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r Trap - BEAR STEARNS의 몰락과 2008년의 패닉
Bill Bamber 지음, 김규진 옮김 / 리딩투자증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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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번 금융위기가 공식화된 것은 베어 스턴즈 투자은행이 파산으로 몰리면서 이다. 얼마전 국내에서도 번역된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을 보면 버냉키 의장이 금융위기를 감지하고 진화에 나선 것도 베어 스턴즈의 파산위기부터였다. 그리고 이책은 베어 스턴즈의 위기가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부풀려져 갔고 그 결과 어떻게 베어 스턴즈가 죽게 되었는가를 다룬다.

베어 스턴즈가 위기에 빠졌을 때 저자는 베어 스턴즈의 파생상품부문 상무이사(Senior managing director)를 맡고 있었다. 베어 스턴즈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다들 알다시피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화가시작되면서 부터 엿다. 저자의 부서에서는 사태가 시작되기 이전,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예측했고 그 붕괴에 베팅하는 상품을 개발해 이익을 올렸다. 그런 예측은 저자만이 한 것은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의 많은 헤지펀드들이 그런 예측에 따라 숏 포지션에 베팅하고 있었고 이득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베어 스턴즈 산하의 헤지 펀드 2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들은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지 않는다에 걸고 있었다. 문제는 예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2가지 규정을 어겼다는데서 터져 나왔다.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잃을 것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도록 설계가 되어 잇었지만 반 이상이 보험 없이 노출되었었다. 그렇더라도 규정에 따라 손절매를 해 손실을 털어버렸다면 피는 흘렸어도 회사 휘청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도 않고 끝까지 쥐고 있다 펀드를 파산으로 몰고 갔다.

거액의 손실이 알려지면서 베어 스턴즈는 시장의 희생양이 된다. 베어 스턴즈의 손실은 막대했지만 회사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베어 스턴즈는 충분한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금융업은 평판이 모든 것이라는 것이다.

이후의 과정은 베어 스턴즈의 평판이 어떻게 무너지면서 뱅크 런(인출사태)로 이어졌는지 언론의 몰매와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상황을 묘사하면서 무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저자는 묘사한다. 그리고 그러한 무력함은 Fed에 의해 JP 모건에 인수될 때도 이어진다. 패장은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상이 이책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책은 베어 스턴즈에서 문제가 어떻게 시작되어 은행이 어떻게 파산할 수 있는가를 회사 내부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번 금융위기에 대한 책은 여러권이 나왔다. 그러나 이책처럼 은행 내부의 눈에서 위기가 은행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책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책의 가치는 이미 넘치도록 나와있는 거시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은행 단위의 미시적 관점에서 위기를 보여준다는데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저자의 시야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당시 베어에서 실제적으로 저자의 직위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팀장이라 볼 수 있다. 팀장 수준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에서처럼 베어의 CEO와 Fed 그리고 모건의 CEO 사이에 오간 협상의 내용 같은 것은 이책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이번의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의 한가운데서 손 쓸 수 없는 재앙에 어떻게 은행이 휩쓸려가고 그 은행에 속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무력감과 그가 무력할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가는 상황을 읽을 수 있다는데 이책의 가치가 있다. 이책에서 묘사되는 은행의 파산과정은 금융위기 마다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책과 같이 내부자의 시선을 담고 있는 책은 드물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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