀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만큼 재밌었던 제국의 역사!

 

 

 

 


 

 

 

제국은 어떻게 흥하고 어떻게 망했는가, 그리고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무려 700년간 지중해 일대를 호령한 역사상 최초의 초강대국이었던 로마제국은 거듭된 전쟁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두며 광대한 영토를 차지했다. 카이사르와 옥타비아누스 같은 걸출한 영웅이 기틀을 다진 로마제국은 시민권 등의 훌륭한 제도와 실용적인 공학 기술의 발달, 지형과 자원은 잘 활용하며 전성기에 도달한다. 그런 로마제국이 어떻게 멸망했는지는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지만, 학자들이 손꼽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방대한 영토 때문에 전체적인 통치가 불가능했고 그로 인한 문제가 축적됐을 거란 점, 기후변화와 전염병, 이민족의 침입도 이유로 들 수 있다. 너른 벌판을 호령하던 몽골제국은 후계 문제로 불거진 분란과 흑사병에 기근, 그리고 농민 반란까지 벌어지며 결국 몰락했다. 내부적인 문제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며 외부적인 문제까지 겹쳐 흔들리는 순간 강철처럼 견고했던 모든 제국이 무너져내렸다. 흥한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망한 이유는 놀랍도록 비슷한 부분이 많다. 역시, 어느 시대든 인간이란 결국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며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코로나와의 긴 싸움으로 한창 지쳐있는 이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마음이 더 무겁다. 실시간으로 폭격이 이뤄지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지금, 혹여 제3차 세계대전으로 전쟁이 번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 상황. 그리고 10년쯤 후엔 다들 산소통을 등에 메고 외출해야 하지 않을까? 나날이 나빠지는 공기와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까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시대를 살아가는 산 증인이다. 한데, 가만히 살펴보니 오랜 순간 역사의 주인공이었던 제국도 모두 유사한 문제를 겪었었다. 이 책 《제국의 시대》를 쓴 백승종 교수의 말씀처럼 그들이 지나온 발자취에 분명 미래를 위한 답이 있을지 모른다. 다만, 그 답은 누군가 손에 쥐여주는 게 아닌 직접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찾아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은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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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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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무렇지 않다

글 & 그림: 최다혜

펴낸 곳: 씨네21북스 / 한겨레출판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내 자리는 없는 듯한 공허함. 이 넓은 세상에 내 몸 하나 편히 뉠 곳 없는 허탈함. 고등학교, 대학교라는 마지막 방패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세상 앞에 덩그러니 놓인 20대는 가장 아름답지만, 또 가장 서글프고 괴로운 나이가 아닌가 싶다. 어엿한 사회인이 된다기보단 그저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길 수 있길 바라며 꿈과 현실을 타협해야 하는 수많은 순간. 30대가 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란 막연한 희망은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 헛된 꿈으로 전락한다.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세상은 우리에게 이토록 가혹한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가파른 외줄타기를 하며 늘 아슬아슬한 청년들. 어느 날 무례하게 불쑥 찾아오는 불행 앞에서 무너진 순간들. 하지만 또 힘겹게 일어서 괜찮은 척 담담하게 내일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담은 그래픽 노블을 만났다. 꼭 안아주고 싶은 세 여인, 결국 하나의 청춘인 그녀들의 이야기 《아무렇지 않다》에서 최다혜 작가는 가혹하고 불친절한 인생의 순간들을 촘촘하게 담아낸다.

 

 

 

 


 

 

 

 

혹독한 세상에 오늘도 휘청이는 청춘들

 

 

 

일러스트레이터 지현은 바퀴벌레가 득실거리는 악몽에 시달린다. 어렵사리 정신을 차리고 새 일감을 얻으러 간 자리. 출판사는 작품을 이용할 권리를 전부 양도하라는 계약서를 내민다. 그저 자기 이름 석 자가 박힌 책을 내고 싶었던 지현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하다. 그사이 누군가는 이미 책을 냈고 지현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시간 강사 은영은 대학에서 강의하지만, 늘 생활비가 부족하다. 친구의 결혼식, 오랜만에 만난 친구 중에 자리를 못 잡은 사람은 자기뿐인 것 같다. 수업이 정말 좋았다는 학생의 감사 이메일에 다시 힘을 내는 은영에게 대학 측은 생각지도 못한 비보를 전한다. 무명작가 지은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 안 그래도 빠듯한 형편에 엄마까지 돈을 달라며 손을 벌린다. 마음마저 조급해지는 가난과 미술계의 불편한 진실이 자꾸만 은영을 흔든다. 은영은 그렇게 붓을 잠시 내려놓는다.

 

 

 


 

 

 

불행은 늘 초대 없이 무례하게 찾아온다.

그리고 세상은 불행을 겪는 이들에게

그것이 그들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 말하는

더 큰 무례를 범한다.

《아무렇지 않다》 작가의 말 중에서...

 

 

 

그저 계속하겠다는 다짐과 진심 가득 담아 보내는 응원

 

 

 

일러스트레이터 지현, 시간 강사 은영, 무명작가 지은은 최다혜 작가이자 수많은 청춘의 자화상이다. 그들을 지켜보며, 힘들고 괴로웠던 나의 청춘이 떠올랐다. 세상이라는 큰 파도 앞에 수없이 넘어지고 거절당하고, 환영받지 못한 채 한없이 작아졌던 초라한 내 모습.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어떻게든 자리 잡겠다는 생각이 컸기에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으로 또 힘겹게 일어섰던 나. 안쓰러운 마음에 당장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그 시절의 내 모습은 그들과 지독하리만큼 닮았다. 그 힘든 시절을 겨우겨우 지난 내가 아직 그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딱 하나. 되돌아보며 참 열심히 살았구나 웃을 순간이 분명 올 거라는 거. 그저 계속하겠다는 다짐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고 귀하다. 세상의 모든 지현, 은영, 지은... 그리고 최다혜 작가와 나... 지금 이 순간 지친 몸으로 쓰러져 한줄기 눈물을 흘릴 청춘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 절대 안 괜찮지만, 아무렇지 않다고 툭툭 털고 일어설 당신을 위해, 당신을 닮은 수많은 누군가가 또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진심을 가득 담아 응원을 보낸다. 《아무렇지 않다》의 작가님, 최다혜. 이 세 글자를 다시 적어 보며... 아프지 마,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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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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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이언스 픽션

지은이: 스튜어트 리치

옮긴이: 김종명

펴낸 곳: 더난출판사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실험과 증명을 거듭하여 '팩트'에 접근하는 과학. 눈앞에 보이는 증거가 있기에, 가장 믿을 만한 그 학문이 실은 가짜로 조작된 픽션이라면? 그건 바다에 쓱 빠트렸다가, 다시 건져 희대의 발견이라며 온 국민을 기만했던 가짜 문화재 거북선 별황자 총통 빰칠 일이다. 과학에서만큼은 이런 사기극이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 인간의 탐욕과 욕망 앞에 과학은 팩트가 아닌 픽션으로 둔갑한다. 심리학자이자 오픈 사이언스 운동의 열혈 지지자인 저자 스튜어트 리치는 과학자들이 왜 이런 잘못된 유혹에 빠져드는지 낱낱이 파헤치며 과학 분야에 뿌리 내린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과연 우리는 과학을 믿을 수 있을까?

 

 

 

 


 

 

 

과학 도서 《사이언스 픽션》의 구성, 그리고 과학계에 사기극이 벌어지는 이유

 

 

 

이 책은 3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과학을 한다는 건 실험하거나 가설을 검증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피력한다. 2부에서는 학술지에서 채택하는 표준 과정에 문제가 많은 원인을 분석하고 3부에서는 잘못된 과학적 관행을 집중 조명한다. 최초의 과학적 발견이 이뤄지면, 이 발견이 재현 가능한 것인가를 증명해내야 비로소 사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반복 재현성'이라 하는데, 이 법칙은 오랜 기간 과학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일어나는 실체가 있는 일'이 되기 위한 이 재현성 증명 과정에서 수많은 과학자가 잘못된 욕망과 탐욕에 눈이 멀어 수많은 그릇된 선택을 한다. 실패한 반복 재현 실험, 기괴한 결과, 연출된 반응의 폭로, 조작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며 저명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조차 다시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는 웃지 못할 현상이 속출하는 현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과학책 《사이언스 픽션》 p326 중에서...

 

 

 

다양한 과학 사기극의 사례, 그리고 잃어버린 과학의 정신을 되찾을 방법

 

 

 

역사상 최초로 줄기세포를 심은 탄소 실리콘 기관지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마키아리니. 그는 2012년 한 해 동안 또 다른 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 기관지 수술을 실시했다. 성공한 사례로 논문에 실린 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거의 모두 사망했고, 추후에 인공 기관지를 제거한 환자만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2004년 인간 배아를 성공적으로 복제했다고 논문을 발표한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기술이 성공한다면 불편한 신체의 복원은 물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학적 성취를 이뤄낼 수 있기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모든 업적은 거짓으로 밝혀졌고, 오직 스너피라는 복제견만이 유일한 진짜 업적이었음이 드러났다.

 

 

 

간절히 희망하던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과학자는 악마의 속상임에 빠져든다. 진짜 과학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유를 택하지만, 사기꾼은 그들이 진실이길 바라는 것을 위해 술수를 택한다. 거짓으로 얼룩졌지만, 그럼에도 과학은 스스로 치유할 도구를 갖고 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과학적 관행을 이상적인 가치와 맞추기만 한다면, 흔들리는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진리. 그 진실의 가치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면 과학의 미래는 기대해볼 만하다. 세상을 상대로 무서운 거짓말을 하게 된 과학자들의 심리와 그로 인한 안타까운 사건들을 살펴보며 과학이 존재하는 진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밌는 과학책 《사이언스 픽션》! 과학계의 현주소와 거짓 과학에 흔들리지 않는 혜안을 갖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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