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좋아 아기 그림책 나비잠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원작, 인강 지음 / 보림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소꿉놀이를 하던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책이다. 어찌 이리 아기자기, 옹기종기, 알콩달콩한지! 유아에서 유치원까지 아이들이 제 나이에 맞게 얼마든지 갖고 놀 수 있을 것 같다. 온갖 물고기들이, 그야말로 온갖 재료로 만들어져 한없이 새로운 느낌을 주니까 말이다. 

  주인공은 물고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 "나는 물고기가 좋아."라고 여러 번 이야기한다. 그러나 말하지 않아도 독자는 소녀가 얼마나 물고기를 좋아하는지 단박에 알아차린다. 머리에도 물고기 모양의 핀을 꽂았고, 만드는 것도 물고기이고, 집안은 온통 물고기 장식이다.

  소녀는 온갖 재료를 바구니에 담고 집으로 달려간다. 왜? 물고기를 만들려고. 소녀의 손끝에서는 까맣고, 하얀 물고기, 금빛과 은빛 물고기, 길다랗고 동그란 물고기, 점박이과 줄무늬 물고기, 어른과 아이 물고기, 호수 속과 강 속 물고기, 바다 속과 내 꿈 속의 물고기들이 시시각각 태어난다. 고운 레이스나 철사, 단추 등 모든 사물이 물고기로 새로 태어나는 모습은 마술과도 같다.

  마지막 장에서 독자는 귀여운 소녀의 물고기 전시회에 초대되어 즐거운 어울림 속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흡사 <월레스와 그로밋> 같은 움직임이 절묘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도 있고, 소인국에 간 걸리버의 느낌으로 앙증맞음을 충분히 감상하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유아들에게는 물고기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다양성과 비교의 개념을 심어줄 수 있겠고, 조금 큰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물고기 세계로 가위와 풀을 들고 뛰어드는 도전의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엄마들에게는, 소꿉놀이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다.

  책 표지의 물고기는 어항 속에 있는데, 책을 펼치면 그곳은 바다이다. 딱, 그런 느낌. 단순하지만 무한한 이야기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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