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명상 - 김승석 변호사의 사띠빠타나 따라하기
김승석 지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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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불교가 정체된지도 한참이다. 해방 이후 이렇다 할 깨달은 분이 나오질 않고 있다. 단지 과거의 전통의 무게에 기대 관행적으로 교단이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그나마 동북아에서 선불교의 마지막 보루라는 자존심만 남은 것같다.

선방에 들어앉아 하안거 동안거 한해 두번씩 화두를 잡고 습관적으로 군대 정기 훈련하듯 수행을 할 뿐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래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남방불교이다. (소승불교라는 말은 쓰지 말자는 것이 불교계의 합의이다)

대승이라는 말로 자신을 지칭하면서 현학적이고 힌두교식으로 기복종교화된 흐름이 중국으로 넘어왔고 그 흐름 위에서 선불교가 태어났다.

그에 비해 동남아의 전통은 초기불교의 전통을 그대로 이었고 경전도 힌두교에서 사용하는 산스크리트어가 아니라 초기불교 시절 석가모니께서 썼던 팔리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가장 원형에 가까운 그렇기에 더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이책의 내용은 바로 남방불교에 보존되어 있는 석가모니께서 행했던 명상수행법에 대한 설명이다. 대승불교의 좌선법도 그렇고 선불교의 화두선도 그렇고 불교의 수행법은 모두 교리를 전제로 한다. 제행무상, 만법무아 일체개고 등의 교리를 명상을 통해 깨닫는 것 최소한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불교에 대한 기본교리를 알지 못하면 읽을 수가 없다.

이책을 요가 명상이나 단전호흡의 명상같은 식의 입문서로 생각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 명상법에 대한 안내서로 이책의 가치는 무엇일까? 그리 높게 쳐주기는 힘들것같다. 지금은 절판된 정신세계사에서 나왔던 '붓다의 호흡과 명상'이란 제목으로 이책이 근거로 삼고 있는 3가지 초기불교 경전의 번역/주해서를 가지고 있는데 그 책은 경전 원문의 해석과 함께 자세한 주석을 달아 기본적인 교리만 알고도 어느정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었다.

이책의 좋은 점은 그런 경전적 지식과 경험을 요즘 사람들도 알기 쉬운 단계에 따라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정신세계사에서 나왔던 경전번역서와 같은 책을 보조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책은 어수선하다. 나쁘게 말해서 체계가 없다. 남방불교가 국내에서 그리 깊이 있게 연구되고 잇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번역서만 읽고 그 지식을 기초로 책을 쓰려니 난삽하게 되는 것이다. 수행자로서의 깊이는 모르겠다. 책에 간간히 개인적인 수행에서의 체험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수행은 제대로하는 사람이고 개인적으로 선생으로 모실 수는 있는 것같지만 글을 쓰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기본교리에 대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 남방불교에 대한 알기 쉬운 요약 정리가 되고 잇지 않기 때문에 책이 어수선한데 그런 정리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저자에게는 없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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