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의 사랑은 힘이 세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제2부속실장 이은희의 희망선언
이은희 지음 / 포럼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지난해 6·2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많은 교훈을 주는 선거였습니다. 일단 국민들이 MB정부가 바라고 또 바라는 바대로 ‘멍청하게’ 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였고, ‘무상급식’의제가 화두가 되어 ‘복지’‘교육’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가 두드러진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진보 진영의 ‘단일화’ 움직임이 초보적으로나마 성사되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제 MB정부는 적어도 국민들은 ‘완전 바보’로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이은희 선생도 6·2선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마포구에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아쉽게도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제가 일하는 지역이 마포구라 책의 표지와 같은 사진이 커다란 플랭카드에 걸려 나부끼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저자는 연세대 초대 총여학생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열혈 운동가였습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에 선봉에 섰고, 여학생의 권익신장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남편이자 동지인 정명수 선생 역시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전사’였습니다.

 

이후 저자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제2부속실장으로 근무하며 주로 복지와 여성 문제에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남자 못지않은 당찬 추진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 들은 바 있습니다.

 

책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간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자서전 따위를 서둘러 내곤 하는데, 저자의 책 역시 그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서둘러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당시 제가 읽었던 많은 정치인들의 책들을 기억해보면, 저자의 글은 보다 진심이 담겨있다는 평가를 해봅니다. 비록 선거를 위한 특정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 ‘이은희’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한 모습을 복기할 수 있고, 또 그가 고민하고 있는 ‘지방자치’와 ‘생활정치’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저자가 어떠한 삶을, 행동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여성 정치인, 여성 리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저자와 같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더욱 약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물론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친분으로, 그리고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인생의 ‘절정기’라 했더라도(물론 아직 저자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믿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의 인연을 너무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두 분을 생각하면 참 많이 아프고 아프지만, 책은 온전히 ‘이은희’의 책이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의미 있는 성과 뿐 아니라, 서툴렀던,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함께 있었다면 더욱 독자들에게 살갑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지금 국민참여당을 비롯해, 이른 바 ‘노무현의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는 분명 많은 변화를 가져온 정부였지만, 이명박 정권과 같은 괴물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는 사실. 그 부분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새로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은 100% 동의합니다.

 

“노무현을 사랑했기에, 기꺼이 가슴과 가슴으로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전하는 촛불’이 되어야 하며, 김대중을 사랑했기에, 우리는 눈빛과 눈빛으로 ‘행동하는 양심을 전하는 불꽃’이 되어야 한다.”

 

아직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기에, 저자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해야 할 듯합니다. 그 길에서 인간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욱 소중하다는 믿음’ 변치 마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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