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에 성공한 사람들
알랜 줄로 지음, 황현덕 옮김 / 수린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의 가사이다. 내 세대가 그러했듯이 그 나이때 많이도 들었던 노래이다. 그러나 40이 되어도 30의 고민은 더 깊어졌을 뿐 해결되지 않고 반복될 뿐이다.

40의 고민이 30의 고민보다 더 깊어지는 것은 남은 날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을 ‘몸’으로 실감하기 때문이다. 피로는 만성이 되고 체력도 전만 못하다.

그러나 몸보다 더 아픈 것은 마음이다. 키는 꿈을 먹고 자란다고 했다. 몸은 커졌을 지 모르지만 마음은 더 작아진 자신이 서글푼 나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서글픈 중년이라도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책이 대단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40이 넘어 꿈을 이룬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꿈을 쫓았는가를 보여줄 뿐이다.

65세에 파산한 연금생활자가 자신이 만든 조리법 하나만 믿고 대륙을 가로질러 가맹점을 모집해 KFC를 만든 이야기.

대학도 나오지 못하고 경력이라고는 해안경비대에서 일한 것뿐이면서 작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30후반에 타자기만 들고 뉴욕으로 가, 말콤 X와 같은 거물들을 인터뷰하는 전업작가가 되었지만 그것으로 만족 못하고 10여년을 수입도 없이 자신의 조상들을 쫓아 헤맨 후 ‘뿌리’를 써낸 이야기.

길거리의 깡패에 불과했던 어린 시절 연기에 재미를 붙여 배우를 천직이라 생각했지만 흑인이 맡을 배역은 없던 시절, 주어지는 배역이라고는 스턴트, 엑스트라, 단역, 운이 좋으면 조연. 얻는 것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평단의 호평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초코바로 저녁을 때워야 하던 수십년을 보낸 끝에 50대에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스타덤에 오른 이야기(모건 프리먼)

이책은 아무 설명도 없이 그런 이야기들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기에는 너무 영악해졌고 너무 지쳤다. 그런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을 믿고 꿈을 꾸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내 꿈이 뭐였던가를 생각하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