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1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잠꾸러기인 나를 주말마다 일찍 일어나게 하던
  바로 그 애니메이션 보노보노의 원작 만화책을 드디어 읽었다.
  지금 3권까지 읽은 상태지만, 1권 리뷰를 쓴다.


  만화책이 먼저지만 ’만화영화’로 먼저 본 것, 
  혹은 만화영화만 본 것이 많다.

  우리의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 비디오로 보고 또 봤던 ’들장미 소녀 캔디’,
  남자애들도 안 보는 척 하면서 다 본 ’달의 요정 세일러 문’ 등등


  초딩 때는 만화는 무조건 TV에서 해 주는 거였다.
  나는 지금도 TV를 좋아하지만 어릴적엔 정말 좋아해서
  모든 방송사의 만화영화시간을 쫙 꿰고 있었지.


  지금 아침잠 많아 허덕이는 걸 보면 정말 이해 안 되지만
  나는 일요일에도 일어나 꼭 만화를 챙겨봤다.
  학교가는 날 만큼이나 일찍 일어났다구!
  그 때 봤던 일요일의 만화는 대부분 재미있긴 했지만.
  슬그머니 고학년이 되어가면서 슬슬 만화가 유치한 것 같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신개념 만화가 바로 보노보노였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화려하고 현란한데
  보노보노는 느렸다. 단순했다. 심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재미있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보게 된 보노보노 원작 만화책은
  역시나 느렸다. 단순했다. 심심했다.
  
  하지만 재미있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읽고나면 왠지 가슴 속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것 같단 말이지.
  (참고로 이건 개그만화다)
  


  보노보노는 어설프고 둔하고 느린 해달이다.
  이 녀석은 세상 모든게 고민이다.
  아직 모르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할 것도 많다.

  
  모르는 게 많아서 순진하다.
  심술궂은 너부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도
  보노보노에겐, 또 포로리에겐 어렵고, 또는 재미있는 일이 된다.


  
  내 닉네임이 ’포로리포치도로씨’인 것에서 알아챈 사람도 있겠지만
  난 포로리를 참 닮았다.
  친구들이 생긴게 포로리를 닮았다고 붙여준 별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난 하는짓도 참 포로리를 닮았다.
  


  포로리 뿐 아니라,
  나는 보노보노도 너부리도 일면 닮아있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이 책 속의 동물들에게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개그만화이지만 궤변을 펼치거나 원초적인 걸로 웃음을 주지는 않는다.
  동물들이 나오지만 의인화되어 있어 사람이나 매한가지이다.
  등장 동물들이 모두 착하다. 
  
  언제나 심술을 부리고 포로리를 뻥뻥차는 너부리도
  사실은 그렇게 나쁜 녀석이 아니야.

  이 웃긴 만화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나!


  나는 이 동물들이 이해된다.
  그래서 이 만화가 너무 좋다.
  




  포로리가 언니(사실은 누..누나지만)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속상할 때
  언제나 행복한 마모트를 찾아가는 것 처럼,
  ’보노보노’는 나를 정화시켜 준다.


  발바닥을 만져보고 좋아하는 보노보노,
  하나도 재미없는 장난을 생각해내는 보노보노,
  너란 앤 참 순진해.
  언제나 순진한 채로 남아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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