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불변의 법칙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최경남 옮김 / 거름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이책의 저자 오길비는 광고계의 전설로 통하는 사람이다. 전설이 쓴 이책은 광고업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을 위해 쓴 책으로 오랜 세월동안 저자가 업계에서 일하면서 경험했고 관찰해온  것을 업계 신참또는 업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입문서로 쓰여진 이책이 다루는 내용의 범위는  광고의 목적, 광고인이 하는 일, 광고대행사의 경영, 광고주 유치, 광고의 종류(인쇄광고, TV 광고, PR광고, 비즈니스 광고 DM, 공익광고)와 종류에 따른 원칙, 리서치, 마케팅 등과 같은 광고업의 기본을 알려준다.

이와 같이 이책은 기본입문서이다. 그러나 거물이 쓴 책답게 이책은 단순한 입문서가 아니다. 학계에서 널리 쓰이는 교과서를 보면 대가가 쓴 경우가 많다. 사회학의 경우 기든스의 개론 교과서, 경제학에선 새뮤얼슨의 경제원론, 마케팅에선 코틀러의 마케팅 교과서 등이 그예이다. 이런 교과서의 특징은 입문과목을 위한 교과서로 쓰였지만 이미 전문가가 된 사람들도 읽는다는 것이다.

이런 책들의 특징은 기본을 충실히 다룬다는 것이다. 기본은 초보자들만 익혀야 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은 마스터를 하고 뛸 것이라 생각되는 현장에서 너무나 자주 무시되는 것이 그 기본이며 언제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유용한 기본은 대가가 쓰여야 하는 것이다.

입문용으로 쓰여진 이책의 가치는 바로 그 기본이다. 그리고 그 기본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책은 강의용이나 학자를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실무자를 위해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저자의 실무경험 위주로 서술된다. 학술적 목적이 없기 때문에 이책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모든 방법론들을 포괄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저자가 오랜 경험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들을 설명할 뿐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업계에서 경험했고 자신의 경험에서 검증된, 즉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잇고 분명히 쓸 수 있는 것만을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내용의 대부분은 저자 자신이나 그의 회사가 다루었던 광고의 예를 위주로 한다. 그러나 이책은 저자 자신이나 그의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단지 저자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더 생생하게 설명할 수 있는 예들을 사용할 뿐이며 성공한 사례만 다루지도 않는다. 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이 실패한 사례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은 현장감으로 가득하다. 광고업계를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책의 진짜 강점은 그것이 아니다. 저자는 광고업계에서 오랫동안 거물로 존경받아 왔다. 직업인으로서의 회고록이랄 수 있는 이책의 실제 내용은 수십년 동안 한 업계에서 일해온 저자의 오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그 경험은 저자의 고집스런 원칙이다. 예를 들어 포지셔닝이란 책으로 유명해진 리스 부녀는 '마케팅 반란'이란 책에서 갈수록 광고는 예술이 되어간다고 개탄한다. 물건을 팔기위한 것이 광고인데 무엇을 광고하는지도 애매한 광고가 늘어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광고의 목적을 설명하는 책의 첫장에서 광고는 누가 뭐래도 광고는 물건을 팔기 위한 것이다. 폼이 안난다든가 진부하다든가 독창적이라든가 그런 것은 모두 부차적이며 때로 역기능적이기 까지 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이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모두 그런 광고 본연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부차적이랄 수 있겠지만 이책은 읽기 재미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대가가 쓴 입문서의 장점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대가가 쓴 책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오랜 경험으로 기본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대가가 설명하는 기본은 읽기 쉽다. 그리고 기본을 너무나 잘 알기에 유머있게 기본을 설명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 유머는 사건 또는 사물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런 그가 쓴 책은 읽기 쉬우면서 위트있는 문체로 독자를 재미있게 한다.

그러나 이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책의 단점은 저자의 문제라기 보다 이책이 출간된 시간의 문제이다. 우선 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의 영향으로 광고의 영역에 인터넷이 크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이책이 출간된 80년대는 인터넷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절이다. 그러므로 이부분은 언급 자체가 불가능했다. 마찬가지로 90년대 이후 크게 부각된 PR에 관한 언급이 될 수가 없었다.

이러한 단점은 사소한 것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책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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