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를 읽다 - 시대의 아픔과 부끄러움에 대한 성찰 읽다 시리즈
전국국어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욕첩방은 나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중략)

** 시인은 무엇하나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지독하게 민감하고, 예민하고, 모든 것을 자기에게 비춰본다. 집에서 어렵게 부쳐 온 학비를 받아들고, 혼자 편하게 일본에서, 대학교수의 강의를 듣는다. 이처럼 시를 쓰는 건 쉽다. 한줄, 두줄.... 한편 두편.

사람들의 인식과 환호, 존경은 시<연극<소설<영화 순이다. 영화에 비하면 시각적인 요소가 없고, 소설에 비하면 이야기도 없고, 개연성 부족한 시, 오직 감정과 정서만이 가득한 시. 상상에 기대어서만 홀로 살아 남는 시.

‘나는 이렇게 나 좋다고 시만을 쓰고 있어도 괜찮은 건가?‘ 고민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윤동주의 시는 100년을 넘어, 온 인류가 멸망한 이유에도 별처럼 살아 우리 마음을 밝힐 것이 분명하다.

시는 쉽게 쓰일리 없다. 다만 짧아서 더 오래 사람의 눈에, 입에, 손에, 마음에 남는다. 오래오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5-2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쉽게 쓰여진거 같지 않은 시라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이 시는 너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