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경제에 관심을 가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IMF 이후가 아니었을까? 이때부터 아이들에게도 경제 관념을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린이 경제도서가 많이 나왔다. 어릴때부터 올바른 소비와 같은 기본 경제 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경제교육은 되려 돈에만 집착할 우려가 있기는 하다. 늘 그렇지만 정도를 찾는 일이 어려운 법. 이전에 읽은 <더불어 사는 행복한 정치>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고학년 사회에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기에 이 책도 유용하리라 기대됐다. 사실 경제라고 하면 딱히 재밌는 분야는 아니다. 용어도 생소한 게 많고 다뤄야 할 내용도 너무나 많고. 그래서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는 쪽으로 빠지기 쉽다. 아이들에게 살짝 부담스런 두께지만 이야기를 많이 넣어 쉽게 풀어내려 애쓴 티가 난다. 용어 설명도 크게 해 주고 있고 일러스트도 많고 <생각이 깊어지는 자리>를 통해 더 앞서의 내용을 심도있게 짚어 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렸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생각이 깊어지는 자리'는 논술 교재를 연상시켰고 경제의 내용을 다룸에 있어서도 과욕이 앞선던 것 같다. 유누수가 세운 그라민 은행 등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잘 모르는 것이라 정보차원으로 알려주고자 했다면 이해하겠다만 심청이 얘기는 너무 알려져 있어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공정무역이나 비정규직, 교복의 공동구매나 광고에 얽힌 비화 등이 책의 기획 의도와는 부합하지만 너무 산만한 내용이 되기도 한다. 또한 뒤쪽에 환경과 관련된 부분이 경제와도 맞물려 있기는 하나 읽다보니 내가 경제책을 읽는 건지 환경책을 읽는 건지 헛갈렷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좋아하는 텔레비전을 보는 것, 학교나 학원에 가는 것 등이 모두 경제 생활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한다. 즉, 경제는 우리와 아주 밀접하다는 거지. 정치도 마찬가지지만 경제도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가 되어야 바람직 하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더불어, 함께, 라는 말은 결국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하는 것. 네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는 거다. 축구 시합 전에 선수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오는 것이 어린이와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뜻-큰 대회에서 치뤄지는 시합의 축구공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고 여린 아이들의 고사리 손으로 한 땀 한 땀(1500번이 넘는) 바느질 한 최고로 좋은 공을 사용-을 기억하듯 경제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도 기업인들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