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모두에게 추천한 건 아니고

어제 모임하다 그냥 궁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건데..
추천책 콜렉터가 훔쳐갔어요
저도 책친구(?)한테 훔쳐온 추천책이니 쌤쌤이네요.



정답은 60초 뒤..! 가 아니고 2월책고르기 마치고 공개할게요.ㅋㅋ
책에는 이 퀴즈들에 대한 일차적인 답뿐 아니라
어째서 그런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고 쉽게 이야기해줘요.
쓰레기들의 창조와 여정의 시작, 끝과 순환까지.
얇은 책이고 중간중간 그림으로 정리도 해줘서 참 친절한 책이었어요.

저도 분리배출을 하다가 애매하거나 헷갈리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인터넷에 검색해도 정확하지 않기도 하고..
어쨌거나 그냥 지자체가 하라는대로 해야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점점 더 혼란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모든 혼란함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받았어요.
(이해와 공감인 것은 실제로 현재 어떤 방법이 가장 최선인지에 대해 똑부러진 답이 똑똑이 쓰레기박사님한테도 없는 부분도 있어서에요. 예를 들면 플라스틱 병 분리배출이요.)

어제 같이 우리가 편안함을 누리는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우리가 창조한 쓰레기들의 여행에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재활용할 플라스틱 분류의 마지막은
모두 사람이 손으로 골라낸다는 이야기가 충격이었어요.
평생동안 나는 어떻게 이 끝에 대해서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나 부끄러웠고.
재활용되라고 손톱같은것도 다 플라스틱통에 넣어왔는데..
암튼 그래서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할 때 너무 작은 조각들은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는게 좋다고 해요.
(슬프게도 책은 서울 기준. 더 좋은 기준을 가진 지자체는 다를 수 있어요.)

같이 읽은 공동생활에 쓰레기도 있었으니까 시간이 남으면 얘기해야지~ 했지만 전혀 그런 여유시간같은건 없었고..ㅋㅋ 한명이 분리배출에 대해 얘기를 꺼냈을때 잘 참았지만 한명이 더 얘기하자 참지 못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MjJSefGt7f4
이 작고 귀엽고 실용적인 똑똑이책은 지역도서관에 3권, 밀리의서재에 있어요.
2월책으로는 안팔리고 책이랑 유튜브는 팔리면 좋겠는 작은사랑.ㅋㅋㅋㅋㅋ



최근에 책사고 대나무칫솔을 받았는데 마음에 쏙 들어요.
추천추천. 이번주에 받은거라 한달리뷰는 아니고.
플라스틱칫솔만큼 손잡이 탄력은 없지만 쓸만해요.
잇몸이 좀 약한 분들은 좀 어려울거 같긴 한데
찾아보니 미세모 옵션도 있고 아예 상위상품도 있더라고요.
비쌀것 같지 않나요? 제가 써본 기본칫솔이 980원.
모부분은 어차피 플라스틱이라 일반쓰레기이긴 해요.
그래도 손잡이 부분 플라스틱이라도 대체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https://smartstore.naver.com/bambooforest/products/4746834762?NaPm=ct%3Dkjw84byw%7Cci%3D1b605061b578b68ff330e09c7909e5af010fa4c8%7Ctr%3Dplac%7Csn%3D906104%7Chk%3Dc549e698c19471b16c61e15bb3e6dfda9b3a7c04


그러니까 이제 진짜 하고싶은 책팔이.




2월에 팔아보고싶은 책은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제목 때문에 책이 좀 오해받을 수 있는데요.
정신병이라는 말이 사실과 다르게 어감이 좀 부정적이잖아요.
또 일반적(무엇이 일반적인가하는 문제는 항상 있죠.ㅋㅋ 그래도 자꾸 갖다쓰게 되지만)인 정신병이라면 영화에서 봤던 자극적인 이미지라서?
실제로는 뇌 손상을 입은 뇌과학자가 직접 쓴 체험 에세이에요.

뇌 손상이 일어나면 성격이 변할 수 있는데요.(손상부위와 정도에 따라)
이 부분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성격이 달라지는 거 같을 때 뇌손상을 의심해보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성격 변화를 본인이 직접 느낄 수도 있을까요?
어떤 식이든 상대방이라는게 있어야 변화라는 것도 느낄 수 있겠죠.
사실 저자네 가족 환경이라는게 일반적이지 않아요.
(너무 좋은 환경이라는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둘러싼 가족이야기까지 충분히 그려져서
또 한번 정말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다됐고. 왜 좋았냐면.
정신병. 뇌손상. 뇌질환. 신경질환.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치매 초기에는 좋은 방향 또는 나쁜 방향으로
성격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고령의 부모와 자식들은 대부분 따로 사니까
잠깐 만나는 걸로 그런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리기 쉽지는 않지만
아마 섬세한 자녀들 대부분은 감지하는 분들도 있을 거에요.
그치만 이런 미묘함을 어떤 징후나 징조로 연결하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환자(잠정적? 예비?) 본인과 직접 대화하면 모욕이나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특히 가족이 아닌 타자의 경우에는 더.
그래서 이 책이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에 대해 접하고, 예습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많이 팔렸으면 해요. 2월에 같이 읽지 않더라도.

372쪽짜리지만 학술서가 아니고 담담하게 쓴 생활중심 일기 느낌이라 잘 읽히는편. 도서관에는 5권, 밀리의서재에 있어요.

+
2월책은 다른 책이 될 거 같아서 따로 책팔이를 했고, 두권의 책이 주인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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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1-22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열심히 서로 훔쳐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사는 내내 거의 만날 만드는 건데 너무 모르는 게 아직도 많아요.

link123q34 2021-01-24 09:3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대도가됩시닼ㅋㅋㅋㅋㅋ갈길이멉니닼ㅋㅋㅋㅋ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고..
새해 초장부터 반성읽기를 한 여파인가..
사실 소설 읽고 싶긴했어요ㅋㅋ

어쨌거나 김초엽책을 같이 읽게 되서 좋아요.
가볍게 재미진 거 보고싶은 기대도 있었을것 같고
한 달에 한 권 읽는건데 여러모로 좀 묵직한 거 보고싶은 기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게 바로 그 어렵다는 밸런스를 다 맞춘 책입니다.
원하는 만큼 신나게 읽어봐요.

미끄러진 소중이들을 다시 한번 살펴봤어요.
책을 내놓은 마음들이 아까워서.
문제의식이나 줄거리나 인물이나 배경이나 사건의 일부분에서 추출해서
각각 이야기의 주제와는 좀 비껴가지만
연결지어 읽어볼 수 있을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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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5.5%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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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책뽑기 순서대로 정렬하면 읽으면서 옆에 놓고 보긴 좋지만
그런 의도는 아니라서 뽑기 하던 순서대로 올려요.



1.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X<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버리기로 하는 경제적이고 쉬운 선택들. 생략되는 사람들.
처음부터 쓰고 버릴 생각이든. 아니었든.




2. <공정하다는 착각>X<나의 우주영웅에 관하여>

능력과 공정함의 잣대.

누가 평가되어야 하고. 누가 평가하는지. 공정함의 구색.





3. <내가 말하고 있잖아>X<스펙트럼>
주류 언어와 비주류 언어.
소수자 체험과 다양성의 이해와 자기인식.




4. <혐오와 한국교회>X<공생 가설>
혐오와 주류의 폭력.
그들의 언어를 쓰지 않음으로 맞서싸우는것.




5.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 수업>X<감정의 물성>
데이터에서 의미찾기.
감정에 대한 편견과 데이터 속 사람.




6. <XX>X<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새로운 출생과 가족.
새로운 출생과 공동체.




7.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X<관내분실>
몸의 변화와 가족.
가족의 변화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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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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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실 SF가 모든 이야기와 생각을 담을수 있는 멋진 장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새롭고 재밌는.

마음대로 즐거운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호로록 먹어버리고 모임까지 너무 오래 기다릴까 걱정
되니까 다음주나 그다음주쯤 또 재밌는 SF 가져올게요.
우리가 만약 SF독자가 될 수 있다면
아마 우리가 2021년의 한국을 살아서일 거에요.
그건 왜냐면.
그건 다음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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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1-21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걸 이렇게 엮을 수도 있네요 ㅋㅋㅋ

link123q34 2021-01-22 10:32   좋아요 1 | URL
이 오래된 유행어 아세요? 억지.. 억지..! ㅋㅋㅋㅋㅋ 성의를 생각하다 재미로 시작해서 억지로 끝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1-22 10:37   좋아요 1 | URL
아 유행어는 모르고 저는 억지라는 판단 의도 전혀 없고 감탄한 거였어요!!!! 사실 김초엽만 읽고 그 짝지 책 중에는 읽은 게 하나도 없는 걸요. 그중에 정용준 소설만 갖춰둔 게 있어서 조만간 봐야겠습니다 ㅎㅎㅎ

link123q34 2021-01-22 12:40   좋아요 1 | URL
에잉 쓰레기박사님책 반님거잖아욬ㅋㅋ 저한테팔고 저희모임에서 한명이또삼ㅋㅋ 남몰래 두권파셨다는ㅋㅋㅋ (정용준소설은 남이추천한책 쏙닥쏙닥 암튼 괜찮은걸 골라왔겠죠?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1-22 13:15   좋아요 1 | URL
맞다 쓰레기책이 있었죠 ㅋㅋㅋ 이제 쓰레기 버릴때마다 이건 재활용 되나 안 되나 머리 엄청 쓰게 됨 ㅋㅋㅋ정용준 저는 좋아해요 고구마 퍼먹이고 말문 막는 슬픔인데 또 가끔 좋아요 ㅋㅋ저것도 얼른 봐야 하는데 ㅋㅋ

link123q34 2021-01-24 09:37   좋아요 1 | URL
아.. 정용준은 그런 정용준이군요.... 가끔 찾을 일이 있겠어요... 메모메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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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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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 수업- 데이터에서 세상을 읽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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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의 각양각색 주민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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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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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뇌, 호르몬 - 뇌와 호르몬이 여자에게 말해주는 것들
사라 매케이 지음, 김소정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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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나왔던 <송민령의 뇌과학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제작년에 나왔던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라는 같은 책을 1년만에 제목만 바꿔 재출간한 것이다. 서론에서 저자는 책을 쓴 의도와는 다르게 엉뚱한 오해와 질문으로 이어져서 굳이 제목을 바꾸었다고 해명한다. 생물학적으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우열의 대상이 아님에도 곧잘 악의적으로 잘못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 악의적인 습관은 실은 그 우열에 근거가 없고, 의미가 없고, 사실도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함과 절박함의 근거로 보인다​.




사라 매케이의 <Demystifying the female brain>은 2018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작년 5월에 번역 출간되었다. 저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신경과학자로 주로 여성의 생애에 따라 뇌와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연구하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태아기, 아동기, 사춘기, 임신과 수유기, 갱년기와 생의 마지막 노화 순간까지 여성의 뇌와 호르몬을 탐구한다. 자연스럽고 당연해보이는 이 탐구가 왜 특별하고 책으로까지 출판되어야 했을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1. 경구피임약은 아주 일반적인 약이다. 그런데 이 약이 여성의 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 ! 이와 관련된 연구 논문은 2014년에 처음 나왔다. <호르몬제를 활용한 피임법 50년 - 이제는 피임약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때가 되었다.> 정말이다.

2. 저자는 다중 오르가슴의 비밀을 밝히겠다고 결심하고 관련 자료를 찾는다. 하지만 관련 자료는 얼마나 있을까?

☞ 퍼브메드에는 관련 논문이 5개밖에 없다. (원서 출판 시점인 2018년 근처일 것으로 추정)(PubMed - 생물, 의학 관련 논문을 기재하는 온라인 사이트) 그 중 세 편은 남성에게 다중 오르가슴이 가능한가를 다루는 논문이었다.

3. PMS(월경 전 증후군 - 생리를 시작하려고 할 때 변하는 감정) 때문에 고생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 ! 놀랍게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저자는 전체 여성의 12~90% 사이일 거라고 추정한다.

여성의 몸은 이제까지 임상 연구에서 배제되었고, '작은 남성'이라는 추론으로 치료받아왔다. 그 결과 미국에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퇴출된 약물 중 80%는 여성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퇴출되었다. 남성의 몸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약물들은 시판 전 임상 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져서일 것이다.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구조적으로 다를까? 책에서는 모자이크 뇌라는 개념을 말한다. 만약 사람의 뇌를 여자같은 부분(그런 게 있다고 가정한다면)은 분홍색으로, 남자같은 부분은 파란색으로 칠하기로 하자. 그리고 한 사람의 뇌를 멀리서 바라보면 분홍색이나 파란색이 아주 진한 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분홍색과 파란색이 뒤섞여 보라색이나 자주색, 남색의 모습일 거라는 개념이다.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가 다르다는 주장은 위험한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성이 양육보다 중요하다는 폐기된 믿음의 표현이기도 하고, 다름이 우월함과 열등함으로 주장되기도 한다. 남자의 뇌는 다른 남자의 뇌와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여자의 뇌는 다른 여자의 뇌와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물론 뇌에 여자같은 구조와 남자같은 구조라는 건 없다.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뇌의 차이는 사실 없다고 하는데, 임신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 어떨까? 책에서 임신건망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임신건망증은 브레인포그처럼 집중하기 힘들고,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워하는 증상이다. 임산부의 75%가 호소한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조군과의 비교연구결과를 보면 실제로는 임산부들이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보다 수치적으로 학습과 기억을 더 잘했다. (출산 후 할일도 많아지고 생존도 불리해지는 어머니에게 진화와 유전자가 준 선물일까?) 차이점은 임산부들이 스스로 기억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하고, 기분이 저조했다.(이건 사회가 주는 선물?) 임신건망증은 사실 1960년대에 생겨난 개념이라고 한다. 여성이 다수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시기라 임산부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감시거리를 주게 되었고, 그때 여성들이 내놓던 변명이라고 말이다. 사실과 반대되는 믿음은 현재까지 이어지는데, 사회가 그 증거를 선택적으로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 잘못된 신화는 여성은 감정적이며 호르몬변화에 휘둘리는 존재라는 인식과 연관된다.

그럼 여성은 정말 호르몬 주기에 따라 감정적으로 변할까? 월경전 증후군이 정말 있다면 범인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일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월경전 증후군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결과가 거의 없다. 증거가 없다는 얘기다. 이 범인의 유죄 선고까지는 더 많고 정확한 연구결과가 필요하다. 대신 우리는 사람의 감정기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을 이미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을때,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이 아플 때다. 월경전 증후군에 대한 모함에도 신화는 숨어있다. 월경전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대면 만능키처럼 여성이 자신이 힘든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지 않아도 된다. 또 생리 직전에 여성은 짜증을 많이 내고, 이성을 잃고, 신뢰할 수 없다고 생리적 저주를 걸면 여성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인식도 망가뜨릴 수 있다.

월경전증후군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갱년기에 여성이 겪는 고통과 불편은 확실하다. 태아때부터 한평생 강력한 협력체제를 이루던 뇌와 난소가 연락이 끊기면서 몸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기를 가지기 때문이다. 갱년기는 별탈없이 지나가는 사람이 60%,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이 20%, 심각한 증상을 겪는 사람이 20%라고 한다. 갱년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호르몬대체요법이다. 모든 치료법에는 부작용이 있다. 치료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있을지 모르는 위험은 생각해보는 게 맞다. 하지만 호르몬대체요법은 오히려 암과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오해가 퍼져 있다. 2017년 북미갱년기학회는 수백만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십년간 축적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호르몬대체요법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질병에 영향을 미치고, 위험보다 이득이 많다고 밝혔다. (책에는 더 자세한 근거들이 있다) 기억할만한 건 유아기나 청소년기처럼 뇌가소성에 결정적 시기가 있듯이 호르몬대체요법에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점이다. 시작한 시기에 따라 결과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 초기에 바로 호르몬대체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고, 부작용이 가장 적다. 갱년기 증상은 안전하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는데도 참고 버티는 거의 유일한 건강 문제다.

오래된 고급 와인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핵실험에 사용되었던 방사성 동위원소 탄소표지를 이용한다는 얘기를 본 적 있다. 책에는 신기하게 그 내용도 들어있었다. 와인뿐만 아니라 냉전시대 핵실험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뇌세포 DNA를 분석하면 그때의 제조날짜가 새겨져 있었다는 거다. 그때 당시 핵실험으로 대기에 C14 양이 증가해서 그 탄소들을 식물이 광합성해서 양분을 만들었다. 식물과 동물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한 인간의 세포에도 그대로 C14가 표지됐다. 그래서 중년기 사람의 해마에서도 매일 700개쯤의 뉴런이 새롭게 생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오래된 고급 와인과 다큰 성인에게 새로 생긴다는 해마는 더없이 귀하고 소중하다. 그런데 세상의 절반인 여자들은? 더 귀하고 소중하다. 그 세상의 절반인 여자들이 평생 30~40년간 생리를 겪고, 갱년기를 지난다.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증상이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연구대상이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자기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서야 우리는 작은 남성이 아닌 여성의 몸을 이해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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