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쇼크 - 스태그플레이션의 대공습에 대비하라!
비얼리.샹용이 지음, 차혜정 옮김 / 프롬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The Great Stagflation이란 원제를 가진 이책의 제목이 달러 쇼크라 달린 것은 이유가 있다.

저자들은 이번 금융위기로 풀린 돈들이 불황 속에 인플레라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그것도 거대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논거를 역사에서 찾는다. 이번에 돈을 풀어 위기를 잠재우려는 것이 역사적으로 인플레가 유발된 원인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플레란 화폐현상일 뿐이라는 프리드먼의 입장을 역사적으로 검증하는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한다.

인플레의 역사는 돈의 역사와 같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플라톤이 주석으로 만든 싸구려 화폐를 발행해 재정을 감당할 것을 주장했던 때까지 올라간다. 정부가 화폐주조권을 장악한 이래 화폐의 역사는 인플레의 역사였다는 것이다.

불황인데도 물가가 오르던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을 당시 정치가들은 탐욕스런 기업가, 강성인 노조, 돈독이 오른 중동정부들에 돌렸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그런 식으로 오르는 물가는 전체 물가수준을 올릴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 풀어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는 화폐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프리드먼의 논지를 역사적으로 검증해본다. 저자들은 그리스, 로마, 송, 금, 원, 명 그리고 중화민국, 스페인 제국, 미국, 그리고 세계경제의 황금기였던 50-60년대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 역사를 개관하면서 프리드먼의 단순한 논지가 모든 인플레 현상을 설명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플레의 역사를 개관한 후 저자들은 이번의 금융위기로 풀린 막대한 돈이 70년대와 마찬가지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나타날 것이라 전망하는 것으로 이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사실 별스러울 것도 없다. 게다가  경제전문가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이책의 논의가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며 저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동원해 독자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저자들은 역사적으로 이러이러했었다. 지금이 경제사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라는 정황증거를 제시하고 있는데 불과하다.

물론 저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넘치도록 현실적이다. 그러나 저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책의 논증방식은 그리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책은 전문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일반인을 위해 쓰여진 이책에서 전문가들을 설득하기 위한 데이터 동원과 수식을 쏟아붙는 논증방식이 동원된다면 경제전공이 아닌 사람은 읽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보통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논증으로는 저자들이 하듯이 역사적 정황증거를 제시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리고 저자들의 결론을 떠나서 이책은 경제사로 읽어도 꽤 쓸만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가령 16세기 유럽의 가격혁명이나 18세기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같은 경우 이책의 설명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중국의 역대왕조의 인플레와 중화민국의 결정적인 패망원인으로 인플레를 설명하는 부분은 모르던 부분이었고 배운 것도 많았다.

이책의 장점은 제목과는 오히려 저자들이 논증의 수단으로 쓰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경제적 지식이 별로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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