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실천편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당장 당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의 솔직한 시선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내가 10년 후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사람들이 20대 여성인 당신에게 기대하는 미래라는 것이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평범하거나 초라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실제로 당신은 그런 판단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뻔한’ 미래를 살게 되기 쉬우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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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60~61  



  얼마 전에 읽었던 남인숙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의 두 번째 책이다. 이른바 ’실천편’ (사실 어떤 부분이 실천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번 편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다만 저번 책이 작가의 거창해 보이는 주장으로만 이루어졌다면 (그래서 약간은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대체 뭘 어쩌라구요’ 싶었더라면) 실천편은 자세한 예들이 함께 씌여져 있다. 그래서 조금 더 그럴 듯 하다. (물론 첫 번째 책도 그럴 듯 했지만 말야)


  저번 편은 여자에게 ’속물’이 되라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용어에 거부감을 느꼈나 보다. 하긴, 속물이란 말은 보통 부정적으로 쓰인다. 이번 책에서 작가는 그냥 속물이 아니라 ’후천적 귀족’이 되란다. ’후천적 귀족’과 비슷한 뜻으로 쓰인 ’속물’이라. 뭔가 왜곡되기 쉬운 은유다.



  암튼 대동소이하다! 별로 할 말은 없네.



   하지만 전 편 보다 훨씬 재밌게 읽은 것 같다. 각 단락마다 나와 있는 예들이 정말 마음에 콕콕들어왔다.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교수가 되기 위하여 밤낮없이 공부만 한 여인. 그 여인은 지금의 고통을 견디면 나중엔 꼭 행복해 질 것이라 여기며 죽어라 공부만 했다. 학위를 땄으나 행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행복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작가 자신의 예. (약간 다른 맥락에서 쓰인 거긴 하지만)


  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살던 작가는 매일 무기력하고 우울했다. 어느 날 큰맘 먹고 도서관에 갔는데, 쏟아지는 햇살에 기운이 솟았다. 그녀는 전면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초 고층 아파트를 사리라 마음먹었다. 물론, 너무 비싼 아파트고 터무니 없는 목표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목표는 그녀를 행복하게 했다. 일하다 지칠 때면 고개를 들어 목표의 아파트를 바라보며 힘을 내었다. 
  당연히 작가는 그 아파트를 살 수 없었다. 하지만 햇빛이 잘 드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갈 수 있었고,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행복감을 느꼈다. 

(여기에는 부가적인 설명이 있다. 만약 작가가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목표만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고층 아파트를 결국 사지 못했으니 무지 좌절했을 것. 그러나 작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 행복했댄다)

  뭐, 똑똑하게 카르페 디엠 하라는 얘기.



  그리고 나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는 대목.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있는 나를 다독이는 대목이 있다.

  20대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첫째, 꿈이 없는 경우도 문제지만 그래도 이건 괜찮다. 나 자신을 ’고시 공부 하듯’ 연구하여 꿈을 찾으면 되니까.

  둘째가 문제인데, 섣불리 꿈을 정한 경우라고 한다. (난 사실 꿈이 있는 사람들이 무지 부러웠는데 말야, 꿈을 너무 빨리 정한 것도 문제라니.)
  꿈을 너무 빨리 정해버리면 실패하기도 쉽고, 정말 그길이 자신의 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특히 20대의 아직 경험없는 여성들은) 좌절하여 다시 되돌아가는 길을 죽도록 싫어한다. 그래서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실패를 해야만 배울 수 있다. 아직은, 두려워 할 게 없는 시기인거다. 
  사실은 모든 게 두렵고, 실패하고 싶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왠지 보통 다른 여자애들과는 달리 바닥을 한 번 치고 온 듯한 나에겐 저 말이 위안이다. 
  나의 실패도 성공으로 이어지겠지, 
  나의 이른 실패와 탐색과 혼란들이 뒤늦은 회의감보다는 낫겠지.



  또,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하나.
  이 책은 결혼을 죄악으로 보지 않는다! 오예!


  사실 나이와는 답. 보통 내 나이 또래의 잘나가시는(혹은 니잘난) 여성동지들은 ’골드미스’를 꿈꾼다. (솔직한 심정으론, 골드미스를 꿈꾸는 사람들이 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하긴 결혼이 여성의 출세길을 막을 것만 같고, 사랑의 무덤일 것만 같고 뭐 그렇겠지. 그냥 막 잘나가고 싶겠지만

  사람은 외로운 존재거든. 그리고 ’잘 한 결혼’은 오히려 내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그렇지 않으면 외조란 말은 왜 있겠는가), 무한한 충만감을 줄 수도 있고 그렇거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것을 떨치고, 결혼을 잘 하면 된다. 뭐가 문제야.


  마왕 왈, "결혼이 연애의 무덤일 것 같지? 그거 모르는 소리야. 난 우리 마누라랑 결혼해서 너무너무 재밌거등. 진짜 선수들은 결혼해서 밤낮없이 같이 노는 거야."


  깨가 쏟아지는 해철님 부럽당 하지만 나라고 못하겠는가?(요건 뭘까 무한한 자신감)


  암튼 전 편에서도 말했듯, 잘한 결혼은 오히려 내 꿈의 든든한 지지자가 될 수도 있다. 가시적인 성과만을 바라는 부모님과 달리!

  그리고 결혼, 2세의 생산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자 위대한 과업인 것이다. 난 암튼 요렇게 생각한다 ㅋㅋ



  음, 왠지 급 마무리를 하는 어설픈 글이지만
  난 전 편보다 이게 더 좋더라~ 인숙이 언니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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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처럼 일하는 여자, 하녀처럼 일하는 여자
캐슬린 아챔보 지음, 문일윤 옮김 / 아르고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캐슬린 아챔보는 휴렛팩커드에서 일했으며, 포츈 선정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펼치고 대학에서 조직행동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렇게 화려한 이력 때문일까, 그녀의 책에서 하는 말들은 상당히 옳은 말처럼 들린다. 역시 권위란 +_+


아닌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담과 주위의 실제 사례들로 구성된 책이라 더 신뢰성이 있는 건지도 모르지.



암튼 요새 나의 독서 패턴 왜 이런지 모르겠다 ㅋ
계속 여자는~ 여성의 ~ 이런 책만 읽고 있다. 
원래 자기계발서 싫어하면서 말야. 
그래도 요새 읽은 자기계발서들은 읽다가 집어던질 뻔(ㅋㅋ)하지 않았다. 볼만했다.


이 책은 그중 단연 뛰어났다.



이 책의 원제는 ’Climbing the Corporate ladder in high heels’다.
하이힐을 신고 기업의 사다리를 올라라- 
즉, 여성이지만 고위 간부직에 올라가도록 도전하자, 소프트한 리더쉽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번역이 된 거야 ㅋㅋ
물론 책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제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한글판 제목이 좀 더 끓어오르게(?)하는 군 ㅋ



우리나라보다 양성평등이 조금이나마 더 획득된 미국에서도
(물론 미국의 성평등지수, 여성권한척도는 1인당 GDP, 국가경쟁력 등과 비교했을때 형편없기는 하다.) 여전히 여성의 능력은 남성의 것보다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여성권한척도가 높은 나라 아니겠어?
미국에는 여성 CEO도, 간부들도 많다. 
반면 대졸 여성의 50%가 가정주부로 눌러앉기도 한댄다.
허허, 은근히 신기한 나라야.



각 장에서 여성이 가져야할 면모들을 직업과 대비시켜 보여준다.
디바, 쉐프, 열혈엄마, 치어리더, 걸스카우트(자신을 아끼는 걸스카우트), CEO, 사교계 명사, 공주(개구리가 아닌왕자를 찾는) 등등..  12가지가 있었는데 대강 기억나는 건 이 정도다.




재미있었던 것 몇 가지, 디바! 남들 뒤치닥거리 다 해주지말고, 디바처럼 대우받는 사람이 되어라! 그래, 뼛골빠지게 남일 도와주면 뭐해. 난 으례 도와주는 사람이거니 하며 도움받아도 고마움마저 익숙해지니까. 디바처럼, 멋지게 등장하고 멋지게 퇴장하라. 할 수 없는 것은 딱잘라 할 수 없다고 하고 대신 맡은일은 최고로 열심히 하라! 그리고 인생을 즐겨라.

열혈엄마 -
여자이므로, 엄마이므로, 아내이므로 어쩔 수 없는 숙명.
가족을 등한시 하지 마라. (또, 그를 위해 가족친화경영을 하는 기업을 찾아 일하라)

사교계명사 -
남자들의 세계에 들어가자. 골프를 치고 농구경기를 보라. 어려서부터 게임에서 룰을 따르며 긴장을 환화시키고 친밀감이 생겨난다는 것을 경험한 남자들은 골프를 치면서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킨다. 여자들도 그 세계의 매커니즘을 알 필요가 있다. 
또한, 아주 가끔이라도 사람들에게 안부전화나 메일을 보내라, 하루에 몇 명씩 감사편지를 보내라. 인맥을 유지시키는 것은 재산이다. 실제 여성의 능력이 더 대단하더라도, 남성들이 가진 인맥때문에 남성들이 고위관리직에 임명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공주 - 
나를 최고로 대우해 줄 직장을 찾아라. 개구리 왕자말고(여자를 대우하지 않는 직장), 진짜 왕자(여성 임원 비율이 높고 여성친화적 정책을 펴는, 여성이 성장하도록 돕는 직장)에서 일하라!

견습사원 - 
성장의 멘토를 찾아서 도움을 구하고 배워라.



저자는 여성도 충분히 관리자, 조정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고통을 감내하면서 여성성을 숨기는 것 보다, 직원을 격려하고 풍부한 감정을 드러내는 여성이 오히려 더 성공하기 쉽다고도 말한다. 의외의 결과지?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사회는 여성에겐 여전히 ’여성’이라는 규정화된 역할을 원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여성성’이라는 것 또한 사회가 만든 편견인데 말야.


어쨌거나 뛰어난 여성은 많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가족친화경영을 하거나 임원 중 여성 비율이 높은 회사들이 생산성이 높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아직 높게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남성들의 세계다.
그렇게 뛰어난 여성들은 다 어디로 숨었나?



  뛰어난 여 의사가 있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의학대학원에 수석으로 들어갔으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10년간 어려운 뇌수술을 도맡아 했고 그녀를 따르는 제자들은 모두 그녀를 칭송했다. 그녀에게 병원장 자리를 맡기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직 병원장을 맡을 능력이 안 되요. 자신이 없네요. "
  반면 비슷한 나이의 남자 의사가 있었다. 그는 그녀와 같은 부문에서 일하고 있었으나,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정식 의사가 된 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고 대학에서도 뛰어나지 않았다. 아주 간단한 수술밖에 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병원장 자리를 맡기자 "그럼요, 자신있습니다. 저는 잘 할 수 있어요.  저를 그렇게 높게 평가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각색, 축소)
페이지 :  잘 모르겠어요  


이 예와 같이,  실제로 여성들은 능력에 비해 자신 없는 태도를 많이 보인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처럼, 여학생들의 우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여성에게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하기를 원한 사회화의 결과라고 본다.
그래, 사회는 분명 여성이 겸손하기를, 자신감에 넘치지 않기를 바랬을 거야.
지금까지의 사회는 남성들의 사회였으니.


하지만 이것을 알게 된 지금,
우리는 조금 더 자신을 가져도 되는 것이 아닐까?


잘 생각해보면, 나 또한 이렇다. 
지금이 바로 사회가 주입한 편견을 깨고 나올 때다.




ps.
모든 자기계발서를 보면 나오는 말.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라'
하지만 난 뭐가 정말 내가 원하는 건지 모르겠다 ㅠ
찾아봐야지... 하지만 어떻게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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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게된 계기.

 

학교에서 책 벼룩시장을 하더라. 미시경제 4판 해설집을 1000원에 판다길래 가보았는데 역시나 그 좋은 기회는 누군가 먼저 채갔더라. 다른 책 뭐 살거 없나 두리번 두리번 했는데 박형신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소비자사회학 책, 예전 사회학의 이해 교양 때 안경한테 빌려 읽었던 현실세계와 사회이론도 있었다. 다만 그 책들은 각각 만이천원, 팔천원. 새 책보다는 저렴한 값이었지만 왠지 벼룩시장에서 사긴 애매한 가격이잖아; 책은 아주 깨끗했지만 그 값이면 조금 더 주고 새 책을 사는 게 더 효용이 클것 같아 돌아서던 참에

 

’여자 생활 백서’가 교양란에 꽂혀 있는 걸 보았다. 단돈 5000원.

하지만 전혀 사고 싶지는 않은, 하지만 너무너무~ 읽어보고 싶은!

 

’여자 생활 백서’는 나름 추억(?)의 책이다. 고등학교 때, 학원 땡땡이 치고 대학문고가서 놀던 시절에 베스트셀러 코너에 늘 있던 책. 휙 훑어보면서 어떤 때는 "쳇, 실용서 따위"하는 맘으로 돌아섰고 어떤 때는 "한 번 읽어봐야지"하는 맘을 품기도 했다.

그 ’여자 생활 백서’ 옆에 언제나 놓여져 있던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가 바로 이 책,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당시엔 10대였기에 이 책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앞 뒷 표지와 목차를 훑어보다가 발견한 ’속물이 되어라’라는 말은 참 싫게 느껴졌다. 속물이라니, 속물이라니, 속물 싫어! (물론 나에게도 속물 근성은 있었지만, 까탈스럽고 맑고 높고만 싶던 10대 시절이었으니.)

 

여자 생활 백서를 발견하고 이 책도 다시 생각났다.

도서관에 여자 생활 백서는 대출중. 여전히 인기있구나, 예약을 해 두고 이 책을 찾았다.

 

물론 이 책도 여전히 인기있나봐. 특히 새로나온 실천편은 역시나 다 대출중.

하긴, 대학생의 대부분이 20대이니 ’20’대를 부각한 이 책은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이 책은 사회를 생각하는 지성인이랍시고 우울하고 비판적으로 사는 대신,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고 내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며 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속물이 되라!
 
페이지 : 뒤 커버  


이 책이 말하는 속물은 돈에만 눈이 멀어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속물이 아니었다. (다행이도!!) 

 

하지만 사회에 대한 괜한 책임의식보다는 나를 먼저, 좋은 조건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지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꾸밀 건 다 꾸미고, 내 이익도 알아서 잘 챙기고!  잘 나가는 사람들을 멀리하지 말고 옆에 붙어있고. 돈은 정말 좋은 것이고 돈을 버는 것도 좋은 것이니까 지금부터 돈을 벌 기틀도 세워놓자!

 

일단 돈에 대한 건 상당히 현명한 이야기다. 수전노처럼 모으자는 얘기도 아니고, 경제관념 하나 없이 펑펑쓰자는 것도 아니다. 쓸땐 쓰고 아낄건 아끼고 굴릴건 굴리자는 얘기. 제태크를 시작하려면 20대에 하는게 훨씬 여유롭단 얘기다. 쓰더라도 현명하게, 가장 행복하게 쓰기. 이런 사람을 속물이라고 하진 않지? 물론 과거의 가치관에선 20대에 경제에 밝은 사람을 속물이라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이런 사람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또 결혼에 대한 이야기. 조건 좋은 남자를 원하는 여자들을 속물이라고 한다면, 속물이 되어라. 단, 무턱대고 조건 좋은 남자를 원하기 보다는 그런 남자에 어울리는 여자가 먼저 되어라. 사랑과 조건을 양분하지 말아라. 좋은 얘기다. 결혼을 연애의 무덤이라든지, 보험으로 생각지 말아라! 옳지 옳지.

결혼은 내 삶을 살아가는 데 함께하고 힘이 되어 줄 ’좋은’ 동반자를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야지. 물론 조건도 좋고 사람도 좋아야지. 사람만 좋은 사람이 있으려나? 나도 어릴 땐 조건 따위 뭔 상관이야! 했지만 지금와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사람이 좋은 사람은 필시 조건도 좋다! 왜냐, 사람 좋은 사람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꼭 조건이 좋아질테니까. 진취적이고 꿈 많고 성실한 사람은 지금 당장은 가진 돈이 없더라도 미래가 열려있다. 반면 무지무지 돈도 많고 집안도, 직업도 좋은데,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고 돈 펑펑쓰고 불성실한 사람은 내 기준에선 조건이 꽝인거다. 암암,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야지.

근데 난 만약 내가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돈 없는 남자를 부양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이 내 돈 까먹으면서 평생 먹고 놀 생각이 아닌 이상말야. 이 책에서
꿈을 위해 결혼을 이용하라
꿈을 지지해 줄 남편을 만나라, 결혼해서 일에 더 탄력을 받는 여자도 있다
페이지 : 219  


라고 하는데 남자도 꿈을 지지해 줄 부인을 만날 수 있는 거잖아. 그 꿈이 "너는 밥값 벌어, 나는 나 놀면서 가끔 반찬값만 줄께" 이 딴게 아닌 이상!

 

 사랑에 얽매여 정말 아닌 남자와 만나는 여자도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점을 지적한다.  이건 자기자신을 얼마나 존중하고 사랑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와 관련된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막대하는 남자를 참을 수 없겠지. 그래, 나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내가 나를 대접해주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야.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에서 처럼.

 

음, 또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을 더 꾸미라는 말. 이건 세부적으로는 갸우뚱한 내용도 있었지만, 그리고 열받지만 동감한다. 못나면 성공하기 힘들다. 외모지상주의가 어쩌고 저쩌고하지만서도 인간에겐 시각자극이 가장 큰 자극이니깐. 꾸며라, 꾸며라. 몸도 마음도 꾸며라.

 

그리고 높게 살아라. 10대 생각했던 그 정신적인 높음이라기 보단 물질적 현실적으로 높게 살랜다. 취향도 고급으로, 취미도 고급, 옆에 있는 사람들도 고급. 고급취향을 따라가려다 보면 어느새 나도 고급이 된다나. 글쎄,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난 높게도 살고 낮게도 살고 프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아라. 응, 맞는 얘기. 하지만 이 책에서 ’책 속에 길이 있다, 처세서에만 있다’라고 주장하는 건 영 맘에 안든다. 국문과 나온 저자가 왜 이렇게 말할까? 작가 말대로, 처세서들은 맨날 똑같은 소리만 한다. "긍정적으로 살아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라" 대박 베스트 셀러 시크릿에서 부터 몇 백부 팔렸을까 말까한 책까지 하는 소리는 다 그게 그거야. 가끔 아주 가~아끔 읽는 건 모르겠지만 처세서에 길이 있다는 건 =ㅁ= 하지만 긍정적으로 살아라. 그래, 긍정적인건 좋은 거지.

그런데, 왜 작가는 긍정적인것과 사회 비판적인것, 또 센티멘탈한 감정을 가진 것이 양분되는 것이라 보는 걸까? 긍정적이면서도 남을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할 수 있고, 우울한 문학에 빠져들어 읽으면서도 밝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는 것 아닐까.

 

이쁘게 옷 입고 다니고 일찍 일어나 화장하고 오면서, 자기 학점에는 눈에 불을 켜고 민감하지만 생각이 정말 없는 애들 많이 봤다. 으하하, 이 책엔 완전 나를 꼬집는 이것과 똑같은 예가 있다. 21쪽, ’M은 같은 과 친구 p를 늘 한심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P는 당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보는 철학서의 제목조차 몰랐고, 늘 경제신문이나 패션지를 가까이했다. 그녀는 많은 대학생들이 공들여 활동하는 써클활동조차 하지 않았다. M은 노는 것과 자기 공부하는 것에 열심일 뿐인 그녀가 그렇게 이기적으로 보일 수가 없었다. 늘 흐트러짐 없이 잘 다듬어진 외모는 그녀가 ’속물’이라는 심증을 더욱 굳히게 만드는 단서이기도 했다."

 

으하하 어쩜 내 생각하고 이렇게 똑같아. 내 뒤통수를 때리는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 사회비판의식있던 M은 나중에 일하느라 돈돈하면서 헉헉 대고

꾸미기만 하고 놀기만 하던 P는 잘 먹고 잘 살고 늙어서도 고운 자태를 유지하면서 여유가 있으니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더라

하는 거다.

 

에? 이렇게 쓴다고 내가 굴복할 것 같냐!

이 책은 행복하려면 높고 깊은 정신의 가치따위 포기하라고 한다. 왜냐, 어차피 30대가 되면 사느라 바빠서 포기하게 되니까 어차피 포기할 거 빨리 포기하고 행복하고 속물적으로 살 기반을 닦아놓자는 거지. 그리고 여유가 생겨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 기반을 닦아 놓음과 동시에 고매한 사상과 깊은 생각들을 함께 할 수는 없는 건가요? 정말로 저자의 말 처럼 우울한 책을 보고 염세주의 철학자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부정적이고 우울하게 밖에 못 사는 건가요?

너무 이분법적인 생각이다.

 

좋다, 속물이 되는 건 좋다. 사람들 앞에 잘 보이기 위하여 나를 치장하는 것도, 경제적인 여유를 앞서 다져놓는 것도 좋다. 긍정적인 것도 좋고, 좋은 남자 만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관심을, 학문의 깊음을, 인간 사고의 무한함을, 나의 정신적 발전을 위한 수 없는 생각들을 하지 말자고? 그냥 정말 생각없이 이쁘게 입고 다니면서 학점이나 잘 따고 땡치자고?

 

에이, 싫다. 내가 그런 아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던가. 이야기 나눠보면 그 사고의 얕음에 놀라면서 얼마나 속으로 무시하게 되던가. 그런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 ’남들이 대우하도록 나 자신을 최고로 대우하는’ 사람이 할 짓이 맞나?

그래도 나중에 보면 그런 애들이 더 잘 먹고 잘 살고 있을거라고?

두고 보자구. 과연 어떨 것인지. 세상은 그렇게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야.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니 20대의 철 없는 객기들을 포기하고 그냥 속물이 되라구?

 20대의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는 과정이, 현실적인 것보다 사회 정의나 도리를 생각해버리는 마음이 과연 쓸데 없는 것일까. 20대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는 데? 그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데 기여할 텐데 말야. 그 객기들도 살아가는 과정이고 꼭 거쳐야 할 관문일텐데, 

노력한다면 60,70대의 나이에도 깨어있을 수 있을거라, 그렇게 소망하고 있다. 

 

더하기.

나는 자기 계발서에 대해 어쨌건간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구나. 대부분을 동의하면서 봤는데도 무진장 까고 있당

이 책은 괜찮은 책이야. 괜찮은.(히히 결국 ’좋은’은 못 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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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개정판
홍세화 지음 / 창비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때 '국어 경시대회'에 나가서

상으로 타 온 책이다.

책 표지에 선생님께서 이렇게 적어 주셨다

"통일을 여는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그래, 통일.

이 책은 저자가 말하는 '통일'과 같은 (통일이란 말에는 너무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전체주의, 경제적 이점, 적과의 동침, 이념의 갈등....... 그러나 여기서는 그냥 아름다운 의미로. 그간 함께 해왔기에, 다시 함께 하자는 의미)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화해와 융합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스의 똘레랑스.

 

 

이 책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왜 그랬을까, 마음 속에서 뭔가가 꿈틀꿈틀했었지.

젊은이의 열정 같은 거랄까?

그 동안 내가 참 생각 없이 살았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뭔가 내 머리가 큰 것 같다는 뿌듯함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의식있게 살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읽기도 어려웠다.

그 때의 나는 소설책 + 팬픽 + 만화만 죽도록 봤으니까 ㅋㅋㅋ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보았다.

그간 참 머리가 컸나봐, 금방 쑥쑥 읽히더군.

뭐야, 그 때 생각과는 달리 이건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그 때 생각과는 달리 그렇게 대단한 책도 아니었잖아!

물론 그 때 느낀 느낌이 틀린 건 아니고, 저자의 마음은 순수하다.

그렇게 대단한 책이 아니라고 느낀 건 무엇보다 너무 쉽고 (역시 책은 읽을 수록 느나벼 ㅋ 하긴 전공책도 2학년 때 볼때랑 재수강하면서 볼 때 다르지=ㅁ=)

구성에 통일성이 없다는 점 ㅋㅋㅋ 수필, 자유롭게 쓴 글이기 때문에 그럴라나

하지만 좀 이거 왜 이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배추도사 무도사 킥킥 이건 아니구)

이건 이 책 내용에는 하등의 흠집도 되지 않을,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나의 눈꼽만한 트집.

(그리고 무엇보다 내 글은 훨씬 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난리가 난다)

 

 

자, 내용에 대해 말을 해볼까.

이 책은 프랑스로 망명하게 된 작가가, 프랑스와 우리나라에 대해 쓴 책이다.

무역회사에서 (아주 잠깐), 대학에서 (역시 잠깐), 택시운전을 하며 만난 프랑스.

서로를 증오하고 의심하는 마음을 기반에 둔 우리와는 달리

프랑스는 열려 있었다. '한 문화와 또 다른 문화의 만남' 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그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똘레랑스였다.

똘레랑스란, 우리나라에서 흔히 '관용'이라 번역된다.

누가 저렇게 처음 번역한 걸까, 아주 기막힌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는 정신인 똘레랑스, 형식에 꽉 매이지 않고 약간 융통성있는 모습인 똘레랑스.

저자는 '똘레랑스'란 우리나라의 '정' 처럼 번역할 수 없는 말이라 했으나 '관용'이라는 단어는 너무 싹인 것 같아.

 

그래, '정'이 감싸고 있는 우리나라인데 왜 '증오'가  우리를 형성하고 있을까

작가가 프랑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우리나라가 밉게 보였을까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웃 사촌끼리 눈을 번뜩이며 서로를 모함하고 잔인하게 죽이던 한국전쟁 이후의 이념전과

서로서로를 뼛속까지 의심하게 만들던 독재시절을 겪은 우리민족은

의심과 증오를 체득화 할 수 밖에 없다.

(공산주의를 겪으며 앙살스러워진 중국도 마찬가지 경우리라)

 

 

프랑스의 똘레랑스가 어떠한 역사적 배경에서 시작되었든,

우리는 똘레랑스를 어느정도는 배워야 할 것 같다.

아직 한국에는 증오가 있다지만, 좋은 나날들이 이어지고 세대가 슬슬 교체되면서 증오가 옅어질거야.

그럼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지금 고삐 풀린 중화민족들이 가지는 것과 같은 헛된 자부심(오만) 이런 건 안돼. 지금 우리나라의 꼬맹이들이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은 이기심도 안돼.

증오가 사라진 자리를 존중과 정, 날카로운 비판(미움에 뿌리를 두지 않은)과 격려와 사랑이 채웠으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나는 말싸움 상대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

단지 내 주장이 옳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싶을 뿐이야.

아빠가 좀 삐지지 않으셨으면 ㅋㅋㅋㅋㅋ

(딸도 이제 꽤나 컸으니, 입바른 소리도 하고 그런다구요! 꽁하셔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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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단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인터파크 이벤트로 받게 되었다.
당첨사실을 알고 너무너무 신났었지!


엎드려서 책장을 휙휙 넘기며 읽었다.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라서, 또 어떻게 될 지 너무 궁금해서 쉴 틈이 없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무지 짧다. 엎드려 누워 읽어도 허리가 뻐근해지기 전에 끝이 난다.



그런데 신기하지 않아? 이렇게 짧은 이야기가 영화가 되었다.
그것도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는 멋진 영화가!
보통 영화화 되는 소설은 중장편이상이다. 원작의 분량이 어느 정도 있어야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짧은 소설은
정말이지 짧은 소설인데도(이 책은 꽤 큰 글씨로 쓰여졌고 여백도 충분히 있는데도 40쪽 가량이다. 영어 원문은 24쪽이고!) 영화화 될 요소가 다분하다+_+

늙은 채로 태어나서 점점 젊어지고, 나중에는 어려지고. 
이 요상한 설정만으로도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의 길이가 짧은데도 긴 것만 같다.
벤자민 버튼에 대해 간단한 서술들만 하는데도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옆에서 지켜본 것 같은 느낌이다.

읽는 데도 아주 적은 시간이 걸리지만
벤자민 버튼의 생각에 사로잡혀 사는 건 며칠이다.


어줍잖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두꺼운 책을 며칠에 걸쳐 읽었을 때 보다 훨씬 인상 깊다.



아주 매력적인, 
엄청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상에 몇 안되는 단편인 것 같다. 
안 그래도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소설을 '내가 쓴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했댄다.
부끄럽게도 위대한 개츠비도 안 읽어봤다 ㅋㅋ 
스콧 아저씨가 쓴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확실히 대단한 작품이다.


영화가 나오면서 이 작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작품이 실린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모음집들이 인기인 것 같더라.
물론 대단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매력을 십분 느끼기에는 이 책 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래픽 노블이 맨 앞에 실려있고, 원작 소설이 실려있고, 영어 원문 까지 실려있다.



그래픽 노블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보아서 뭘까 많이 궁금했었다.
처음에 책을 받아들고 '뭐야 만화아냐?' 했다.
만화 처럼 여러 칸칸에 그려진 그림들! 
그런데 읽어보니 만화는 아니었다.


보통 소설을 만화화하는 경우, 어린이들을 위해 내용을 많이 삭제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드는데 '그래픽 노블'은 말 그대로 '그림이 함께 하는 소설'이다. 내용은 소설과 같지만 모든 장면장면마다 삽화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글씨만 있는 책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그래픽 노블이 참 좋을 것 같다.
원작 소설이랑 글씨가 있는 정도는 비슷한데도 
그림 사이사이에 배치하니 글씨가 별로 없는 것 같고, 만화 책 읽는 것 같은 느낌이고.
그리고 이상하게 재미있단 말야 ㅋㅋ? 

난 원작소설(한글)을 먼저 읽고 그래픽 노블을 읽었는데
왜 방금 본 내용인데 또 재미있지 ㅋㅋ 하며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정말 좋은 점>_< 영어 원문이 실려있다는 거!
음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만은 정말 정말 좋은 점이다.


나는 영어 동화책, 영어 소설을 사 모으는 중이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 그러기도 하지만, 역시 글은 번역되기 이전의 모습이 진정한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으면서 어색한 번역을 발견하면 원문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내가 영어를 좀만 더 잘했더라면 원서를 읽을텐데, 하고 부족한 영어 실력에 서글퍼 한 적도 많고.


하지만 때로는 번역이 원작을 살려주기도 한다. 한국 사람인 나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번역된 소설이 원작보다 문학적 가치가 있을 때도 있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책은 한글판, 원서, 요렇게 두 개씩 사 모으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는데 ㅋ 그거 참 이중으로 돈 드는 일이잖아 ㅠ (책 값은 은근히 비싸다.... 책 사는 건 아까워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아까운 걸 어떡해 ㅋㅋ)


그런데 이 책은 좋아하는 책이 되었고, 한 권에 한글과 영어가 +_+
그리고 이상하게(이건 절대 나쁜 뜻이 아니라 왠지 이상할 정도로 ㅋㅋ 암튼 무지무지) 재미있는 그래픽 노블까지 ㅋ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다각도로 즐기는 데는 이 책이 최고다.

이 책 한 권으로 
책 안 읽는 아이들, 책 좋아하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영어 공부 하려는 형 누나
온 가족이 즐겁게 돌려볼 수 있을 것 같은 거창한 생각이 드는 건 왤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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