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8
황수대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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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평하는 책을 본 적이 있던가?
잠시 시간을 두고 더듬어 보았건만 아무것도 떠오른게 없었다. 이상할 것도 없다. 사실 아동문학에서 가장 변방에 머무른 분야가 동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어떻든 다른 어린이 책에 비해 현격히 적은 종수도 그렇거니와 어린이 출판계에서 동시집을 만들어 파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나 메이저급의 대형출판사들이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수익과 관련이 있지 싶다. 물론 수익 창출이 주 목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어린이 출판사라면 무조건 수익이나 매출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경영 철학을 가진 분들이 아니길 믿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판매에 치중하여 매출에 압박을 받아 상품(책)이 소비자에게 잘 팔릴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것을 우선시 하는 경우를 아쉽지만 많이 보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아이들조차도 동시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동요보다 사랑이나 이별을 노래한 대중가요를 따라 부르는 세태이다보니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
최근에 나오는 동시집을 보면 재기발랄한 제목이 눈에 띈다. 재미있을 것 같아 손이 가다가도 동시란 것을 알게 되면 다시 제자리로 가는 것을 목격 할 때도 많다. 그만큼 동시가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인지....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푸른책들은 동시를 꾸준히 펴내는 출판사로 대표인 신형건 작가 자신이 시인이라서 그럴꺼라는 막연한 짐작을 하게 한다. 푸른문학상을 제정해 신인작가 발굴 및 창작 교실을 열기도 하는 등 단순히 책을 만들어 파는 행위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이런 평론책들이 자사 책 위주로 평을 하게 되는 한계를 인식하는 바, 책을 읽기 전에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평론가로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였고 푸른책들이 아닌 다른 출판사의 책들에서 발췌되거나 평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타 출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시집을 많이 보유한 푸른책들의 책이 많은 것은 어쩔수 없는 현상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문학의 근간인 환상이 동시에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은 매우 흥미로웠다. 사실 난 환상이란 단어가 등장 할 때, 동시와 환상의 결합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하지 못했다. 그만큼 동시와 환상(fantasy)이 매치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작용하였던 때문이다. 이는 리얼리즘을 중시하는 문학적 풍토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앞으로 환상 동시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창작의 범주를 넓혀가야 할 과제이지 싶다. 이것이 곧 동시에 대한 새로운 재미로 독자를 끌어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하게 한다.

<동시 쓰기/이준관/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는 '좋은 동시가 지녀야 할 요건으로 '동심'과 '아이들의 체험'이 담겨 있어야 하고, '참신하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아름다운 생각과 마음' 그리고 '사랑'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해 주고 흥겨운 '리듬'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 짧은 동시에 이렇게나 많은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접하는 동시는 위의 모든 요건을 다 충족시킨단 말이야? 하는 반감도 들었다. 이전까지 우리가 시를 배울 때 분석하고 헤체하는 작업때문에 멀리 했는데 또 다시 시를 감상하는 데 이런 것을 일일이 따져 보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평소 어떤 책을 읽든 한 호흡으로 읽기를 원하지만 벽돌 같은 부피의 책을 한번에 읽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거니와 모든 책을 다 그렇게 읽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중 (동)시를 한번에 읽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동시의 특성인 함축적인 언어와 유희를 제대로 음미할 텀을 주라는 것이다. 시를 읽고 난 후의 감흥을 채 느끼기도 전에 다른 시로 넘어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다른 것은 몰라도 동시의 볼륨은 되도록 적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것이 동시의 참맛을 느끼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시인의 문학적 감수성이니 시적 완성도니를 떠나 천천히 읽는 것이 필요한 분야가 바로 동시라 하겠다.
무조건 읽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나 틀에 갇혀 있을 법한 나를 시에 대해 좀더 객관화해서 심도있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책.
지금까지는 동시를 그냥 가볍고 재미있게 내 느낌만 가지고 읽었는데 앞으로는 어찌 읽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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