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유혹 1 - 재미있는 열세 가지 색깔 이야기
에바 헬러 지음, 이영희 옮김, 문은배 감수 / 예담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이책은 대표적인 컬러 13가지(원색인 적 청 황/ 무채색 흑 백 / 2차색 녹 주황 보라 분홍/ 그리고 금 은 갈색)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관한 책이다.

컬러의 의미는 물리적 속성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과 인간이 오랜 시간을 통해 축적한 자연적 경험에 의해 축적한 의미 그리고 사회적으로 결정된 의미가 중층적으로 겹쳐져 만들어진다.

이책은 컬러에 관해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를 여론조사를 이용한 자료와 함께 역사적으로 그 컬러에 부여되었던 의미, 그리고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물리적 속성에 따라 결정된 의미 등 컬러에 관한 현재적 의미와 역사적 의미를 종합해 보여주고 있다.

가령 이책의 시작으로 선정된 청색은 여론조사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꼽았기 때문이며 원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파랑에 부여하는 의미는 신뢰 정직 차분함 등이다. 대체로 긍정적인 의미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목적인 비즈니스 슈트의 색으로 선호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는 청색이 하늘의 색이라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며 청색이 물리적 파장 때문에 차가운 색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색의 의미는 그렇게 객관적인 물리적 성질에서 바로 연역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것만으로는 청색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선 기본색으로 5가지를 꼽았는데 거기에 청색 대신 녹색이 들어가 있다. 가장 중요한 색으로 꼽았던 것은 노란색이다. 그리고 노란색은 인도에서도 가장 중요한 색으로 보았다. 그러나 유럽에서 노란색은 거의 무시당하는 색이다. 즉 색의 중요성과 시대적 유행은 문화적 사회적으로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책은 13가지 대표적인 컬러에 대해 현재 세계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유럽문화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먼저 여론조사의 결과를 나열하면서 보여주고 역사적으로도 그러했는지 그리고 아니었다면 왜 ㄱ랬는지를 사회적으로 그리고 (염료의 가격과 같은) 경제적 이유나 정치적 종교적 이유등으로 설명해 나간다. 그리고 챕터의 끝 쯤에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문화권에서 색에 완전히 다른 의미를 부여했는 경우 그런 사례를 설명하고 그 이유를 역시 설명하고 있다.

평가

그러면 이책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컬러에 관한 책을 여러권 보았지만 이책만큼 포괄적이고 깊이있는 책은 본 적이 없다. 이책처럼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기초로 색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도 없었고 단지 작위적으로 컬러에 대해 단정할 뿐이다. 더더군다나 역사적으로 색의 역사를 추적해나가는 경우는 아예 본 적도 없다.

물론 컬러에 관한 책들을 보았다면 짐작할 수 있듯이 이책의 체제 역시 나열식이 될 수 밖에 없다. 색에 대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는 작위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객관적 근거를 부여하기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색채 의미론에 체계를 부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한계를 인정한다면 색의 의미론에 관한 책으로서 이책은 거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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