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
빌 포셋 지음, 권춘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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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골라 보는 실수들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은 역사를 바꾼 치명적인 실수들, 100가지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책이다. 역사를 이끈 위대한 리더들이나 지식인들의 치밀한 계획 이외에 예상하지 못한 실수들을 통해 큰 전환점을 준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역사를 바꿀만한 치명적인 실수란 존재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명백한 '실수'는 100가지로 나열할만큼 많지 않다고 본다.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듯이 그들의 실수 하나로 역사가 바뀌었다는, 그들이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다른 세상이었을 거라는 상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역사가 어떤 전환점을 맞았을 땐, 지금까지 쌓여온 행동과 생각들이 축적되어, 지각판이 움직이듯 천천히 태동하여 그 윤곽을 들어내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 변화를 단 하나의 실수만으로 초래했다는 생각은 너무 과도한 포장이 아닐까. 대부분의 역사적 실수는 계기를 제공하거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 했을 뿐 역사를 바꾸는데 주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에는 전쟁에 관한 실수가 많이 등장하는데, 전쟁에는 필연적으로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승자와 패자가 생기고, 패자는 그가 했던 행동을 실수로 지적 받는다. 그렇다면 승자에겐 실수가 없었을까?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실수가 없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책에서 증명하고 있다. 다만 패자이기 때문에 그것이 더 돋보일뿐이다. 실수가 역사를 바꿨다기보다는 역사가 실수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극단적인 실수의 예는, 100가지 에피소드 중에서도 오롯이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흑사병과 고양이의 복수'일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유행병 중 하나였던 흑사병은, 병의 근원이 고양이라는 미신에서 비롯되어 대대적인 학살이 이루어지고, 개체수가 늘어난 쥐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전염됐다. 이런 게 바로 역사를 바꾼 실수 아닐까.

 

 하나의 예를 더 살펴보자. 100가지 실수 중 가장 재미있고 짧은 에피소드로 소개 된 '포스트잇의 탄생'을 살펴보자. 이 '실수'는 접착테이프를 만든 스펜서 실버라는 회사가 조금 더 우수하고 접착력 강하며 쉽게 떼어지는 접착테이프를 개발하다, 쉽게 떼어지지만 접착력이 약한 물질을 개발하게 되고, 이는 4년 후 포스트잇으로 활용하게 된다는 에피소드다. 

 포스트잇의 개발은 직장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게 과연 '역사를 바꿨다'고 까지 말할 수 있는 실수일까? 애초에 실수라고 판단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스펜서 실버는 접착력이 강하며 쉽게 떼어지는 접착테이프를 만드려고 시도했고 그것에 실패했을 뿐이다. 실패를 곧 실수라고 보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보통 생각하는 극적이고 뚜렷한 '역사를 바꾼 실수'가 가득 들어찬 책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는 꽤 쏠쏠한 즐거움을 준다. 100가지나 되는 이야기는 짜투리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여가 요소다. 하루에 1가지 이야기를 읽어도 100일을 즐길 수 있다는 포만감은 대단하다. 아마 요즘 출간하는 책들의 제목 중에 숫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이에 기인한 마케팅일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실수들이 잘못된 행동에서 초래한 결과라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 미국의 분열을 초래했던 '미국의 운명을 결정한 무능함' 같이 허를 찌르는 에피소드도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역사를 바꿨다는 데까지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큰 영향을 준 게 확실한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이며, 운명과 사람, 그리고 지금도 끈임없이 걷고 있는 역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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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체험판)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1
김은섭 지음 / 지식공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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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서평]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즐겁게 독서하는 방법 (e-book)

 

 

 내가 재밌게 본 책을, 역시 재밌게 본 사람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같은 책을 본 사람은커녕 애초에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마저 드문 일이니 당연하다. 어렸을 때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전날 재밌게 본 TV프로그램 이야기를 하듯이 책 이야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나 스태디셀러 혹은 각종 기관에서 선정한 추천 도서나 고전 명작 같은 책들을 의무감으로 억지로 읽으니 대화가 잘 이루어질리 없다. 

 그래도 나의 경우는 나은 편이다. 문예창작을 전공 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고 취향이 비슷한 동기나 후배, 선배 등이 소수나마 있다 (문예창작 전공임에도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은 굉장히 많다). 또한 군시절 헌신적인 독서 전도(?) 활동을 통해 독서의 세계로 인도한 몇명의 선후임 신도들이 있기도 하다. 더불어 서평 이벤트를 진행하는 여러 카페와 각종 온라인 서점 등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한 덕분에 온라인상으로나마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확보해놓을 수 있다.

 나처럼 많은 노력을 곁들이고 운이 따라준 경우가 아니라면 어떨까? 주위에 독서를 즐기는 친구가 없다면, 소통을 목적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컨텐츠를 외롭고 고독하게 집어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옆에서 응원을 보내고 좋은 책을 권장해주는 스승이 없다면 책 앞에서 그저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게 독서 현실이다. 책 앞에서 어색한 손짓으로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아… 많은 사람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다면….'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은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책과 전혀 인연이 없던 저자가 책과 떨어질 수 없는 단짝이 된 사연. 그것도 모자라 책과 인연을 쌓고 지내던 동생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들을 친절히 알려주며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이처럼 독서를 권장하는 책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든다. 저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이런 책들을 썼는지 심히 공감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에서 한자 한자 고민을 거듭하며 글을 썼으리라.

 

 그 방법들, 그러니까 선전적으로 책과 거리가 멀었던 제가 뒤늦은 나이에 책과 친해질 수 있었던 방법을 이제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제 경험과 또한 많은 독서가들의 얘기가 옳다면 이 방법이 여러분을 활자 중독자로 만들어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P. 7

 

 많은 사람들이 책과 친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 "책을 읽지 않는 이유가 뭐야?" 라고 물어보면 크게 3가지 답변이 돌아온다. 시간이 없어서, 재미가 없어서, 돈이 없어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재미가 없어서' 라는 이유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유는 단순히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행동에서 비롯된 이유다. 돈이 없어서 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책의 우선 순위가 높다면 술을 마시거나 옷을 살 돈으로 책을 사게 된다. 

 결국은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책이 재미없는 이유가 뭘까?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는 단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자네는 이제부터 1년 동안 책으로 공부하지 말고 놀도록 하게!"

 잉? 책을 보겠다는 제자에게 공부하지 말고 놀라니, 이 무슨 말씀이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나를 보시더니 교수님이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젊은 날, 하와이의 고급 리조트에서 일주일간 머물 기회가 있었다네. 하와이가 어떤 곳인가. 세계적인 휴양지가 아닌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놀러오는 곳이지. 그런데 그들을 관찰하다 보니까 한 가지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했다네. 뭐 같은가?"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바로 책이었다네. 바쁜 일상을 잠시 떠나 고단한 마음을 쉬려고 경치 좋고 풍광 좋은 하와이 리조트까지 와서 하는 일이 서늘한 그늘을 찾아 가장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는 것이었단 말이네."

 (중략)

  "그들은 과연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들에게는 독서가 세상 그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단 말일세. 그런게 바로 독서라고."

P. 25

 

 아주 정확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태껏 책을 억지로 읽었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 입시 논술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고전 명작을 붙들고, 남이 읽는 것은 나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베스트셀러를 집기도 한다. 읽고 나서 명백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는 욕심에 일부로 어려운 책을 고르기도 한다. 자신에게 맞는 취향과 능력은 일절 고려조차 하지 않은 체.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은 책과 친해지기 위해,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한 첫번째 방법으로 내가 재밌는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야구 선수가 꿈인 아이에게 변화구부터 가르치지 말고 캐치볼부터 같이 즐기라는 말이다. 축구 선수가 꿈인 아이에게 무회전 프리킥부터 가르치지 말고 공놀이부터 하라는 말과 같다. 판타지든 무협지든 상관없다. 그저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선 자신이 재밌는 책을 읽길 권한다. 

 

 책을 입시 논술의 관문이나 자신을 뽐내기 위한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현대인들에게, 독서의 본질을 가르쳐주는 아주 좋은 책이다. 책과 전혀 친하지 않았던 스스로의 사연을 밝히며 누구든지 책과 어울릴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쉬운 방법과 친절한 설명, 재밌는 묘사와 에피소드를 통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만약 당신도 책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면 이 책부터 집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당신의 책을 읽는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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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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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좋은 글 쓰는 꼼수

 

e-book을 통해 읽은 책입니다. 페이지가 종이책과 다를 수 있습니다.

 

 책 제목부터 조그만 꼼수가 들어 있다. 베껴 쓰기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방대하게 담겨 있으리라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이다. 정보가 담겨 있긴 하지만 총 30강 중 단 1강만을 차지한다. 다만 각 장의 끝에 훌륭한 작가들의 글을 실어 베껴 쓰기 교본으로 엮어 놨다. 이는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이라는 제목에 '난 속인 적 없는데?'라고 변명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작은 꼼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베껴 쓰기 교본과 베껴 쓰기에 관한 1개 강의을 제외한 29개 강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작가가 몇 해 동안 성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적어 놓았다. 1강을 볼까? 1강의 주제는 행갈이와 들여쓰기의 중요성이다. 이것만 해도 확연히 숨통이 트이는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어쩐지 꼼수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합법적인 꼼수는 살아가며 편의를 주는 중요한 일 중 하나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한두 가지의 꼼수가 '승리'를 챙기기 위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확실한 효과가 있는 꼼수를 내 지식으로 만들어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 때, 그건 곧 노하우가 된다.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은 치밀한 이론이나 단단한 원칙보다는 쉽고 재밌게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을 말한다.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먼저 줄 바꾸기를 해야 한다.

 '속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글쓰기에 대한 원칙을 배우고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는 선전 문구에 속아 책을 집어 들고 보니 처음하는 이야기가 줄 바꾸기를 해라? 차라리 좋은 필기구를 사라구 하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해한다. (중략) 

 글쓰기의 기본은?  '예쁘게 쓰기'다. 글씨를 예쁘게 쓰라는 말이 아니다. 문장의 처음 칸은 비우고, 세 줄이 넘어가면 되도록 줄 바꾸기를 하라. 의미에 따른 줄 바꾸기가 아닌, 길이에 따른 줄 바꾸기를 하란 말이다. (중략)

 우리가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일까? 우리 글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닐까? 우리 글을 읽어 줄 사람을 위해 쓰는 것 아닐까? (중략)

 줄을 바꾸는 것도, 문장의 첫 칸을 비우는 것도, 모두 읽을 사람을 위해서다. 형태를 바꿔주면 읽기 훨씬 편하다. 

P. 16

 

 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베껴 쓰기 교본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반을 버리는 것과 같다. 베껴 쓰기는 과거에서부터 내려오는 훌륭한 독서의 유산이다. 한자 한자 모든 역량을 쏟아 기록한 책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과정은 글을 쓰는 사람의 필수 코스가 됐다. 책에선 직접 손으로 노트에 베끼는 수작업을 강조했다. 반드시 '손'으로 해야 하나?

 예전이야 타자가 발명되지 않았고, 발명된 후에도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은 직접 원고지에 글을 쓰곤 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어 웬만한 기성 작가들조차 컴퓨터를 통해 저술 활동을 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호흡과 리듬을 읽는 과정을 컴퓨터로 하는 게 맞는 일 아닐가? 굳이 힘들여 수작업으로 베껴 써야 하는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베껴쓰기에 관해 항상 품고 있었던 의문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꽤 많을걸? 이런 의문은 아래의 인용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소설가이면서 영문학 교수인 스티븐 골드베리는 <글쓰기 로드맵>에서 말했다.

  "즐겨읽는 책에서 두 쪽을 필사해보라. 먼저 펜으로 옮겨 쓴 다음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해보라. 베껴 쓰기는 천천히 한다. 구두점 하나까지 원본 그대로 베껴야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있다. 글쓰기를 음악으로 생각한다면 그리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교향곡을 직접 작곡하는 게 아니라 대가의 작품을 음표 하나하나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다. 이런 기계적 학습은 세포에 기억을 심으려고 암호를 각인하는 것과 같다. 한 번 베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다면 계속해 보는 것도 좋다. 여러 작가와 여러 장르의 글을 베껴 보라. 

 사람들은 '나도 J. K. 롤링1처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롤링처럼 쓰고 싶다면 먼저 롤링의 글을 베껴라. 마법처럼 당신 앞에 문이 열릴 것이다.

P. 43

 

 글쓰기에 지름길은 없다고 하지만 어느정도의 쉬운길, 효과적인 길은 베껴 쓰기로 알려져 있다. 그 이상의 것은 아마도 누군가의 조언으로 도달할 수 없는, 혼자서 가야만 하는 경지가 아닐까? 그 경지에 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뭘까? 

 그래. 이제 베껴 쓰기 좋은 글도 얻었다. 베껴 쓸 노트도 충분하다. 몇 가지 노하우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이제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마치 가장 중요한 절정이 후반부에 나오듯,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의 후반부의 내용에서 작가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역량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작가는 꾸준해야 하고 일상적인 인내심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베껴 쓰고 밥 먹듯이 메모해야 한다. 놓치기 쉬운 기본적인 요소들을 일상적으로 행해야 한다.

 

 기업사 전문작가 유귀훈은 그의 저서 <유귀훈의 기록노트>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글쓰기의 재료는 무엇일까? 우리의 경험과 생각이다. 생각은 매일 오전 11시에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길을 가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떠오른다. 이때 스쳐가는 생각을 잡는 법은 단 하나, 적어놓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적어 놓기 전까지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메모해라. 메모를 모아야 기록이 되고 기록이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된다. 스콧 피츠 제럴드, 앤 라모트, 조지프 헬러 같은 유명한 작가들도 늘 메모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놓기 위해서다. 아이디어는 적어놓지 않으면 3분 뒤에 도망간다.

P. 288

 

 '시'라는 특수한 장르를 제외하고는(쓸 생각도 없다) 전부 해댱되는 기본 원칙이다(물론 시인들도 항상 열심히 공부하지만 다른 작가들에 비해 나태한듯한 이미지는 나만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특출난 재능이 있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겠다. 거북이처럼 단단한 노력이 작가를 만든다.

 며칠 전 다녀왔던 국제도서전에서 보았던 조경란 작가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하지 말아야할 것'이라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했다.

  "나에게 재능이 없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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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눈물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프롬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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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교의 눈물」아이들이 눈물을 배운다 

 

 난 지금 26살이다. 결혼을 해서 자녀를 가지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그저 먼 훗날의 일만으로 남은 나이가 아니다. 가끔씩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꿈꾸며 많은 불편한 현실과 마주했을 때 해답을 찾아내보려 애쓰곤 있지만 쉽지 않다. 여유있는 경제력, 배우자와의 갈등, 부모님 봉양 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지만 자녀의 교육만큼 혼란스러운 문제가 없다. 

 나는 과연 내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까? 선행 학습에 대한 반복적인 수업은 도저히 풀 수 없는 5차 방정식처럼 얽혀버렸고, 개성과 특성을 무시한 일괄적인 교육은 지켜보기만 해도 나의 색(色)을 잃어버릴 것만 같이 무섭다. 또한 서로에게 상처만을 안겨주는 왕따 문제에 대한 적절한 선도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큰 의문이 남는다. 과연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 남을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청소년 문제는 그냥 싸우면서 크는 거라며 묵과하고 지나치기엔 너무 잔인한 게임이 됐다. 맞지 않기 위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역할 바꾸기 게임이 되어 가고 있고, 공포로 지배하는 친구들 사이의 모습과 선생님, 부모님 앞에서 공부 잘하고 성실한 모범생의 모습 중 어느게 진짜인지 가려내야만하는 진실 게임이 되기도 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가해 학생은 일진은커녕 학교에서 늘 피해를 당하는 부류의 아이였다는 것이다. 피해 학생 역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다가 스스로 자퇴를 한 경우라고 했다. 동병상련의 우정을 나누던 두 아이가 어쩌다 비극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된 걸까? 법원에서 가해 학생의 어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 어머니는 거의 얼이 빠진 사람처럼 법원 복도 의자에 앉아 있었다.

P. 44

 

「학교의 눈물」은 3부작으로 방영된 SBS스페셜 학교의 눈물을 옮긴 책이다. 방송에 미처 내보내지 못했던 이야기, 못다한 말들, 영상이 아닌 글로서 전달할 수 있는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여러가지 생각거리 가득한 요소들이 가득 차 있지만 그 중 가장 소름끼쳤던 사실은 내 아이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왜 난 그동안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일까? 내 아이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가해자가 되던 피해자가 되던 그들의 마음 속이나 눈에서 눈물이 가득 찰 진실이다. 우리의 유일한 미래가 되고 더도없는 희망이 될 아이들에게 학교는 눈물밖에 가르치지 않는다. 

 판사들 사이에선 굵직한 사건도 없고 격무에 비해 보람을 찾기 힘들어 한직으로 여겨진다는 소년부에서 그를 천직으로 여기며 직접 쉼터를 만들어 운영할 만큼 청소년 문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분이 있다. 천종호 판사다. 「학교의 눈물」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심각한 청소년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의 저서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지 않는 건 어른들의 책임이다. '먹통전화, 불통전화'라는 비난을 받던 117 학교폭력 신고전화의 한 가지 예만 보더라도 우리가 개선하고 인식해야될 문제들은 사방에 널려있다. 교실이라는 사각의 링에서 수건으로 땀을 닦아 줄 사람은 바로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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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
박은미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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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철학적 안식처

 

 

 

철학적 안식처

사람은 굉장이 오묘하고 애매한 존재다.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이율배반적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인들은, 지겨워하면서도 놓치면 불안해하고 전전긍긍해하는 이상한 면이 있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프레브르는 이런 현상을 '일상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흑 아니면 백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지는, 판단을 간편화하고 싶어지는 '휴리스틱'이 발동하지만 세상일이란, 특히 인간의 마음과 성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없는 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안중근 의사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훌륭한 열사지만 일본에선 흉악한 암살범이기만 하다. 오사마 빈라덴은 우리에겐 세계 최악의 테러범 중 한 명이지만 알 카에다의 입장에선 우상적인 영웅이다. 이런 인간의 다양성과 예측할 수 없는 많은 특성들은 재밌고 흥미롭기도 하지만 때론 상처가 되어 아픔으로 다가오곤 한다. 현대인들은 이런 아픔을 풀어내기 위해 '힐링'을 외치며 심리학 서적을 뒤적거리고 정신과 의사나 맨토를 찾아다니지만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는 진정 필요한 건 철학적 생각이라고 말한다.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에선 인간에게 주어지는,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여러 상황들을 제시하며 조언을 해주고 있다. 현대에서 우리가 느끼는 좌절감과 절망감은 초침이 한 바퀴돌 듯 시도때도없이 찾아오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스스로를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갈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것이다. 언제나 부족하게 느껴지고, 딱 나일 수밖에 없음에 괴로워하는 당신에게 100프로의 자신을 생각하지 말고 80프로의 자신을 사랑하라고 위로해주기도 한다. 언제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마음 밑바닥을 울리며 오늘도 지쳐가는 나에게 철학적 휴식을 가져다 주는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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