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차대전이 끝난 후 지금까지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아마도 홀로코스트일 것이다. 어떻게 인간이 다른 인간을 단지 다른 민족이란 딱지가 붙은 것만으로 600만명을 죽일 수 있는가? 전쟁이 끝나고 거대한 부조리를 발견한 사람들은 경악했고 지금도 그 사건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명령을 내린 히틀러와 고위 나치들은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명령을 집행한 독일병사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당시 독일인만큼 잘 교육된 사람들도 드물었고 그들은 결코 야만인이 아니었다.

 

내용

 

이책에 따르면 그답은 우리의 사고패턴을 지배하는 사회심리적 원칙에 있다. 독일병사들은 상관이 명령을 하니까 복종한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전범재판과정에서 실행자들의 대다수가 증언한 것도 그랬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 교사의 말을 존중하도록 배웠다. 그렇게 하면서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실제 이득이 된다는 것을 배웠고 성인이 된 후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사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 사회심리학에선 이것을 권위의 원칙이라 한다.

 

심리학의 연구단위가 개인이라면 개인간의 상호작용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사회심리학은 우리들이 상호작용에서 적용하는 몇가지 공통된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은 노력으로 판단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이 원칙들은 인간보다 하등동물들이 보이는 본능적인 행동원칙들과 거의 비슷하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칠면조의 예를 든다. 어미 칠면조는 새끼가 칩칩하는 소리를 내지 않으면 돌보지 않는다. 칩칩하고 울수 없는 새끼는 거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고 죽을 가능성이 높으니 돌볼 가치가 없다. 진화를 거치면서 어미는 칩칩하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천적인 족제비의 박제에 칩칩이란 소리가 나도록 해도 칠면조 어미는 새끼로 오인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람도 그런 식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사회심리학의 연구결과이다.

 

동물처럼 사람도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정보를 판단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를 고려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호랑이가 보인다면 저것은 호랑이고 무서운 동물이다. 나에게 덤빈다면 나는 죽을 것이므로 도망가야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 죽을 것이다. 호랑이 비슷한 것만 봐도 공포감을 느끼고 도망가도록 프로그래밍된 것보다 못하다.

공포심도 살아남기 위해 개발된 심리적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이책은 사회적 상황에서도 그런 프로그래밍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앞에서 예로 든 권위에 대한 복종(내지는 존중)이라든가 황금률이라 말해지는 상호성의 원칙(give and take라 보통 말한다.), 일관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상황이 애매하면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라), 호감의 원칙, 희귀성의 원칙(희귀한 것일수록 가치가 있다) 등을 이책은 설명한다.


평가

 

이상이 이책의 아웃라인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말하는 책은 흔하다. 설득 또는 협상을 주제로 한 책이면 거의다 나오는 내용이다. 그중 일부 또는 거의 전부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인간관계를 다루는 책이면 거의 나온다. 그많은 책들 가운데서도 수십년된 이책은 돋보인다. 그리고 미국에서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어왔다. 그 이유는 이책의 설명이 학문적인 체계위에서 명료하면서 포괄적으로 사회심리적 원칙들을 설명하고 있고 그러면서 아주 쉬운 언어로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심리학 실험에서부터 저자 개인의 경험은 물론 주변사람들의 예나 정치적 사례나, 역사적 사례를 동원하면서 6개의 원칙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다른 책들보다 다소 두꺼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책은 쉽고 빠르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단시간에 훑어볼 수 있는 책도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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