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개정판
홍세화 지음 / 창비 / 200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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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국어 경시대회'에 나가서

상으로 타 온 책이다.

책 표지에 선생님께서 이렇게 적어 주셨다

"통일을 여는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그래, 통일.

이 책은 저자가 말하는 '통일'과 같은 (통일이란 말에는 너무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전체주의, 경제적 이점, 적과의 동침, 이념의 갈등....... 그러나 여기서는 그냥 아름다운 의미로. 그간 함께 해왔기에, 다시 함께 하자는 의미)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화해와 융합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랑스의 똘레랑스.

 

 

이 책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왜 그랬을까, 마음 속에서 뭔가가 꿈틀꿈틀했었지.

젊은이의 열정 같은 거랄까?

그 동안 내가 참 생각 없이 살았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뭔가 내 머리가 큰 것 같다는 뿌듯함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의식있게 살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읽기도 어려웠다.

그 때의 나는 소설책 + 팬픽 + 만화만 죽도록 봤으니까 ㅋㅋㅋ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보았다.

그간 참 머리가 컸나봐, 금방 쑥쑥 읽히더군.

뭐야, 그 때 생각과는 달리 이건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그 때 생각과는 달리 그렇게 대단한 책도 아니었잖아!

물론 그 때 느낀 느낌이 틀린 건 아니고, 저자의 마음은 순수하다.

그렇게 대단한 책이 아니라고 느낀 건 무엇보다 너무 쉽고 (역시 책은 읽을 수록 느나벼 ㅋ 하긴 전공책도 2학년 때 볼때랑 재수강하면서 볼 때 다르지=ㅁ=)

구성에 통일성이 없다는 점 ㅋㅋㅋ 수필, 자유롭게 쓴 글이기 때문에 그럴라나

하지만 좀 이거 왜 이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배추도사 무도사 킥킥 이건 아니구)

이건 이 책 내용에는 하등의 흠집도 되지 않을,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나의 눈꼽만한 트집.

(그리고 무엇보다 내 글은 훨씬 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난리가 난다)

 

 

자, 내용에 대해 말을 해볼까.

이 책은 프랑스로 망명하게 된 작가가, 프랑스와 우리나라에 대해 쓴 책이다.

무역회사에서 (아주 잠깐), 대학에서 (역시 잠깐), 택시운전을 하며 만난 프랑스.

서로를 증오하고 의심하는 마음을 기반에 둔 우리와는 달리

프랑스는 열려 있었다. '한 문화와 또 다른 문화의 만남' 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그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똘레랑스였다.

똘레랑스란, 우리나라에서 흔히 '관용'이라 번역된다.

누가 저렇게 처음 번역한 걸까, 아주 기막힌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는 정신인 똘레랑스, 형식에 꽉 매이지 않고 약간 융통성있는 모습인 똘레랑스.

저자는 '똘레랑스'란 우리나라의 '정' 처럼 번역할 수 없는 말이라 했으나 '관용'이라는 단어는 너무 싹인 것 같아.

 

그래, '정'이 감싸고 있는 우리나라인데 왜 '증오'가  우리를 형성하고 있을까

작가가 프랑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우리나라가 밉게 보였을까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웃 사촌끼리 눈을 번뜩이며 서로를 모함하고 잔인하게 죽이던 한국전쟁 이후의 이념전과

서로서로를 뼛속까지 의심하게 만들던 독재시절을 겪은 우리민족은

의심과 증오를 체득화 할 수 밖에 없다.

(공산주의를 겪으며 앙살스러워진 중국도 마찬가지 경우리라)

 

 

프랑스의 똘레랑스가 어떠한 역사적 배경에서 시작되었든,

우리는 똘레랑스를 어느정도는 배워야 할 것 같다.

아직 한국에는 증오가 있다지만, 좋은 나날들이 이어지고 세대가 슬슬 교체되면서 증오가 옅어질거야.

그럼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지금 고삐 풀린 중화민족들이 가지는 것과 같은 헛된 자부심(오만) 이런 건 안돼. 지금 우리나라의 꼬맹이들이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은 이기심도 안돼.

증오가 사라진 자리를 존중과 정, 날카로운 비판(미움에 뿌리를 두지 않은)과 격려와 사랑이 채웠으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나는 말싸움 상대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

단지 내 주장이 옳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싶을 뿐이야.

아빠가 좀 삐지지 않으셨으면 ㅋㅋㅋㅋㅋ

(딸도 이제 꽤나 컸으니, 입바른 소리도 하고 그런다구요! 꽁하셔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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