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원리 - 스위스 은행가가 가르쳐주는
막스 귄터 지음, 송기동 옮김 / 북스넛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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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책에 쓰인 내용이 정립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책이 다루는 원칙들은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하던 스위스 은행가들사이에서 공유되는 자산운용원칙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월급받아 부자될 수 없으니 투자를 하라는 아버지의 충고에 따라 투자를 했지만 제자리일 뿐이어서 아버지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을 때 해줄 말이 없었던 아버지는 동료들과 상의해 자신들이 투자결정을 할 때마다 왜 그렇게 했는가를 문서화했고 거기서 공통점을 모아 12가지 원칙을 정립했다고 말한다. 

이원칙들의 첫번째는 투자와 투기는 동일한 것이라는 것이다. 벤자민 그래험은 투기와 투자를 원금을 보존하는가 아닌가에 따라 다르다 했지만 스위스 은행가들은 어차피 돈을 굴린다는 것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거는 것이다. 즉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점에서 투자와 투기가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더 나아가 투기와 도박이 무엇이 다른가라 반문한다. 솔직히 그것을 인정하는데서 투자는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돈을 잃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사는 불안한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박중독에 걸리라는 말은 아니다. 현명한 투기가가 되라는 것이다.  

현명한 투기가의 자세는 건강한 비관론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내가 하는건데 된다는 낙관론이 없이는 투기를 할 수 없다. 그러나 투기가가 가져야 할 것은 근거없는 낙관론이 아니라 자신감이라 말한다. 자신감은 최악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서 나온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투기가는 어떤 권위자의 말도 참고만 할 뿐 믿지 않는다. 남들이 모두 원하지 않는 것도 과감하게 산다. 자신을 뺀 누구도 대신 손실을 떠안아 주지 않으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는 것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책임지는 투기가는 과욕을 부리지 않으며 헛된 희망을 갖지 않는다. 즉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자만이 자신의 판단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다.  

이상이 이책에서 제시된 원칙들의 기본전제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잇다. 이책의 입장은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래험의 가치투자론과는 시장을 보는 관점은 공유하면서 결론은 다르다.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며 분산투자와 같은 기법을 비웃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한 바구니가 어떻게 운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입장이 다르다. 가치투자의 결론은 장기투자이지만 이책의 결론은 단기투자이다. 언제든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팔고 빠진다는 것이다.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가치가 있다고 산 주식이라 하더라도 누가 미래를 알겠는가? 투기에서 성공과 실패는 반반이다. 돈을 투입할 때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그래도 결과는 그렇다는 것이다.  가치투자를 택한 입장이라도 이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가치투자도 이책이 말하는 원칙도 모두 시장에서의 구체적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기에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둘다 시장에서 효과를 보여주고 잇는 방법론이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이책은 어느정도 투자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은 있는 상태에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책이 전문가들을 상대로 쓰여진 것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자를 상대로 쓰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책의 내용은 투자자가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한 것이지만 입문서로 쓰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상당한 경험이 쌓인 후에도 두고 두고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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