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경영 - 낭비를 이익으로 변화시키는
왕중추 지음, 허유영 옮김 / 라이온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카네기는 몇번 계산기를 두르디러니 ‘4억 8,000만’이ㅏ는 숫자를 갈겨써 건네주었다. 그 쪽지를 본 모건은 한마디로 답했다. ‘받아들이겠다.’ 두 거인은 모건의 요트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모건은 카네기에게 손을 내밀며 이렇게 말햇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이것으로 철강업계에서 카네기의 역할은 끝났다. 모건은 구상햇던 대로” 철강업계를 재편해 자본금 14억 달러의 US 스틸을 만들어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조직했다.

그러나 “모건의 운영 방식은 카네기와는 달랐다. 모건은 혁신보다는 ‘안정’을 선호햇으며 비용을 절감해 시장 점유율을 획득한다는 명쾌하고도 손쉬운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카네기 시절부터 회사를 운영했던 스왑은 결국 회사를 떠나 베들레햄 스틸을 만든다. 카네기적 발상을 그대로 갖고 떠난 그의 “베들레햄은 5년마다 근로자 수가 두배로 늘었지만 US 스틸의 근로자 수는 감소햇다. 은행가로서 모건은 상상하기 힘든 리스크를 감수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혁신가엿다. 그러나 철강제국의 경영자가 된 모건은 카네기의 구조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영혼’을 더 이상 보지 못했다. 그 영혼이란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기존의 공장과 시스템을 기꺼이 희생하는 의지였다. 모건은 무엇보다 카네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햇다. ‘비용에 집중하라. 그러면 수익은 저절로 생길 것이다.’” (래리 슈웨이카트, 린 피어슨 도티)

이책이 말하려는 것은 정확히 카네기의 말이다. 요즘같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수익이 없다시피한시절엔 비용을 낮추는 것 이상의 뾰족한 수가 없다. 특히 지금 시점의 중국에선 더 절실한 문제라 저자는 말한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기적이 탄생했다. 개혁개방 추진 직후부터 30년이 ‘확장형 시대’이다. 누구든 상품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을 생산하면 돈을 벌 수 있었다. 또한 수익률도 상당히 높았다. 한 예로 1990년대 중국의 한 판재업체가 한 장을 팔아 남길 수 잇는 순이익이 30위안이었다. 기계 한대를 일분 돌리면 판재 50장이 나왔다. 일분간 무려 1천500위안의 순이익이 쏟아졌다. 사장은 판재생산기계를 ‘지폐인쇄리’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판재 한 장을 팔면 1위안도 남지 앟는다. 확장형 시대가 끝나고 집약형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해답은 절약에 있다. 절약이야말로 ‘집약형 시대’에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다.”

그러나 카네기와 마찬가지로 이책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저비용 또는 ‘마른 수건도 비틀어 짠다’는 식의 단순한 절약이 아니다. 카네기가 말하는 비용절감은 효율을 말하며 시스템을 말한다.

“맥앤드류 상사의 아칸소 주머니쥐 스튜드 사의 중역실. 해럴드 홀스테드는 주력 제품인 주머니쥐 파이에 변화를 일으키는 제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느라 바빳다. 그는 젊고 뛰어난 요리 연구가 존스에게 이제 막 비용 절감을 위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들었다. 존스가 뭔가를 기대하며 잠시 말을 멈추었을 때 홀스테드는 자기가 반응을 보여야 할 시간임을 알았다. ‘얼마나 비용이 절감되는 거죠?’ 그는 예의바르게 물었다.

존스는 숫자를 준비하고 있었다. ‘파이당 11/100센트가 절약됩닏. 우리가 일년에 파는 파이가 100억개 정도니까 전체 절감액은 일년에 백만 불이 될겁니다.’

해럴드가 말했다. ‘정말 비용을 많이 절감하는군요. 하지만 친애하는 창립자 맥앤드류 상가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신성한 믿음’ 역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여태 우리가 성공하는데 바탕이 된 비법을 바꾸는 것은 아니겠죠? 그렇죠?’
‘절대 아닙니다. 여기 지난 6개월간 시장을 분석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제가 제안한 비용절감안을 시행하더라도 파이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나 수용에 결코 아무 차이가 없으 것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현재 방식과 새 방식의 차이를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맥앤드류 상사 자신이라 해도 잠깐 그의 명복을 빕니다. 아마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겁니다.’” (제랄드 와인버그)

비용절감안은 채택되었다. 요리 연구가의 말은 사실이었다. 문제는 그 절감안이 합성의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차이없음 더하기 차이없음은 차이없음과 같다는 아이디어의 예이기 때문이다. 존스의 제안이 파이에 들어가는 개러웨이 열매를 100개에서 99개로 줄이는 것이라 하자. 분명 파이를 먹는 사람은 이 작은 변화를 눈치챌 수 없다. 그리고 99개에서 98개로 줄이는 제안을 내더라도 별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큰 조직에서 이런 일은 한 번만 일어나지 ㅇ낳는다. 똑똑한 연구원들이 너무 많고 모두 개러웨이 열매를 하나씩 제거하려고 하고… 순식간에 끝도 없이 줄어든다. 정확히 어느 시점에 맛의 차이가 생길지는 모르지만 100개와 0개 사이 어딘가에서 맥앤드류 상상사의 ‘신성한 믿음’을 저버리게 된다. 여기서는 캐러웨이 열매 몇 개지만 저기서는 소금 조금, 어딘가에서는 연골 1밀리그램, 또 식용유에서 두번째 튀기는 시간의 1/10 등. 결국 차이없음 더하기 차이없음 더하기 차이없음 더하기…는 명백한 차이와 같다.” (제랄드 와인버그)

짐 콜린스 식으로 말하자면 10원 아끼려다 100원을 잃는, 무원칙한 절약의 오류이다. 위의 사례는 물론 가상의 예이다. 이책의 저자가 말하는 오래지 않은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08년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멜라민 분유다. 이 사건은 중국 싼루 분유의 구매담당 직원이 무조건 저렴한 원료 구입에 나서면서 발생했다.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멜라민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간과됐다. 이일로 중국 분유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싼루는 치명적 타격을 입고 문을 닫았다. 모든 일이 원료 구매 단계의 부주의로 벌어진 비극이다.

저성장 저수익 시대로 들어서면서 기업들이 경영비용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원자재와 생산설비, 일상적인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절약은 오히려 낭비를 부른다. 비용절감을 위해 품질이 낮은 원자재를 사용하거나 낡은 생산설비의 교체를 미루거나 직원들에게 사무용품을 과도하게 절약하도록 하는 기업이 있다. 얼핏보면 효율증대와 자원절약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같지만 따져보면 득보다 실이 그다. 품질이 낮은 원자재는 생산고하정에서 낮은 가공률 때문에 오히려 원자재 소비가 늘어난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절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저자는 일본의 도요타 시스템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

“일본 기업의 장점은 우수한 연구개발 능력이 아닌 낭비를 억제하는 투철한 절약정신이다. 일본의 고속성장의 비결은 기술이 아닌 원가 통제엿다. 조금의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 절약정신이 수익률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실현한 핵심비결이엇다.” 그러나 그 절약정신은 절약을 위한 절약이 아니었다. 그 절약정신의 기본논리를 제공한 것은 미국의 데밍이엇다.

데밍”은 일본 기업들에게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내구성 강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햇다. 그는 ‘품질이란 최고로 유용하고 시장성 있는 제품을 가장 경제적인 수단으로 생산하는 것’이라고 한 뒤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면 생산효율은 저절로 향상된다.’고 덧부텼다. ‘품질에는 세상을 놀라게 할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데밍의 말 또한 유명하다.”

저자가 말하는 절약은 효율이다. 그러나 그 효율은 단순히 절약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나온다. 도요타 시스템이 그 좋은 예이다. 그러나 데밍의 논리는 어디까지나 방법론이다. 그 방법론은 현장에서 다시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 하고 그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현장을 그 논리에 따라 재구축해야 한다. 저자가 이책에서 말하려는 디테일 경영이란 그 방법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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