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단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인터파크 이벤트로 받게 되었다.
당첨사실을 알고 너무너무 신났었지!


엎드려서 책장을 휙휙 넘기며 읽었다.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라서, 또 어떻게 될 지 너무 궁금해서 쉴 틈이 없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무지 짧다. 엎드려 누워 읽어도 허리가 뻐근해지기 전에 끝이 난다.



그런데 신기하지 않아? 이렇게 짧은 이야기가 영화가 되었다.
그것도 많은 사람에게 호평을 받는 멋진 영화가!
보통 영화화 되는 소설은 중장편이상이다. 원작의 분량이 어느 정도 있어야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짧은 소설은
정말이지 짧은 소설인데도(이 책은 꽤 큰 글씨로 쓰여졌고 여백도 충분히 있는데도 40쪽 가량이다. 영어 원문은 24쪽이고!) 영화화 될 요소가 다분하다+_+

늙은 채로 태어나서 점점 젊어지고, 나중에는 어려지고. 
이 요상한 설정만으로도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의 길이가 짧은데도 긴 것만 같다.
벤자민 버튼에 대해 간단한 서술들만 하는데도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옆에서 지켜본 것 같은 느낌이다.

읽는 데도 아주 적은 시간이 걸리지만
벤자민 버튼의 생각에 사로잡혀 사는 건 며칠이다.


어줍잖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두꺼운 책을 며칠에 걸쳐 읽었을 때 보다 훨씬 인상 깊다.



아주 매력적인, 
엄청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상에 몇 안되는 단편인 것 같다. 
안 그래도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 소설을 '내가 쓴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했댄다.
부끄럽게도 위대한 개츠비도 안 읽어봤다 ㅋㅋ 
스콧 아저씨가 쓴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확실히 대단한 작품이다.


영화가 나오면서 이 작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작품이 실린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모음집들이 인기인 것 같더라.
물론 대단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매력을 십분 느끼기에는 이 책 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래픽 노블이 맨 앞에 실려있고, 원작 소설이 실려있고, 영어 원문 까지 실려있다.



그래픽 노블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보아서 뭘까 많이 궁금했었다.
처음에 책을 받아들고 '뭐야 만화아냐?' 했다.
만화 처럼 여러 칸칸에 그려진 그림들! 
그런데 읽어보니 만화는 아니었다.


보통 소설을 만화화하는 경우, 어린이들을 위해 내용을 많이 삭제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드는데 '그래픽 노블'은 말 그대로 '그림이 함께 하는 소설'이다. 내용은 소설과 같지만 모든 장면장면마다 삽화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글씨만 있는 책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그래픽 노블이 참 좋을 것 같다.
원작 소설이랑 글씨가 있는 정도는 비슷한데도 
그림 사이사이에 배치하니 글씨가 별로 없는 것 같고, 만화 책 읽는 것 같은 느낌이고.
그리고 이상하게 재미있단 말야 ㅋㅋ? 

난 원작소설(한글)을 먼저 읽고 그래픽 노블을 읽었는데
왜 방금 본 내용인데 또 재미있지 ㅋㅋ 하며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정말 좋은 점>_< 영어 원문이 실려있다는 거!
음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만은 정말 정말 좋은 점이다.


나는 영어 동화책, 영어 소설을 사 모으는 중이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 그러기도 하지만, 역시 글은 번역되기 이전의 모습이 진정한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으면서 어색한 번역을 발견하면 원문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내가 영어를 좀만 더 잘했더라면 원서를 읽을텐데, 하고 부족한 영어 실력에 서글퍼 한 적도 많고.


하지만 때로는 번역이 원작을 살려주기도 한다. 한국 사람인 나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번역된 소설이 원작보다 문학적 가치가 있을 때도 있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책은 한글판, 원서, 요렇게 두 개씩 사 모으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는데 ㅋ 그거 참 이중으로 돈 드는 일이잖아 ㅠ (책 값은 은근히 비싸다.... 책 사는 건 아까워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아까운 걸 어떡해 ㅋㅋ)


그런데 이 책은 좋아하는 책이 되었고, 한 권에 한글과 영어가 +_+
그리고 이상하게(이건 절대 나쁜 뜻이 아니라 왠지 이상할 정도로 ㅋㅋ 암튼 무지무지) 재미있는 그래픽 노블까지 ㅋ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다각도로 즐기는 데는 이 책이 최고다.

이 책 한 권으로 
책 안 읽는 아이들, 책 좋아하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영어 공부 하려는 형 누나
온 가족이 즐겁게 돌려볼 수 있을 것 같은 거창한 생각이 드는 건 왤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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