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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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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서평]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아는 게 힘일까 모르는 게 약일까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필립 바구스 &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청림출판


 경제 분야 도서를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은  분야 치고 정말 쉽게 읽힌내용을 전달하기에 어쩔  없이 들어가야  전문용어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여러 사람이이해할  있도록  작가의 친절함이 느껴진다 안에 작가가 만든 가상의 작은 마을은화폐 구조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돌아가던 경제 개념부터 지금의 화폐 구조까지 마치구현 동화처럼 재밌게 보여준다 책을 읽는 독자는 그저 관찰자가 되어 우리의 거대한 경제 시장과 똑같이 돌아가는  불평등한 경제 구조를 목격하기만 하면 된다

 

 국가의 개입은 마치 빽빽하게 우거진 덤블처럼 경제와 우리 사회 내부의 바람직하지 않은 발전의 진정한 원인들을 뒤덮고 은폐한다 책을 일고 ㄱ나면 당신 앞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덤블들이 조금씩 해체될 것이다그리하여 마침내는 모든 관계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보고이해할  있게  것이다.

P. 17 

 

 나는 본래 술을  마시지 않고(못마시고), 커피도 마시지 않으며 담배도 작년에 끊어서 돈 쓸 일이 별로 없다취미 생활이라 해봤짜 친구들과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는 정도인데컴퓨터 게임은   사면 더이상 돈을 들일 필요가 없고 내가 가진 도서 상품권이나 쿠폰은   명이 읽을만한 책을 사기에 충분하다여자 친구도 없으니 딱히돈이 들어갈 일이 없어 경제 개념이 옅어져 가는 기분이 든다별다르게 경제 구조에 대해 불만을 느끼지도 못했고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그동안 부자가 부자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유로 권역에서 사용되는 통화량이  배로 늘어났어도  통장 잔고가 그대로라면틀림없이 다른 누군가의 통장 잔고는 그만큼 늘어났을 것이다 .만약  사람이과거에도 나보다 돈이  많았다면 지금은 나보다 훨씬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나보다  부유했던  사람은 지금은   부자가 되었을 것이고나는상대적으로  가난해졌을 것이다."

P. 12 

 

 서문에 등장하는 경고가 인상적이다책을 읽고나면 지금까지 보아왔던 경제 구조가 더이상 과거와 똑같음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거라고 한다어쩌면 모르는   나을 수도있다고 엄포를 놓는다그렇다 .위에서 얘기한 나의 사례처럼 아무런 의구심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화폐의 구조가마치 바람 피운 증거를 잡은 후에 아내를 보는 것처럼 더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예전에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도 된다고 말했던 선배가 있었다 .자신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상관없다고 덧붙였다나는  얘기를 듣고 한동안  양자택일 가운데서 깊이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서문에서 나오는 경고가 그와 비슷하다모르고 거짓 행복에 둘러싸여  것인가알고 진실된 괴로움에 몸부림칠 것인가알고도 괴로워야 하는 이유는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불평등을 알고비리를 알고더러움을 안다고 해도  혼자 아무리 애써봐야 바꿀  없다고 괴로워한다그래서 책이 나온다좋은 책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다 혼자 애쓰던 것이 여럿이 애쓰는 것으로 바뀐다어떤가 책을 읽을지 말지 결정했는가

 역시 아무리 모르는 곳에서라지만 여자 친구가 바람 피우는 것을 가만히 두고   없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책을 읽게  당신은 우리 사회의 대단히 잘못되어 있는 몇몇 사실들을 알게  것이다물론 당신은 도중에 쓰라린 진실을 회피하고 싶어 책을 옆으로 밀쳐버릴 수도 있다 .당신은  책을 끝까지 읽을 생각이 있는가잠깐 동안 조용히 생각해보라끝까지 읽을 생각이 있다면 당신은 용감무쌍하게눈을 크게 뜨고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축하한다당신은 옳은 결정을 내렸다오늘날의 화폐 시스템이 안고 있는 왜곡 현상과 부당함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해야비로소 개선에 대한 희망이 존재할  있다당신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우리는 당신에게 의지한다!

P.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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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 - 맨손의 기적, 20대에 부동산 성공신화를 일군 100% 리얼 스토리 땅투자 실무 시리즈 1
박규남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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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안식의 땅을 찾아서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 - 8점
박규남 지음/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박규남, 일명 박프로 저자는 오늘도 안식의 땅을 찾고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유난히 밝혔다는 박규남은 돈과 성공의 간극에서 넘실거리며 방향을 쉽게 잡지 못했다.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는 이런 망망대해에서 시작한다. 24살 어린 나이로 짝퉁 명품 판매로 큰돈을 벌어 성공한듯 보였으나 그건 단지 돈을 번 것이었다. 재테크, 투자 도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재미가 있다. 박규남 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으며 어떻게 토지 투자에 성공하게 됐는지를 말한다. 부동산 투자에는 돈이 필요한데? 운이 좋았거나 집에 돈이 많았을 게 분명해. 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삐딱한 시선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겠다. 그도 우리와 같은 맨손으로 시작했으니.

 

 

 경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왠지 모를 눈물이 흘러내렸다. 약 2주 동안이었지만, 정말이지 세상이라는 곳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그리고 필자를 걱정하고 찾아다닌 가족이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경찰차는 우리 집에 도착했다. 경찰차에서 내리니 어머니가 눈물이 그렁거리는 얼굴로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맨발로 밖에 서 있었다.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P. 43 

 

 

 맨손으로 시작한만큼 토지 투자에 관해 처음부터 차근차근, 현재부터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들로 시작하고 있다. 투자 토지에는 어느정도 종잣돈이 필요한만큼, 종잣돈이 모이기 전의 계획부터, 모으고 난 후의 실행까지 실질적이고 실효성 높은 노하우들을 집약해 놓았다. 돈 많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던 거리감 있는 토지 투자가 아닌, 나와 내 삶에 가까운 토지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긍정적이다. 이미 박프로라는 좋은 롤모델이 있지 않은가.

 

 

 2) 부자가 되기 위한 2단계 : 부자가 되기 위한 철저한 계획을 세워라.

 

 부자가 되기 위한 계획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초등학교 때 작성했던 생활계획표를 떠올리면 된다. 다만 하루가 아닌 장기간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생활계획표를 작성하며 걸렸던 기간이 1시간이라면 부자가 되기 위한 시간표는 하루가 될 수도 있고 몇 주 몇 달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세밀하고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P. 86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이 책이 결코 돈을 목적으로 한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난 무조건 부자가 될 거야. 인생에는 돈이 전부니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적합하지 않다. 박프로는 돈의 가치를 펌하하진 않지만, 돈 보다는 성공을 이야기 한다. 모든 역량이 집중된 노력과 모든 이의 마음에 새길 수 있는 명예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렸을 때부터 유독 돈을 밝히던 아이는 지금 안식을 얻을 수 있는 땅을 찾고 있다. 그 땅은 박프로 인생의 역작이 될 것이며, 삶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정말 돈만 많으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런 꿈도 없고 비전도 없는 사람이 아무 노력 없이 우연히 로또에 당첨되어 수십억의 돈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것은 '행운' 이라고 평가하지, 그 누구도 '성공' 이라 말하지 않는다. 또 다른 극단적인 예로 가족이나 친지를 사고로 잃고 엄청난 금액의 보험금을 수령한 경우에도 우리들은 그들이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결코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P. 5 

 



이것이 진짜 토지 투자다 - 8점
박규남 지음/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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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이 공업 이야기 - 인간은 말(馬)이 아니다. 당근만 있으면 된다!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연한 옮김 / 그리조아(GRIJOA)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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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라이 공업 이야기」신의 직장, 인간의 직장

 



미라이 공업 이야기 -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연한 옮김/그리조아(GRIJOA)

 

 당신이 만약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면 어떤 회사를 롤모델로 삼겠는가? 국내 최대 글로벌 기업 삼성? 창조적 경영 기업 구글? 

 나에게 만약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미라이 공업을 택하겠다. 내가 기업을 경영할 일은 절대 없다. 하지만 이런 꿈의 직장을 경영한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질 정도로 미라이 공업은 정말 파격적이다. 미라이 공업의 파격적인 경영을 잠깐 살펴본다면 우선 '개선 제안 제도'가 있다. '제안서를 내면 보기도 전에 500엔을 지급'한다. 한 달에 제안서를 20번 내면 1만 엔이 된다. 1,000엔부터 3만 엔까지 상금도 준다. 

 보통 출장 갈 때 상사에게 허락을 받지만 미라이 공업에 그런 건 없다. 보고·연락·상담이 금지다. "걔 어디 갔어?" "몰라요" 같은 상황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다섯 명만 모이면 동호회 활동비 한 달 1만 엔을 지원한다. 심사 같은 건 없다. "시간외근무 따위 하지 말고 인생을 즐겨라, 행복을 느끼면서 열심히 일해달라"고 말한다.

 전원 정직원이다. 사람을 비용 취급하지 말라고 하고 싶단다. 정직원도 아닌 사람은 기술을 성실히 배우려고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무 시간은 8시 30분~4시 45분, 일본에서 가장 근무시간이 짧은 회사다. 그런데 휴일은 일본에서 가장 많은 회사다. 연 140일 쉰다. 연말연시도 20일간 쉰다고 한다. 대략 12월 23일부터 1월 10일까지 쉰다. 

 직원 여행도 무척 파격적이다. 해마다 단체로 국내 여행을 하고, 5년에 한 번은 해외 여행을 간다. 기본적으로 전 직원 참가이며 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그전의 여행에서는 '미스터리 여행'이라는 기획도 있었다. 이 또한 어느 여행 회사도 한 적이 없는 기획이었다. 먼저 전 직원에게 제비를 뽑게 해서 미리 A, B, C 세 그룹으로 나눈다. 그리고 같은 시간에 공항으로 모이게 되는데, 그때까지 자기가 어느 나라로 여행 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가든 괜찮도록 옷을 여러 종류로 준비해야 했다. 결국, A조는 영하 5도의 파리, B조는 영상 30도의 하와이, C조는 영상 30도의 플로리다로 떠났다. 필요 없는 옷은 여행 대리점에 맡겼다.

 직원 여행에는 물론 큰돈이 들지만, 직원들끼리 기획해서 즐겁게 하니까 좋은 '당근'이 된다. 일도 할 맛이 나지 않을까.

 

 P. 134

 


 

 미라이 공업은 어째서 이런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걸까? 일이 그만큼 힘들거나 까다롭기 때문일까? 아니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인가? 미라이 공업의 창업주이자 이런 어마어마한 경영을 하는 창업주 야마다 씨는 당연하게 이런 말을 한다. "먹고자는 일뿐이라면 돼지도 하고 있고 소도 하고 있어. 날마다 야근을 시켜버리면 직원은 집에 가서 먹고자는 일밖에 못 해. 직원은 가축이 아니니까 자기만의 시간을 줘야 해".

 

 우리는 당연한 일을 놀라움으로 바라보게끔 만드는 경영 속에서 살고 있다. 야마다 씨는 단지 직원의 행복을 위해 이런 경영을 한다. 직원이 행복하다. 회사 일을 열심히 한다. 회사가 잘 된다. 단순하고 인간적이며 직관적인 공식이다. 직원이 행복하니 부정부패도 저지르지 않는다. 저질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일이 행복하고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으며 윗사람은 참견하지 않고 아래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며 일을 하니 만사형통이다.

 

 

 나는 '직원은 경영자를 속이는 법이다'고 생각한다.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율에 맡긴 것이다. 자꾸 속여도 된다. 이렇게 하면 인간은 오히려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는 직원 식당이 있다. 메뉴는 매일 10종류가 나오고, 모두 357엔이다. 그중 200엔을 회사가 부담하고 남은 157엔은 직원이 부담한다. 옛날에는 식권을 썼는데, 종이를 쓰면 비용이 들어서 폐지했다. 그래서 직원이 직접 신고하는 것으로 해버렸다. 각자가 몇 번 식사했는지 매달 자진해서 신고하는 식이다. 자기 부담 식대는 횟수에 따라 급여에서 뺀다.

 

 P. 152 

 

 



 미라이 공업에는 인사과도 없다. 인간이 인간을 평가하는 한 사심이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인원도 없고 보안 시스템도 없고 정문에 경비원도 없다. 도둑 맞아 회사가 손해를 보는 비용보다 경비회사 등과 계약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과당경쟁 속에서 직원이 행복하도록 충분한 급여를 주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다. 

 

 

 이런 게 바로 신의 직장일까? 아니다. 나는 미라이 공업이 매우 인간적인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취급하며 서로의 행복을 위해 사장부터 말단까지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지 않은가. 이런 회사에 다닌다는 상상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고, 이런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는 상상에 행복해지는 그런 회사. 신은 할 수 없는, 인간이라 할 수 있는 경영, 그게 바로 인간의 직장 미라이 공업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보통, 회사에서 가장 급여가 적은 사람은 신입 여직원이야. 그 여직원도 자동차는 자기돈으로 사. 그게 당연하지. '우리 회사는 급여가 적으니까 직원에게 차 한 대씩 사주자'고 생각하는 사장은 없어, 헌데, 회사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사장은 자기 돈으로 차를 안 사. 꼭 회사 돈을 써서 여직원보다 후러씬 비싼 고급 차를 사. 그리고 회사 돈으로 기름을 넣고 회사 돈으로 자동차 보험을 들고 그 차를 사적인 곳에도 써. 그런 사장의 모습을 본 직원이 과연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까? 돈을 많이 못 버는 중소기업 사장이 회사 돈으로 고급 차를 사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러지 말고 사장도 자기 돈으로 형편에 맞는 차를 사면 그것만으로도 직원은 감동해."

 

P. 163 

 

 

 

 

 


미라이 공업 이야기 -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연한 옮김/그리조아(GRI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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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힘
샘 카펜터 지음, 심태호 옮김 / 포북(for boo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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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스템의 힘」뒤죽박죽 하루의 조각모음

 

 

 

 땅딸막한 키에 콧수염을 가진 배우가 연신 넘어지고 과장되게 행동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배우는 기어코 기계 속까지 들어가 톱니바퀴와 맞물려 돌아가기까지 한다. 이 장면은 오랫동안 산업 혁명의 반대편에 선 채 회자된다. 바로 콧수염의 대명사 찰리 채플린이 나오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이다. 

 중학교 사회 시간, 이 영화만큼은 꼭 봐야한다며 수업 시간을 할애하며 보여줬던 사회 선생님에게 꽤 감사한다(내가 과연 이때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를 손수 찾아서 감상할 기회가 있었을까?). 영화 못지 않은 슬랩스틱 코미디의 메카였던 소란스런 교실 안에서 나는 꽤 진지하게 영화를 감상하고 있었다. 흑백영화처럼 진지하고 무성영화처럼 조용히. 

 인간의 기계화와 시스템에 의한 통제를 아주 인상적인 코미디로 보여준 <모던 타임즈>는 시스템화에 대한 통념을 탄생시켰다. 통제란 개통제란 괴물은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먹어치우고 예술성을 해치는 무시무시한 악의 존재다. 반복적인 일상에서의 해방을 바라고 치명적인 일탈을 꿈꾸는 것 모두 통제가 가지고 온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통제가 없는 삶을 살면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할 것인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아, 지겹고 따분한 일상! 이렇게 말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자. 행복은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통제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여기서 우리는 만사의 근원에 접근하게 되는데) 우리가 개선하고 유지해야 할 우리의 시스템을 통제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_샘 카펜더 「시스템의 힘」49P

 

 샘 카펜더는 「시스템의 힘」을 통해 정반대되는 개념을 말한다. 오히려 정확히 시스템화된 통제로서 우리의 삶이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이론은 이렇다. 우리의 삶이 한 장의 스냅 사진이라면 통제에서 벗어나 풀밭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음주를 즐기는 단 한 장면이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지만, 삶은 길고 지속적인, 멈출 수 없이 재생되는 동영상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즐기기'가 끝나면 정확히 시스템화 된 교통과 복지, 교육 안에서 인생은 안락과 평안을 누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샘 카펜더는 어느날 문득 깨달은 시스템의 힘에 대한 인지로, 15년간 링거를 꽂은 환자처럼 근근이 유지해오던 전화응답 서비스회사 센트라텔을 유기적인 시스템화하고 그 결과 미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우리 사회는 99%로 시스템화 되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깨달음이 큰 도움을 준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회 안에서 우리는 왜 불행한 것일까? 

 

 1960년대가 막을 내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만성적인 절망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에 우리가 어리석고 자기밖에 모르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는 것도 그리 놀랄 일도 안디ㅏ. 오늘날, 우리는 선조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부를 누리며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의 삶은 혼란스럽고, 왜 우리는 불만에 가득 차 있을까? 이상하지 않은가?

_샘 카펜더 「시스템의 힘」 47P

 


 

 우리의 삶이 비이상적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스스로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샘 카펜더는 자신의 회사인 센트라텔을 시스템화로 크게 성장시켰으며 그것을 자신의 인생에 그대로 적용하여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비단 기업의 운영 체제만이 아닌 개인의 삶에도 시스템화는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 하루하루가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내가 하루에 투자하는 나의 에너지와 비례해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쳇바퀴돌 듯 저효율적인 행복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스템은 그런 에누리 없는 행복의 조직을 (인체나 삶, 기업) 정리해주고 일시적인 혼란이나 신체적, 정신적 슬럼프가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생을 시스템화' 라고 하는 데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다. 우린 이미 빅브라더와 <모던 타임즈>에 익숙해졌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냥 뒤죽박죽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를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생각해보자. 언제든지 안정된 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마치 큰 거목과 같은 집이 있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 아닌가? 

 조각모음을 하듯 하루를 정비하고 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시스템화. 지금 나에게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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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 - 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자오촨둥 지음, 노만수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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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말은 칼보다 아름답다
 
 

 

말은 칼보다 아름답다

 

 

말로 하는 싸움, 논쟁은 종종 주먹이나 무기를 들고 육체로 행하는 싸움보다 화려하고 치열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희열을 준다. 소크라테스가 충중들을 모아놓고 영원히 기록될 변명을 한 일1이 그랬고 큰 인기를 모았던 일본 법정 드라마 리갈 하이의 변호사들이 그랬다.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라는 말 한 마디로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시킨 일만 보더라도 말이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껏 세상에는 예술로까지 평가될 '말'을 뿜어냈던 논변가들이 존재하고 「쟁경」에서는 춘추 전국 시대부터 청나라까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우수한 논변의 사례들을 수록해놓았다.

춘추 적국 시대로 접어든 뒤 논변을 불꿏이 활활 타오르듯 그 기세가 자못 왕성한 형세였다. 혀는 검과 같고 입술은 창과 같은 논변가들이 예리한 언사로 상대 논객과 날카롭게 맞서는 논변 장면이 사람들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격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른바 말솜씨로 천하를 주름잡는 유세객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P. 6
 
말이란 건 정말 재밌는 것이어서, 회색을 흰색이라 주장할 수도 있고 검은색이라고도 설득할 수 있다. 흔히 '말도 안 되는 말'을 지껄이면서 완벽하다할만한 진리를 뒤집어버리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말이다. 
정나라의 어느 부잣집 자제가 물을 건너다가 발을 헛디뎌 유수의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 어떤 사람이 그 부잣집 자제의 시체를 찾아냈다. 시체를 찾은 사람이 부잣집에 가 돈을 받고 시체를 팔려고 했다.
시체를 찾은 사람은 진기한 물건이 가득 쌓여 있는 부잣집을 보고 시체의 값을 높이 불렀다. 부호는 하는 수 없이 수레 다섯 대만큼의 책을 읽어 학식이 풍부하다는 등석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등석이 부자에게 한 수 가르쳐 주며 말했다.
"안심하시오. 당신 집 말고는 시체를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할 것이오."
부호는 등석의 말이 옳다고 여겨 집으로 돌아가 태연하게 기다렸다. 시체를 찾은 사람은 부호가 시체를 사지 않으면 시체가 썩을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가 하는 수 없이 등석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자. 등석이 이번에는 이렇게 말했다.
"안심하시오. 부호는 당신 말고는 반드시 다른 데서 시체를 사지 못할 것이오."
이것이 천고의 세월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부호색시' 고사다.
P. 62
 
「쟁경」은 스펙 쌓기에만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스펙이라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지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위안이 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주장하는 바, 의견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면 그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기한지난 티켓이나 다름이 없다. 현대에서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급속도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누군가와 소통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고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식탁에서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는 중학생 딸을 둔 중년 가장이나, 서로간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남북간의 문제만 보더라도 소통의 부재는 일상과 사회 깊숙히 파고 들어온 큰 문제다. 인류의 화합과 협동을 이끌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소통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면 어쩐지 입 바른 소리만 줄줄 늘어놓는 흔한 자기계발서들 보다는 「쟁경」을 통해 진리를 발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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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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