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정호승 시집 창비시선 36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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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목련> 정호승

백목련은 밤에 핀다
밤하늘에 달이 잠시 꽃으로 피어나고 싶어서
백목련은 스스로 옷을 벗고
하얀 드레스의 맨살을 드러낸다
오늘 밤에는 밤하늘에 백목련이 환하게 피어
그 우아한 속살에 하얗게 뺨을 맞대고
나는 이제 매일 죽어도 좋다

<창문> 정호승

창문을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 놓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 창문은 안에서 밖을 보기 위해 만들걸까요? 밖에서 안을 들어다 보려고 만들 걸까요?

물론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 위해서지만, 때로는 나를 들여다봐 달라고, 서로 마음으로 관심을 표현하기 위한 양방향의 문은 아닐까? 창문을 통해 상대의 기분을 살피고, 문에 노크하고, 말을 걸고 행복을 전하기 위한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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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간에 시 읽기 3 국어시간에 시 읽기 (휴머니스트) 3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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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느님이> 박의상
어느 날
하느님이 물으셨다
꽃아 너는 피고 싶으냐

한번피면
져야 하는데도?

그래도요
지면 다시 못 피는데도?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 저도 한 번 개화하는 아름다운 꽃을 🌸 선택할 겁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봄꽃들, 1년 내내 기다림과 인내를 가지더라도 화려함을 꿈꿔봅니다. 인간의 존재가 무한하다 하면 100년 살아 있는 생이 제일 아름다운 걸까요?

행복하다는말, 고맙다는 말, 아름답다고 하는 말 모두 나에게 말하면서 영향을 미칩니다. 매일 마음이 말을 겁니다.
너 아름답네. 너 정말 행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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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품고 지혜를 불러내다
신화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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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나같은 사람의 책.
어디 갈때면 책을 꼭 가지고 다니고, 하루 하루 책을 펼치는게 습관이 된 사람. 난 더 멋지게 나아가는 방법을 잘 모른다. 읽는 것만이 자랑 할 것은 못 된다. 정수를, 가치를, 알맹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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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헌터 1
김진우 지음 / 마루&마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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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무한의 마법사, 나 혼자만 레벨업 명작 본 뒤라 <퍼펙트 헌터>의 재미과 흥미는 적어졌지만, 그래도 뒷이야기가 궁금하게 하는 1권. 문장은 쉽고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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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9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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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9번
<사양> 4/3 ★★★

다자이 오사무 1947년작.
1948년 <인간 실격>을 탈고하고 도쿄 수원지에서 연인과 동반자살.

사양(斜陽), 비낄 사, 볕 양
˝기우는 해˝, 석양, 쇠퇴하는 일.

˝아아, 무엇이건 숨김없이 솔직하게 쓰고 싶다. 이 산장의 평온은 죄다 거짓이고 허울에 불과하다고, 속으로 생각할 때 조차 있다.˝

29살의 몰락한 귀족의 장녀 가즈코. 1945 패전 후 재산도 잃고, 어머니와 어렵게 살아간다.

여성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남성.
어머니의 폐렴으로 인한 병사,
동생의 삶의 이유를 잊어버린 자살을 모두 경험하며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진취적인 여성이다.

2개의 죽음을 보면서,
자살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책에서 한 챕터 동생 나오지의 유서에서는 살아 있고 싶은 사람만 살면 되지, 살 권리가 있는 것처럼, 죽을 권리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왜 사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웃지 않을까? ‘그냥‘, ‘목숨이 붙어 있어 살지‘, ‘내가 꼭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사는 걸까?‘ 🤔

우리는 3종류의 죽음을 보면서 산다.
1) 대부분 살고 싶으나, 질병으로 어쩔 수 없는 죽음과
2) 고통에서 벗어나려 혹은 삶의 이유를 상실해 버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
3) 마지막으로 전쟁이나 사고, 범죄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

내가 고작 생각해 볼 수 있는건, 고통에 빠져 괴롭거나 목적없이 삶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자살 충동도 일종의 우울증이라면, 삶의 기쁨을 되찾는 방법으로 일로 자존감을, 물질로 안정을, 산책으로 자연의 미를, 음악과 책으로 즐거움을 제시한다.

건강을 잃으면 우리는 돈을 잃고, 근심을 얻는다. 반대로 마음을 잃으면, 육체도 물질도 다 잃는다.

잃어버린 사람들, <사양>을 읽으며 나는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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