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다보스 리포트 New Normal - 위기 후 변화하는 세계경제지도
박봉권.신헌철 지음, 박재현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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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책 제목대로 올해 다보스 포럼을 다룬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많고 흔하다. 이런 류의 책의 용도는 그런 포럼에 갈 자격도 시간도 없는 사람들에게 포럼의 분위기를 엿보게 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런 포럼에서 논의된 것들을 보면서 앞으로 세계의 방향을 미리 짐작해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책은 다른 책들과는 약간 다르다. 다른 책들은 대개 포럼에서 발표된 아티클을 모아 편집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책은 아티클을 모아놓기 보다는 포럼에서 오간 논의를 요약해 주제별로 요약하고 그 주제들을 연결해 하나의 줄거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저자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 포럼에서 오고간 논의들을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스토리라인으로 요약한다.

2009년과 달리 올해 포럼은 좀더 낙관적이 되었다. 위기는 일단 진정되었다는 판단이 주류였고 세계경제의 붕괴를 말하는 ‘닥터 둠’들의 추락이 대세였다. 문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이 어떤 모양새가 될 것인가인데 LUV 시나리오가 가장 지지를 받았다. 유럽은 L, 미국은 U 그리고 세계경제의 회복을 주도한 아시아는 V 커브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완전히 지나갔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었다. 더블 딥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까지 회복세가 전세계 GDP의 20%를 정부가 쏟아부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디레버리지의 여파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출구전략을 택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바로 그 진퇴양난이 앞으로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민간의 거품이 정부의 거품으로 자리를 옮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민간의 활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업이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된다. 이를 휴먼 리세션이라고 불렀다.

아직도 진행중인 위기는 지난 30년간의 세계경제 질서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앞으로 질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즉 뉴 노멀에 대해 여러가지를 지적했다.

뉴 노멀은 경제성장률이 과거처럼 높을 수가 없다는 외양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 30년간 세계화의 규칙을 바꿀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었다. 우선 주주가치를 우선하는 것에서 stakeholder 중심으로 기업 거버넌스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그리고 세계경제의 의사결정구너이 서구중심의 G8에서 G20으로 넘어간 것이 앞으로 고착될 것이다. 이번의 회복세를 주도한 것이 아시아였고 아시아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현실이 공인된 것이다. 그리고 세계화의 속도가 느려질 것이다. 보호주의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데는 부정적이었지만 금융규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위기를 부른 은행들의 레버리지를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무역과 함께 세계화의 축이었던 금융의 목을 죄면 세계화는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 이후의 챕터에서 저자들은 녹색혁명, 기후변화협약, SNS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책을 끝낸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저자들이 회의장에서 오간 논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알기 쉽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책은 상당히 유용하게 읽을 수 있다. 더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서 다루어진 것보다 더 많은 양을 포함한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그러나 이런 책들이 다 그렇듯이 이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깊이있는 통찰은 아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잇는가, 그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트렌드는 어떤 것인가 정도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을 기대하고 이책을 고를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것이 이런 책의 용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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