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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선생님의 사회 교실 사막 수업 ㅣ 피클힐 마법학교 8
발레리 와일딩 지음, 켈리 월덱 그림, 이충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앞서 <블러디 선생님의 과학교실 인체 수업>을 읽은 뒤라서, 사막 수업의 선생님 이름이 왜 샌디(sandy)인지 알만하다 싶어 웃음부터 나온다. 이 선생님은 또 어떤 기발한 수업을 진행할까? 어떤 마법으로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까?
역시 ‘초절임언덕-피클힐’ 마법학교에 대한 안내에 이어 마법사이기도 한 샌디 선생님과 아이들 소개까지는 컬러로 되어 있고, 이후는 재미있는 그림이 가득한 흑백의 본문으로 이어진다. 샌디 선생님은 24세의 아름다운 사회 선생님인데, 책을 이끌어 가는 화자인 5학년 F반의 테스 테일러 눈에는 분명 나이가 더 많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동그랗고 큼직한 귀걸이와 긴 속눈썹, 빨간 입술이 독자 눈에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샌디 선생님은 다짜고짜 교실에 비를 내려 어느새 긴 장화를 신은 아이들을 철벅거리며 놀게 만들고는 이렇게 말한다.
“1년 동안 사막에 내리는 비의 양은 딱 이 정도란다.”
“남아메리카의 아타카마 사막은 지난 400년 동안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대.”
책속 아이들뿐 아니라 독자 입에서도 어느새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게다가 남극도 사막이라고??? 남극이 사막이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아마 그건 우리가 한문의 沙漠이라는 글자가 나타내는 뜻에 갇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상식!!
5학년 F반 아이들은 실제와 구분되지 않는 모니터 화면을 통해 사막의 동식물에 대해 배운다. 사막 동물 중 거저리라는 딱정벌레는 안개가 등에 닿으면 물방울로 변해서 몸을 타고 입속으로 흘러들게 한단다. 웰위치아라는 식물 역시 안개에서 수분을 흡수하며 수백 년씩 살아간다고. 안개를 마시는 동식물이라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또한 여차하면 교실을 암석사막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 속에서 돌발홍수를 체험하기도 한다. ‘사막에 웬 홍수?’ 싶지만, 암석사막에서는 1년 동안 내릴 비가 단 몇 분만에 다 내려 단단한 암석 바닥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좁은 우곡을 따라 모든 것을 휩쓸면서 맹렬하게 흘러내려가기도 한단다. 즉, 5학년 F반의 리지가 62쪽에서 써 놓은 것처럼 “사막에서도 익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사막의 유목민인 투아레그족을 따라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가 하면, 에펠탑보다 높은 사구를 직접 보기도 하고(독자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왜 낙타가 사막의 동물인지 낱낱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고비 사막에서는 실크로드의 시대로 날아가 장장 6400킬로미터의 실크로드에 실크가 깔려 있지 않다는 사실도 체험한다. 대상들이 릴레이로 실크로드를 완주했다는 사실은 독자 역시 처음 접했다.
아무튼 신비로운 지구, 대단한 사막의 동식물들이며, 더 대단한 사람들이다. 사람은 사막에서 살아가기 적당한 몸을 지니고 있지 않은 데도, 그 위에서 온갖 역사가 이루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지구 모든 곳으로 뻗치는 사랑, 온난화에 대한 우리 모두의 대처가 이런 책 한 권으로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하다. 사막에 대한 상식과 지식 책이지만 그러면서 마음 한 구석을 건드리는 재미있는 책이다. 물론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샌디 선생님이 온몸에 걸치고 나타난 사막의 보석들, 그 어마어마한 가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