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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실천편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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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당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의 솔직한 시선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내가 10년 후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사람들이 20대 여성인 당신에게 기대하는 미래라는 것이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평범하거나 초라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실제로 당신은 그런 판단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뻔한’ 미래를 살게 되기 쉬우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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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
페이지 : 6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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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남인숙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의 두 번째 책이다. 이른바 ’실천편’ (사실 어떤 부분이 실천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번 편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다만 저번 책이 작가의 거창해 보이는 주장으로만 이루어졌다면 (그래서 약간은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대체 뭘 어쩌라구요’ 싶었더라면) 실천편은 자세한 예들이 함께 씌여져 있다. 그래서 조금 더 그럴 듯 하다. (물론 첫 번째 책도 그럴 듯 했지만 말야)
저번 편은 여자에게 ’속물’이 되라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용어에 거부감을 느꼈나 보다. 하긴, 속물이란 말은 보통 부정적으로 쓰인다. 이번 책에서 작가는 그냥 속물이 아니라 ’후천적 귀족’이 되란다. ’후천적 귀족’과 비슷한 뜻으로 쓰인 ’속물’이라. 뭔가 왜곡되기 쉬운 은유다.
암튼 대동소이하다! 별로 할 말은 없네.
하지만 전 편 보다 훨씬 재밌게 읽은 것 같다. 각 단락마다 나와 있는 예들이 정말 마음에 콕콕들어왔다.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교수가 되기 위하여 밤낮없이 공부만 한 여인. 그 여인은 지금의 고통을 견디면 나중엔 꼭 행복해 질 것이라 여기며 죽어라 공부만 했다. 학위를 땄으나 행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행복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작가 자신의 예. (약간 다른 맥락에서 쓰인 거긴 하지만)
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살던 작가는 매일 무기력하고 우울했다. 어느 날 큰맘 먹고 도서관에 갔는데, 쏟아지는 햇살에 기운이 솟았다. 그녀는 전면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초 고층 아파트를 사리라 마음먹었다. 물론, 너무 비싼 아파트고 터무니 없는 목표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목표는 그녀를 행복하게 했다. 일하다 지칠 때면 고개를 들어 목표의 아파트를 바라보며 힘을 내었다.
당연히 작가는 그 아파트를 살 수 없었다. 하지만 햇빛이 잘 드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갈 수 있었고,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행복감을 느꼈다.
(여기에는 부가적인 설명이 있다. 만약 작가가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목표만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고층 아파트를 결국 사지 못했으니 무지 좌절했을 것. 그러나 작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 행복했댄다)
뭐, 똑똑하게 카르페 디엠 하라는 얘기.
그리고 나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는 대목.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있는 나를 다독이는 대목이 있다.
20대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첫째, 꿈이 없는 경우도 문제지만 그래도 이건 괜찮다. 나 자신을 ’고시 공부 하듯’ 연구하여 꿈을 찾으면 되니까.
둘째가 문제인데, 섣불리 꿈을 정한 경우라고 한다. (난 사실 꿈이 있는 사람들이 무지 부러웠는데 말야, 꿈을 너무 빨리 정한 것도 문제라니.)
꿈을 너무 빨리 정해버리면 실패하기도 쉽고, 정말 그길이 자신의 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특히 20대의 아직 경험없는 여성들은) 좌절하여 다시 되돌아가는 길을 죽도록 싫어한다. 그래서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실패를 해야만 배울 수 있다. 아직은, 두려워 할 게 없는 시기인거다.
사실은 모든 게 두렵고, 실패하고 싶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왠지 보통 다른 여자애들과는 달리 바닥을 한 번 치고 온 듯한 나에겐 저 말이 위안이다.
나의 실패도 성공으로 이어지겠지,
나의 이른 실패와 탐색과 혼란들이 뒤늦은 회의감보다는 낫겠지.
또,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하나.
이 책은 결혼을 죄악으로 보지 않는다! 오예!
사실 나이와는 답. 보통 내 나이 또래의 잘나가시는(혹은 니잘난) 여성동지들은 ’골드미스’를 꿈꾼다. (솔직한 심정으론, 골드미스를 꿈꾸는 사람들이 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하긴 결혼이 여성의 출세길을 막을 것만 같고, 사랑의 무덤일 것만 같고 뭐 그렇겠지. 그냥 막 잘나가고 싶겠지만
사람은 외로운 존재거든. 그리고 ’잘 한 결혼’은 오히려 내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그렇지 않으면 외조란 말은 왜 있겠는가), 무한한 충만감을 줄 수도 있고 그렇거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것을 떨치고, 결혼을 잘 하면 된다. 뭐가 문제야.
마왕 왈, "결혼이 연애의 무덤일 것 같지? 그거 모르는 소리야. 난 우리 마누라랑 결혼해서 너무너무 재밌거등. 진짜 선수들은 결혼해서 밤낮없이 같이 노는 거야."
깨가 쏟아지는 해철님 부럽당 하지만 나라고 못하겠는가?(요건 뭘까 무한한 자신감)
암튼 전 편에서도 말했듯, 잘한 결혼은 오히려 내 꿈의 든든한 지지자가 될 수도 있다. 가시적인 성과만을 바라는 부모님과 달리!
그리고 결혼, 2세의 생산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자 위대한 과업인 것이다. 난 암튼 요렇게 생각한다 ㅋㅋ
음, 왠지 급 마무리를 하는 어설픈 글이지만
난 전 편보다 이게 더 좋더라~ 인숙이 언니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