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문지 스펙트럼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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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하루 100쪽이면 일주일에 두꺼운 소설 하나는 거뜬하다.
독자만 그러는 줄 알았더니, 소설가도 100쪽을 쓰고는,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삼페인을 따고, 남모르게 춤을 추며 101쪽을 써내려간단다.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158쪽)

반이 넘어가면, 이내 술술 넘어간다. 해설이 붙은 책을, 여유롭게 생각하다 불쑥 나타나면, 당황할지 모른다. 멋진 결말을 기대하며 조마조마 한쪽씩 야무지게 읽는데, 열린 결말이라니, 갑자기 해설이라니,
˝이게 끝이야? 미친거 아냐˝ 해설자에게 욕을 할지도 모른다.

50쪽 정도, 2cm 두께 남았을때, 그 감미로움 때문에 책을 읽는지 모른다. 계속 느끼고 싶어 멈추고, 다음날 읽고, 조금 앞으로 돌아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결말은 있으니깐.

감미로움 그 다음에 나에게 다가오는 감정은, 꾸준히 읽었다. 맨 뒷페이지를 덮었다는 책의 물성 외에, 마음에서부터 밀려오는 우영우의 마지막 뿌듯함 일거 같다.
˝정말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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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 트리플 6
조우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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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팀 플레이> 조우리 (6/11) ★★★

<언니의 일> 단편에는 예전에 만화 출판사에서 같이 일했던 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은희, 세진, 다정. 다정이 잘못 누른 ˝은희 언니˝라고 저장된 번호로 전화하면서, 10년만에 3명이 만나게 된다.

다정이 영국으로 취업가기 전 저녁식사를 하는데, 조금씩 분위기가 이그러진다.

다정에게 밥을 사주고, 위로와 충고의 말을 해 준 사람은 은희가 아닌, 상사인 오 차장으로 둔갑되어 있고, 은희가 오 차장에게 흉보던 다정의 단점이, 다정에겐 오 차장의 칭찬의 말로 기억이 되어 있다?

또, 다정은 다른 장소에선 세정을 기억하지 못한다. 무엇이 잘못 되었던 걸까? 한 팀으로 몇년이나 같이 일하던 사이였는데..

맨 뒤 평론가는 서로 좋은 사람 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회성 있는 사람으로 비쳐서 일하는 데 용이하고, 승진에도 유리한 직장인의 가면.
불합리해도 왠만하면 웃음으로 넘어가고 말을 아낀다.

은주와의 의도와는 달리 다정은 잘못 기억하고 있다. 아니, 은주가 잘못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은주가 한 행동은 팀이 잘 돌아가,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게 하기 위한 행동이였으니깐.

가면과 자신의 본 얼굴사이를 항상 오가는 우리에게 직장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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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트리플 8
최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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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일주일> 최진영 (7/11) ★★★

이 책의 3개 단편은 <일요일>, <수요일>, <금요일>이다.
청소년의 삶을 다룬 주제 3편을 모았다. 경험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내몰린 실습생. 하루에 청소년 23명이 자살하는 현실 속 아이, 스스로 자퇴하려는 아이가 등장한다.

<일요일>에는
나, 도우, 민주는 성당 유치원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3명이 등장한다. 커가면서 가정환경에 따라, 경제력에 따라 다른 길을 걷는다.

나는 <미성년자 실습생이 일요일 밤까지 공장에서 혼자 일하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3 실습을 나갔지만, 사장은 월급을 주지 않는다. 회사는 사정이 안 좋았던 게 아니라 실습생에게 돈을 주고 싶지 않은 거였다.

일요일 밤 9:38분, 나는 겁에 질렸다. 기계가 멈춘 채로 굉음을 토해낸다. 그냥 갈 수도 내가 고칠 수도 없다.

* 설마 하던 일들이 직접 주인공에게 닥쳐온다는 것에 소름이 끼친다.
사는 건 왜 이리 고달픈 부조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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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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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아이 틴더 유> 정대건 (8/11) ★★★

뉴욕시의 ‘I ❤️ NY’나 암스테르담시의 ‘I AMSTERDAM’과 도시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
서울시 로고는 I Seoul U
나는 너를 사랑한다. ?
나와 서울 아이유 ?
의도는 나와 서울와 너 였겠지만, 국적불명의 이상한 로고가 <아이 틴더 유> 단편에서는 멋지게 사용되었다.

동성과의 연애는 아직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읽기는 무난하다. 표지도 이해가 된다. 서울 14층 빌딩의 회의실, 매직아워의 시간. 두 주인공이 바라본 노을, 서로 응원하던 순간이 다양한 도형으로 하늘을 수 놓는다.

우리는 늘 외롭다. 술 친구든 이야기 상대건, 필요하다. 데이트 앱에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과 나와의 떨어져 있는 거리 표시하며 반짝인다.
˝어쩌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꺼야.˝란 기대가 만들어 낸 허상일 수도 있겠다. 아직 주변에서도 틴더 얘기는 못 들어봤다.

난 책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는 거 같다. 영상처럼 일방적이지 않고, 사람처럼 다양한 관계로 복잡하지 않고, 책과 나는 1:1이면서 내가 주도한다. 읽고 싶으면 읽고, 몇달 씩 묶혀두기도 한다. 그래도 변함 없다. 부패하지 않고, 조금씩 얼굴색만 바래서 노래질 뿐이다. 😀

모든 상상과 대화도 가능하다. 그러면서 온갖 재미로 모든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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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의 노래 - 미하엘 쾰마이어가 들려주는
미하엘 쾰마이어 지음, 최병제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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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게르만 민족의 영웅 설화이자 서사시인 <니벨룽의 노래>
13c 발견된 필사본을 산문 이야기 형식으로 그렸다.

바그너의 오페라와는 조금 다르지만,
지크프리트와 크림힐트, 군터와 브륀힐트, 질투와 증오로 가득찬 신하 하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극악무도한 살인자, 아무 말 하지 말고 죽어라˝ 크림힐트의 복수의 순간이 극적인 결말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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