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맞수
닛케이 벤처 지음, 권혁기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두 경영자를 비교하는 책이다.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둘 다 경영의 신으로 불렸고 그렇게 불린 것 이상으로 공통점이 많았다.

우선 둘 다 학력도 인맥도 없이 있는 것이라고는 맨 몸뚱이 밖에 없는 처지에서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거대기업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들이 신으로까지 불리게 된 것은 그들의 업적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신이라 불릴 정도의 경영수완과 존경받을만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둘 다 자수성가한 사람이지만 자신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있기까지 도와준 사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즉 그들은 자신이 세운 회사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 公器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기업이 公器인가에서 다르게 생각했다.

혼다 소이치로는 기업의 사명을 이렇게 말했다.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 그리고 사는 사람까지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에게 사업의 기준은 즐거움이었다.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혼다는 어린 시절부터 기계광이엇다. 그런 그에게 혼다란 회사는 그 자신이 삶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장소로서 소중한 곳이었다. 그는 혼다라는 회사는 그 자신 뿐 아니라 혼다의 직원 모두에게 그런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애사심 따위 필요없다.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라.”는 말은 그런 의미이다.

괴짜였던 천재 혼다 소이치로에게 회사는 자신과 같은 개성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곳이었다. 자신과 같은 괴짜가 있었기에 혼다라는 회사가 승승장구한 것이고 혼다라는 회사가 잘되는 것은 그런 개성을 존중하고 그 개성이 마음껏 발휘되도록 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사업이란 삶을 즐기는 것이었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함께 삶을 즐기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쓰시다 고노스케에게 사업은 다른 의미였다. “천하의 돈과 천하의 사람, 천하의 땅을 쓰면서 이익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죄악이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에게 사업은 천하에 봉사하는 의무였다.

부자들의 장난감이엇던 자동차를 싸게 대량생산해 누구나 살 수 있게 만들었던 포드처럼 마쓰시다는 기업은 제품을 수돗물처럼 무진장 싸게 만들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고 번영하도록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다.

사업을 의무로 보았던 것만큼 그에게 사업은 엄숙한 것이었고 그의 인재관도 그러한 자신의 관점에 맞는 사람을 높이 쳤다.

두 사람 모두 사람이 자산이라는 말에 동의했고 실제 사람을 키우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혼다에게 경영은 사람의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고 그렇게 사람을 신뢰하면서 사람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엇다. 마쓰시타에게도 경영은 사람이 전부였지만 그것은 기업이 사명을 이루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었다.

이책에 따르면 일본 경영자들은 혼다 소이치로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개성이 강하고 인간적 결점도 많았지만 유쾌하고 정이 많으며 삶을 즐기며 살았던 그에게 인간적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경영자로서 따라야 할 모델로서는 마쓰시다 고노스케를 꼽았다.

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개성이 강한 사람이었던 만큼 다른 사람의 개성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람에 대한 믿음은 매력이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 회사라는 관점 즉 마쓰시타의 경영관이 더 보편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이 이책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의 일부이다. 이책을 읽기 전에 마쓰시다와 혼다라는 두 사람이 대조적이라는 것은 몰랐다. 마쓰시다에 대해선 많은 책이 나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았지만 혼다에 대해선 그다지 읽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책을 읽어가면서 혼다라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두가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정답인 경영방식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큰 소득이었다.

물론 이책에서 혼다라는 사람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었다. 그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한 사람을 아는데 350페이지의 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책은 목적이 혼다나 마쓰시타라는 개인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대조적인 경영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그 목적을 이루었다면 이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책은 충분히 그런 일을 해내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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