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딕울프식 막장드라마 로앤오더 SVU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남자와 마초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일단 여기서 나오려는 한숨을 참는다) 

사실 결혼 전, 다시 말해 지금의 남편과 사귀기 이전에는 나에게도 남자친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존재했었고 그 중 대부분은 다분히 순정틱한 것이었다. 적어도 등에 꽃을 매달고 후까시와 매너에 넘쳐 사는 온실 속 꽃돌이는 아니더라도, 그렇다고 말끝마다 오 마이 스위티 허니를 달고 사는 느끼남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 많은 환상들 속에서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진 마초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당시의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머지 않아 내가 고이고이 간직해 왔던 대부분의 꽃돌이 이미지들은 현실이라는 시궁창(?!)에서 와장창 와장창 순서대로 아작나 버렸다. 많고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나를 가장 슬프게 했던 것은 교제 전부터 남편이 표방해 온 자신의 마초성이었다.(사실 말하면서도 조금 울분을 느끼고 있다) 분명히 나는 교제를 시작할 때 분명히 말했었다. 사귀더라도 예의는 지켜주세요. 애인사이라고 확 말 놓기 없기에요.  

남편은 내가 사귀자고 말했을 때 무지 좋아했다고 한다. 나중에 들어보면 친구한테도 나 고백 받았다고 자랑문자 닭살 돋히게 날려대면서 아주 생난리를 피웠다는데, 너무나 기뻐서인지 그 뒤에 내가 한 말은 잘 안 들렸나보다. 물론 연애 초기에는 우리 마초가 그나마 품위를 지키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달수가 흐를수록, 이놈의 영감탱이가 내 눈치를 봐 가면서 은근슬쩍 말을 놓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에는 완전히 말을 텄다. 나는 아직도 존대를 하고 있는데! 남자들은 아니라고 우길지 모른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안다. 자기들이 생각할 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인지 몰라도, 이런 사소한 일상에서 은근슬쩍 고개를 내미는 남자들의 마초성을. 아무튼 여자한테 꿀리고 살 수는 없다는 유치한 유아적 마초성에서부터 어떻게든 남들 위에 서고 보자는 전투적 마초성까지 그 형태는 다양하다.  

그런데 옆에서 보면 그거 되게 웃긴다. 웃겨서 어쩔 때는 배꼽이 땡긴다. 근데 본인들은 진지하다. 그래서 더 웃긴다. 언젠가 누군가 우스개로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얘기가 남자들 군대얘기, 더 싫어하는 얘기가 군대에서 족구한 얘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군대 이야기야말로 남자들, 그야말로 땀내나는 마초성의 절정이 아닌가. 혹자는 그래서 아예 밀리터리 라이프 스토리를 메인으로 하고 소설 속에서나마 땀내 나는 마초들을 신나게 씹어댄다. 똑같은 내용을 보고 남편은 웃을 수 없는데 나는 웃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아, 현대 사회는 비정한 평등사회.  

로앤오더 시리즈에는 여러 가지 변태들이 속출한다. 다수의 여성을 강간해 놓고 강간한 여자마다 임신 키트 뽑아가는 남성 변태도 경악스러웠지만 애들만 골라먹는 소위 소아성애자, 상습강간범, 공권력 동원해서 언론 플레이 하는 변태들... 꼽자면 한이 없다. 강간은 힘의 원리를 전제로 한다. 약육강식이다. 이런 마초들은 소위 "썩은 꽃이 달린 마초"로 분류된다. 같은 남자들에게도 이런 마초는 혐오의 대상이다. 그럼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이런 것들 갖다 뭐에 써?"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상은 오늘의 '한떨기 가녀리고 련략한 마초' 되겠다. 세상에 다수 존재하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여상한 마초들 말이다. 얘들도 기본적으로는 남자로 태어난 이상 남자만이 가질 수 있는 로망이 있고 남자답기를 바라며 남자들이 가진 사회적 우위를 포기하기 싫어한다. 그런데 얘들이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는, 벗어나기 불가능한 굴레가 있다. 바로 책임감이다.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굶어 죽으래도 시궁창에는 구르지 않겠다! 는 그놈의 웬수같은 자존심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몰래 바람을 피워서 밖에서 애를 낳아 와갖고는 남편을 감쪽같이 속여 자기 애로 믿게 만들고 자신과 아이를 위해 뼈빠지게 고생하게 만든다 해도, 남편은 직장을 때려칠 수 없고 애를 패대기칠 수 없고 이혼장도 내밀 수 없다. 왜? 가장의 책임감이 있으니까, 사회적 법규가 그러니까, 빌어먹을 법률에 뎀잇와이프와 이혼을 하더라도 양육비는 칼같이 부쳐줘야 하며 위자료까지 지불하라고 해놨으니까, 하물며 와이프는 지금까지와 같이 '즐겁게' 남친과 러브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왜? 세상은 자유평등 민주주의 사회니까. 누구랑 사귀든 내맘이라고 뻗대면 그만이잖아? 물론 극중 남편은 총부림을 해서 와이프를 살해하고 끝냈지만, 대부분의 심약한 우리 남성 동지들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이 쉽지 않다. 그저 눈물을 삼키며 이혼장과 도장만 내밀 수 있을 뿐. 이런 애들은 보호 대상이다. 된장남 초식남이 등장하고 남성사회에도 지각변동이 시작된 지금, 그래도 끝까지 자존심 하나로 버티고 사는 이런 마초들은 가히 "보호 대상 천연 기념물" 간판을 당당하게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집에서 이런 마초들이 꿍치고 있다면, 절대 버리거나 방치하지 말기를 바란다. 겉보기에 튼튼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세파에 찌들어 있고 군데군데 찢어져서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터이니, 혹시 이런 마초꽃을 보신다면 급히 손질해 주시고 모자란 수분을 보충해 주시기를. 오냐오냐 해줬더니 태도가 꼽고 하는 짓이 지랄맞아요. 하는 주인분의 하소연도 있을지 모른다. 참자. 아무리 화가 치솟더라도 얘들은 보호 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머지 않은 때에 멸종할지도 모르잖은가? 버릇이 없으면 버릇이 없는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요는 교육이다. 좋은 마초란 다른 것이 아니다. 주인이 어떻게 기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다행히 얘들도 짐승은 아니니(?!?!) 가르치면 또 잘 알아 듣는다. 참으로 기르기에 매력적인 식물이 아닌가?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므로 태클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여기에 쓰여진 "마초"란 단어의 의미와 개념은 매우 협소하고 개인적인 것임을 아울러 밝힙니다. 제공해 주시는 팁은 기꺼이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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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Law and order 시리즈에 완전 꽂혀서 달리는 중. 

사실은 보다 만 아츠히메를 마저 뛰어야 하지만 망할 놈의 뎀잇텝스 때문에 영문드라마를 봐야 될 것 같긴 하고, 딕울프식의 막장드라마가 취향에 맞아서 그냥저냥 달리고 있습니다. 로앤오더 시리즈는 법정공방이 최고죠. 전 5시즌에서 하차한 쭉쭉빵빵 금발머리 검사언니가 더 좋았는데 지금 나오는 미즈 노벡도 진득하게 보다 보니 애정이 가네요. 범인놈이 진짜 오갈 데 없는 병맛일수록 콱콱 밟아 주시는 포스가 최고랄까.  

보다 보면 이런 기사도 이렇게 읽힙니다- 50대 직업여성 H모씨, 6박 7일째 납치 감금된 듯 

북한 거주 60대 남성 김모씨, 주요 용의자로 추정

경찰은 치정 관련 납치, 감금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 담당검사 긴급 인터뷰 "48시간 이내 찾아내야"   

... 

... 

...  

비웃지 말아줬음 좋겠어 on_ 나도 웃자고 하는 소리잖아 ;ㅁ; 

오늘의 뱀발: 영어성적 아주 쬐끔 올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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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影 2009-08-3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로앤오더 성범죄전담반 참 재밌게 보고 있지. 그래도 그 기사를 그렇게 보는 건 좀.. ^^;; 난 요즘 출판사 다닌다능. 혹 시간나면 한 번 보자!+_+
 

행시 끝나고 애돌보기에 남편이 가세해 준 덕에 쉬는 시간이 왕창 늘어났다. 

남편의 활약으로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건 좋긴 한데 문제는 적응이 안 된다는 것(...)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하다 못해 공부도 되지 않는다. 이건 남편한텐 비밀인데(<) 

뭐, 한 일주일 있으면 이것도 슬슬 적응이 될 텐데... 근데 문제는 본업인 공부가 안 된다는 것. 시험은 바로 다음 달 촌데 난 몰라 어떡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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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침침하네요(...) 

넷북은 다 좋은데 이게 나빠요. 눈이 남아날 날이 없다니까. 

어제 남편이랑 수다떠느라 늦게 잤더니 아침에 눈이 토끼눈이 되어 있더군요. 몸도 나른하고 힘도 없고... 아무래도 오늘은 집에서 좀 쉬는 게 나을 뻔했는데, 누구 맘대로 내가 집에서 맘편하게 잠을 자나 싶어서 에버런군 끄시고 나와버렸습니다. 이따 희야 데리러 가야지, 아함... 

사실, 공부해야 하는데, 나른해서 두뇌회전이 영 마뜩찮은지라 애꿎은 블로그에서 끄적이는 중. 

힘내자. 백수질도 올해가 마지막이다!(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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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影 2009-06-2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무원 시험? 교사? 암튼 또다시 공부라니 힘들겠구려. 화이팅!

달님엄마 2009-07-1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양/ 아니, 취업 준비중... 빈약한 스펙 보충 중... 허덕허덕
놀러가쟈~ 왜 저번에 안왔어 ;ㅁ;
 

요새 그나마 살이 빠지는 것 같아서 그동안 못 입었던 옷들 좀 입어보고 싶어요 -ㅁ- 체중도 줄었겠다, 다리 맛사지도 열심히 해서 다리도 쬐끔(아주 쬐끔!) 날씬해졌겠다, 날도 마침맞게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모자란 건 오로지 돈밖에 없어! (<)  

뭐... 그렇다고 느긋하게 옷가게 구경 다닐 시간도 돈도 없기 때문에^^; 요새 낙은 그저 인터넷 쇼핑몰이죠. 그렇다고 손가락만 빨고 있느냐, 작년에 쏠쏠히 사입기도 많이 사입었어요. 근데 이 주체할 수 없는 옷 욕심은 뭘까 ㅠㅠ 

지금 가장 노리고 있는 건 바로 이것(링크) 원래 조리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저기 받쳐 신으면 여름에 시원할 것 같잖아요? 근데 굽이 생각한 것보다 높아서 망설이는 중. 작년에 발삐끗한 걸 생각하면 도저히 손이 안 나가요. 세상에 힐을 신고서 애를 안고 뛰다니... 지금 생각하면 전 정말 용자였어요. 용자 주제에 건방졌죠.(...)  

얼마 전부터 다리 맛사지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슬슬 치마를 입어도 되겠다! 는 무모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네요. 그래서 이런 것(링크)도 한번 입어보고 싶어요. 티나지 않고 무난하고... 그런데 여기 받쳐입을 게 마땅치 않네요. 이런 것도, 이런 티셔츠도 이쁜데... 근데 내가 입으면 너무 부해보일 것 같애(웃음) 

그렇지만 지금 가장 입고 싶은 건 바로 이것(링크) 작년부터 딱 입어보고 싶었는데 품절되서 눈물만 흘렸다는 아쉬움 만땅의 템입니다. 맞지도 않고요orz 이번에 남편한테 보여주고 어때? 하고 물어보니 단박에 넌 안돼, 하고 딱 자르더라니까요. 두고 보자, 기필코 더욱 노력해서 목표지수 가슴둘레 90cm까지 줄이고 말테다!  

여기 말고도 요새는 여기도 잘 들어가요. 여긴 모델분이 내 타입이라(발그레) 근데 이분 진짜 이쁘지 않아요? 나 이사람 팬인가봐. 꿈에서 보기까지 했다니까요. 정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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