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조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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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차이는 무엇일까요? 본질적으로 그다지 다른 것은 없어 보입니다. 솔직히. 하지만, 그럼에도 차이점을 굳이 꼽으라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어일까요? 복잡다단한 언어를 구사하며 문화와 예술과 그밖에 모든 것들을 창조해낸 인간 아닙니까. 인간은 오만하게도 동물들이 일단 ‘말’을 못한다고 대체적으로 생각하고, 또 말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인간처럼 복잡한 체계가 없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 기준에서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정을 거부하려는 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것은 절대 아니죠. 어떤 것이 합당하고, 또 가야 할 길인지 빤히 알면서도 가지 않는 것이죠. 왜냐? 자신만의 또 다른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설령 그 길이 결국 상대는 물론 자신마저 파멸시키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해도 말이죠.

 

인간을 제외하고,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존’이상의 것을 요구하거나, 그것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지 않습니다. 물론 ‘재미’를 위해 살생을 하지도 않지요. 일단 자신의 생존이 보장되면 더 이상 나아가지 않습니다.

 

어쩌면 바로 그 차이점이 인간이 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려는’욕망이 진보를 가져왔다고 말이죠. 뭐 인간이 정말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정을 거부해야 합니다. 아니, 인정과의 투쟁을 벌여야 합니다. 받아들인다는 것. 아마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이 가장 하기 힘들어 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수용이란 단어를 어느 순간부터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또 우리 각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보다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는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바라는 것들. 그것은 사실 그렇게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행동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고, 지금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선출한 ‘권력’이 오히려 우리를 억압하고, 심지어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를 그 누군가가 대신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행여나 지금 갖고 있는 최소한의 그 무엇마저 잃을까봐 말이죠. 때문에 대부분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을 때 인간은 용기를 발휘합니다.

 

인터뷰를 위해 조국 교수의 책들을 모두 읽었습니다. 대중들을 위한 단행본들 말이죠. 《성찰하는 진보》에서 《진보집권플랜》《보노보 찬가》그리고 이 책까지. 조국 교수의 글들에는 그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숭고한 이상이나 어려운 철학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입은 자유롭게, 밥은 공정하게”

다들 인정하실 겁니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얼마나 처절한지. ‘밥벌이’의 거룩함과 비천함. 그 속에서 동물 이하가 되어가는 자신을 느낄 때, 그 순간의 ‘소름’은 정말 서글픕니다. 왜 우리는 가면 갈수록 살기 위해 비참해져야만 할까요? 정말 해법을 모르는 것일까요.

 

진보나 보수나 그 어떠한 거룩한 가치나 이상, 이데올로기도 다 때려치웁시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들이 최대한 자존감을 가지고 ‘어울려’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생명을 빼앗지 않고, 서로의 존엄성을 짓밟지 않고, 서로의 소중한 그 무엇을 착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어감에 있어 진보와 보수를 나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다.

 

만인이 아닌, 오직 만 명에만 평등한 세상. 95%가 아닌 5%를 위한 사회는 때려 부수어야 합니다. 한 줌도 되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세상은 없애버려야 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동물 취급’하는 세상은 사라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살아야’합니다. 조국 교수가 말하는 모든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들 중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왜 그런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냥 무작정 싫다고, 주는 것 없이 밉다고 끝내버리면 당신은 결국 또 다른 동물이 되고 맙니다. 그것도 정말 아무런 생각 없는 단세포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명가수들의 축복과도 같은 노래들을 제외하면 당최 짜증나고 혐오스러운 인간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선거가 또 하나의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반찬가게에서 반찬 가격을 따지듯, 쇼핑몰에서 할인 가능한 상품들을 따지듯, 꼼꼼하게 정치인들을 검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걸러 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어렵다고요? 이 처참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공짜’가 어디 있습니까. 무상급식은 좋지만, 무상(無想)투표는 절대 안 됩니다. 바쁘시면 바쁜 일정에 맞춰 공부하세요. 저처럼 천하의 무지한 녀석도 속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위선’으로 포장하지 않고, ‘인정’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찾을 수 있는 안목.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리고 조국 교수의 책들이 그런 안목을 키워주는 데 일정한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념 이전에 정의·상식·합리·배려가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 밥과 여가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해결되어 노동하는 보통 사람이 당당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한 꿈이다. 대표자를 직접 뽑는 것을 넘어, 자본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국가행정의 민주화를 이루려는 꿈이다. 그리고 위세, 명망, 지위 보다는 겸허, 진솔, 사랑이 사람관계를 지배하는 꿈이다. 나는 이 꿈을 위해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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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의 사랑은 힘이 세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제2부속실장 이은희의 희망선언
이은희 지음 / 포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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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2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많은 교훈을 주는 선거였습니다. 일단 국민들이 MB정부가 바라고 또 바라는 바대로 ‘멍청하게’ 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였고, ‘무상급식’의제가 화두가 되어 ‘복지’‘교육’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가 두드러진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진보 진영의 ‘단일화’ 움직임이 초보적으로나마 성사되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제 MB정부는 적어도 국민들은 ‘완전 바보’로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이은희 선생도 6·2선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마포구에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아쉽게도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제가 일하는 지역이 마포구라 책의 표지와 같은 사진이 커다란 플랭카드에 걸려 나부끼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저자는 연세대 초대 총여학생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열혈 운동가였습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에 선봉에 섰고, 여학생의 권익신장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남편이자 동지인 정명수 선생 역시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전사’였습니다.

 

이후 저자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제2부속실장으로 근무하며 주로 복지와 여성 문제에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남자 못지않은 당찬 추진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 들은 바 있습니다.

 

책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간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자서전 따위를 서둘러 내곤 하는데, 저자의 책 역시 그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서둘러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당시 제가 읽었던 많은 정치인들의 책들을 기억해보면, 저자의 글은 보다 진심이 담겨있다는 평가를 해봅니다. 비록 선거를 위한 특정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 ‘이은희’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한 모습을 복기할 수 있고, 또 그가 고민하고 있는 ‘지방자치’와 ‘생활정치’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저자가 어떠한 삶을, 행동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여성 정치인, 여성 리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저자와 같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더욱 약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물론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친분으로, 그리고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절정기’라 했더라도(물론 아직 저자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믿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의 인연을 너무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두 분을 생각하면 참 많이 아프고 아프지만, 책은 온전히 ‘이은희’의 책이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의미 있는 성과 뿐 아니라, 서툴렀던,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함께 있었다면 더욱 독자들에게 살갑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지금 국민참여당을 비롯해, 이른 바 ‘노무현의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는 분명 많은 변화를 가져온 정부였지만, 이명박 정권과 같은 괴물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는 사실. 그 부분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새로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은 100% 동의합니다.

 

“노무현을 사랑했기에, 기꺼이 가슴과 가슴으로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전하는 촛불’이 되어야 하며, 김대중을 사랑했기에, 우리는 눈빛과 눈빛으로 ‘행동하는 양심을 전하는 불꽃’이 되어야 한다.”

 

아직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기에, 저자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해야 할 듯합니다. 그 길에서 인간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욱 소중하다는 믿음’ 변치 마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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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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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에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배웠습니다. 물론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훨씬 더 많지만, 이른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시민들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고마워해야 할까요.

 

현 정권에서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는 ‘끝까지’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그 어떤 비난이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설사 ‘한 줌의 세력’을 제외한 전 국민이 반대한다고 해도 말이죠.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많은 사안에서 현 정부는 철저히 지지층과 기득권 세력을 위해 움직였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나 인권의 소중함 따위는 ‘돈’이 되지 않기에 무시되거나 억압받아도 상관없었습니다. 소중히 키워 온 한반도의 평화 역시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평화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이런 황당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처음에 당황하던 국민들도 이젠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양입니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체념과 함께, ‘분노조차 일상이 되는’상황까지 온 것이죠. 노동자들의 죽음, 우리 영토에 포격이 가해지는 극단적 대치, 온 국토의 황폐화, 양극화의 극한 대립, 서민 경제의 파탄, 농촌을 비롯한 축산업계의 몰락 등 모두가 고통에 겨워하고 있을 때, 기득권층은 여전히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자랑합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그런 점에서 조금은 신선함으로 다가옵니다. 명석함과 치열함, 언행일치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진보 진영에게 호소합니다. ‘다시 한 번 잔치를 벌이자’구요. 이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다시금 뜨거운 승리를 위한 준비를 하자는 권유입니다. 그리고 그 승리는 온전히 국민들을 위한 승리가 되어야 하고요.

 

《오마이뉴스》오연호 대표기자와의 대화는 대한민국, 나아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어렵다거나, 훈계하지 않습니다. 어디 감히 국민에게 훈계할 수 있겠습니까. 현 정권을 제외하고 말이죠. 조 교수는 말합니다.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요.

 

사회, 경제, 민주주의, 교육, 남북관계, 검찰 개혁, 교육, 청년문제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플랜’들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것 하나 딱딱하거나, 급진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 정도의 의식 수준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찬성할 내용들입니다.

 

물론 ‘적과 나’를 구분하는 이 냉혹한 사회에서 그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보수 언론들은 조 교수를 ‘폴리페서’라 비난하고 딴지를 겁니다. 뭐 일일이 대꾸하기도 지겨운 것들이죠. 그냥 씹는 게 상책입니다. 대응해주면 자신들이 뭐라도 되는 양 더 거들먹거리거든요.

 

그러나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다수의 서민들이, 국민들이 공감한다면, ‘수구꼴통’과 ‘친북좌빨’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났을 때의 많은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것들.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닌, 우리의, 우리 자녀들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에 대해. 우리는 그것마저 네 편 내 편 나눌 수 있을까요.

 

정치와 정세, 진보와 보수의 이야기를 할 때,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리고 쉽게 풀어 나간다는 것은 분명 미덕입니다. 아주 뛰어난. 그런 면에서 조국 교수는 분명 조금은 ‘힘 빠진’진보진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정의와 상식마저 가격표를 붙여야 관심받을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길. 조국 교수를 비롯한 모든 깨어있는 이들의 역할일 것입니다.

 

2012년을 희망으로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아, 사족 하나. 인터뷰를 위해 직접 만난 조국 교수는, 역시 미남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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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의 약속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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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간수 출신의 계모. 그녀는 전 부인의 자식들을 포함한 4명의 자녀를 마치 죄수처럼 가두고 키워왔다. 죽은 남편이 남겨준 막대한 유산을 관리하며 자식들을 외부와 단절시키며 ‘자신만의 감옥’을 만들어간 노부인. 그녀는 자식들이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함께 떠난 가족 해외여행. 그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미국을 떠나 도착한 곳은 이스라엘. 머나먼 여정 중 그들은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포와로는 우연찮게 그들 가족의 속삭임을 엿듣게 된다.

 

“너도 알지, 그렇지? 그녀는 죽어야 해”

 

〈죽음과의 약속〉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만든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16번째 작품이다. 스스로 천재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 그는 ‘회색의 뇌세포’를 자랑하며, 그 어떤 미스터리한 사건들도 명쾌히 풀어낸다.

 

오랜만에 휴가를 즐기러 이스라엘을 찾은 포와로.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언제나 그를 따라다닌다. 미국 출신의 보인튼 가족에게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가 일품이다.

 

특히 소설의 백미는 포와로가 보인튼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물을 일대일로 면담하는 장면이다. 그 과정에서 포와로는 스스로 사실을 밝히고 마는 범인의 실수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사소함 그 하나로 범인은 완전범죄릐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곤 비참한 최후.

 

“내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 여러분, 범죄를 수사한다는 것은 단지 범인들에게 이야기를 시키는 것만으로도 족하지요. 그들은 결국엔 우리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게 되어 있다. 자신은 완벽히 타인을 속일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포와로와 같은 천재에겐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 살해되고, 온갖 액션이 난무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지만, 작품은 추리소설의 진정만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솔직히 고백해야 겠다. 다시! 추리소설의 늪에 빠진 듯한! 봐야 할 책들이 산더미지만, 틈틈이 추리소설을 다시 섭렵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역시 아가사의 힘은 위대하다. 일단 코난 도일과 아가사의 작품을 다시 읽고,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으로 넘어가볼 생각. 현대 추리소설 역시 살펴봐야 겠다.

 

세상이 좋은 일보단 나쁜 일들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어서 그런지, 내 독서에도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물론 그 균형이라는 것도 어설픈 자기 위안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왜 그리 우울한, 슬픈 책들만 뒤적거리냐는 사람들의 걱정도 들린다. 때문일까. 가끔은 이렇게 모든 것을 잊고 재미에만 푹 빠질 수 있는 책들이 고프다.

 

이 참담한 정권이 물러가면, 이 분노와 좌절이 사그라질까. 아니면 또 다른 분노가 터져 나올까. 뭐 아무튼 난 아가사의 도움을 단단히 받고 있다. 포와로와 미스 마플이 있는 한, 그래도 조금은 견딜만 하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본성을 선하고 밝은 쪽으로만 바라본다는 것은 인생을 가장 쉽게 살아가는 방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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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복지국가 - 천정배의 정치 구상
천정배 지음 / 창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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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을 보면 그야말로 ‘복지 전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한국형 민주주의’를 외치며 유신 독재를 합리화했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는 ‘한국형 복지’를 내세우며 복지론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가 먼저 복지 논쟁의 불을 지핀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정치권에 불어닥친 󰡐복지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입가경입니다. 여야와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복지가 최선임을 강조합니다. 󰡐한국형󰡑 󰡐보편적󰡑 󰡐선택적󰡑 󰡐자립자활형󰡑 󰡐자립보장형󰡑 󰡐선별적󰡑 등 수식어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정치권의 복지 전쟁은 여전히 와 닿지 않습니다. 누가 복지 담론을 선점 하느냐도 중요치 않습니다. 필요한 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입니다.

 

물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고, 여기저기 불안한 모습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구제역의 전국적 재앙은 이제 날씨가 풀리면서 더욱 큰 비극으로 다가오려 합니다. 전 국토에 산채로 매장당한 동물들의 피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이 수많은 생명들을 무참히 살상한 대가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자연은 결코 인간에 순응하지 않습니다.

 

부자들만을 위한 정치, 국정운영을 펼쳐온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이 다가오자, 부자들에게마저 버림받고 있습니다. 물론 주위에 바른 말을 하는 측근이 하나도 없는 관계로 여전히 자신은 지지율 역대 최고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겠죠.

 

북과의 관계는 이제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북 역시 남한 정부에 더 이상 기대하는 것이 없는 것 같고요. 이젠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우리 정부라는 것은 그렇게 저주를 퍼부어 가며 북의 붕괴를 기대했지만, 북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집트, 리비아 등의 민주화 바람이 북에게 불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들. 역사가 무엇인지, 중동의 역사와 북의 역사가 어떻게 다르며 왜 북은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는지 전혀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이들일 뿐입니다.

 

전셋값은 끝없이 치솟고, 돈 없는 이들은 더더욱 서러운 세상이 되어갑니다. 80대 20의 시대는 이미 옛말입니다. 90, 어쩌면 95대 5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토건족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4대강 사업은 이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전 국토를 썩어들게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2012년 대선에서 ‘복지’가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왜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친환경 급식의 혜택을 누려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교묘한 말 속임수로 국민들을 현혹합니다. 마치 자신은 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인양 떠들고 있지만, 그들은 아이들의 밥값이 아까운 것은 알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서울시를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이 미친 짓이란 사실을 인정치 않습니다.

 

복지는 말 그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최소한 인간이 누릴 권리를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함을 말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의 책임을 가져야 하며, 없는 이들은 없더라도 기본적인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때문에 어떤 정치인이 말한 복지가 최선이 아니라, 누가 말하더라도 납득이 될 수 있는 복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정으로 복지가 여전히 사치라는 어처구니없는 개소리들은 결국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놓기 싫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현재 복지 국가라 말해지는 국가들은 우리보다 더 적인 GDP 아래에서도 이미 체계적인 복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의지가 있다면, 국민들의 지지와 열망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결코 사치가 아닌 당연한 권리인 것입니다.

 

천정배 의원은 이 책이 자신의 정치 인생 16년 만에 처음으로 발표하는 비전과 정책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정의가 이뤄지는 사회를 말합니다. 이 사회가 여전히 불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가 말하는 정의는 당연한 권리, 최소한의 권리 그리고 상식적인 사회를 말합니다.

 

천 의원이 말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위한 개혁과제는 총 9개입니다. 이는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조세재정 개혁, 교육개혁, 보건복지 개혁, 노동 개혁, 부동산 및 주거개혁, 중소기업정책 및 영세자영업자정책 개혁 등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천 의원에 대해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은 분, 혹은 민주당이라는 야당 자체에 회의와 혐오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잘못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노력, 그 노력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책과 비전이 허술하다면 따끔하게 지적해야 하고, 좋은 부분은 칭찬해줘야 합니다.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이야기가 여전히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남겨진 아이들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해고는 살인’이라는 처절한 절규를 그대로 현실로 옮기고 있는 자본. 그 자본에 노동자들이 맥없이 죽어나가야 하는 이 지옥같은 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복지국가의 가장 기본은 모든 국민들이 적어도 돈 때문에 죽지 않는 사회입니다.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는 세상입니다. 제 자식을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제 우리나라는 복지국가라 불러도 된다”는 발언은 지극히 망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지국가를 위해, 보다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지금도 애쓰시는 수많은 노동자들, 운동가들에게 한 없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놈이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음을 알아주세요.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습니다.

 

진정한 복지국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 앉아서 누군가 그것을 입에 넣어주기를 기다리지 마세요. 그런 세상은 오지 않습니다. 영원히.

 

돌아가신 쌍용자동차 노동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기억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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