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아랍 광신도들이 9/11 사태를 일으킨 후 미국 역시 광신도가 되었고 관타나모 기지는 그 상징이 되었다. 아들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 자체는 피해자로서 미국의 당연한 권리였지만 관타나모 기지는 잘못된 방법의 요약이었다.

내용


아프칸인 부모를 두었기 때문에 파쉬툰어를 할 줄 아는 저자는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된 죄수들의 변호사를 돕는 통역으로 지원햇다. 이책의 제목이 말하듯이 이책의 내용은 통역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에 관한 수기이다.

이책에 등장하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된 아프칸인들은 어이없게 끌려온 사람들이다. 전쟁이란 힘든 비즈니스이다. 그 비즈니스를 쉽게 하기 위해 미군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협력자들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그리고 그 현상금을 노리고 허위신고가 난무햇다.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에 이르는 현상금은 200달러로 한해를 살아야 하는 아프칸 인들과 파키스탄인들에겐 로토당첨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을 하다보면 실수도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렇게 엉터리로 체포된 사람들을 미군이 대접한 방법이 더 나빴다. 현지 미군기지에서부터 혐의자들은 고문을 당했고 인격적 모욕을 당했으며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변호사 접견권이라든가 유죄가 판정되기 전에는 무죄로 추정된다든가 하는 인권은 무시되었다. 수감자들은 미쳐갔다. 미국내에서 여론이 비등하게 된 후에야 미국정부는 변호사 선임권을 인정했고 저자가 관타나모 기지에 들어가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다.

기지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저자는 테러리스트나 여자에게 염산을 뿌려대는 광신도를 만날 것이라 두려워 했다. 그러나 저자가 만난 수감자들은 엉뚱한 사람들이엇다. 단지 현상금을 노린 허위제보의 피해자들이었고 현지조사를 약간만 해도 혐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인데 수년간 감금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기지에 감금된 사람의 거의 대다수는 그런 엉터리 혐의로 잡혀온 사람들이었다.

평가

이책의 저자는 아프칸인 부모를 두었고 무슬림으로 키워졌지만 전형적인 미국인이다. 미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미국의 이념을 지지하고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이다. 다른 많은 미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했듯이 법학을 전공한 예비 변호사인 저자에게 관타나모 기지는 미국적인 가치에 반하는 있어서는 안되는 오점이다. 저자의 시각에는 특별히 아프칸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개입되지 않는다. 단지 미국의 헌법에 명시된 가치들이 어떻게 미국정부에 의해 어겨질 수 있는지 의아해하고 어처구니없어한다.

저자는 관타나모 기지에서 왜 그런 어이없는 일들이 일어났는지 깊이있게 분석하지 않는다. 그냥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과 만난 사람들의 사정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록할 뿐이다. 이책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볼 생각이라면 이책은 당신이 원하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관타나모 기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면 이책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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